양진호 쇼크...잠자는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양진호 쇼크...잠자는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2018.11.04. 오전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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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직원들을 때리고 닭을 활로 쏘게 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엽기 행각으로 직장 내 갑질에 대한 심각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국회에선 이를 막기 위한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권준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직원을 무자비하게 폭행하고, 닭에 화살을 쏘게 한 엽기행각을 벌여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는 양진호 회장.

여야는 일제히 상사의 갑질을 막기 위한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통과를 촉구했습니다.

[한정애 /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 : 업무상 지위를 악용해서 직원에게 부당한 처우를 하거나 괴롭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법안입니다. 이번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임이자 /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자유한국당 간사 :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현재 법사위에 계류 중에 있고 법사위에서는 정의의 모호성으로 인해서 신중히 접근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조속히 통과시켜 줄 것을 요청드립니다.]

물리적 폭행이나 성폭행은 기존 형법으로 처벌할 수 있지만, 머리를 염색하게 하거나 닭을 쏘게 하는 행위, 욕설 등은 처벌 규정이 마땅치 않은데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있다면 노동부 조사가 가능해집니다.

근로기준법에 지위나 관계의 우위를 이용해 고통을 주거나 업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규정해 금지하기 때문입니다.

또 직장 내 괴롭힘을 누구든지 신고할 수 있고, 피해자가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보호하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하지만 지난 9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만장일치로 통과한 이 법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발목이 잡혀 있습니다.

'정서적 고통'의 개념이 모호하고, '업무 환경'이라는 범위도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일부 야당 의원이 반대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프랑스나 캐나다의 경우도 정신적 건강을 훼손하거나 정신적·신체적 온전함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규정해 법으로 막고 있습니다.

또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주는 걸 성희롱으로 규정한 우리 남녀고용평등법과 비교했을 때도 직장 내 괴롭힘이 모호한 개념이 아니라는 반박이 나옵니다.

[권두섭 / '직장 갑질 119' 자문 변호사 : 직장 내 괴롭힘 유형 자체가 굉장히 다양하기 때문에 현재 법안 문구 이상으로 더 구체화해서 하기엔 어려울 거 같고요.]

양진호 회장의 엽기 행각으로 직장 내 갑질을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국회도 여론의 압박을 느낄 것으로 보입니다.

YTN 권준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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