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전 대통령은 왜 현충사에 조선총독의 ‘코야마키’를 심었을까

박정희 전 대통령은 왜 현충사에 조선총독의 ‘코야마키’를 심었을까

2018.09.28. 오후 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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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전 대통령은 왜 현충사에 조선총독의 ‘코야마키’를 심었을까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8년 9월 28일 (금요일)
■ 대담 : 혜문 문화재 제자리 찾기 대표

◇ 앵커 이동형(이하 이동형)>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사당인 현충사에 심어져 있던 금송이 옮겨졌다고 합니다. 이 ‘금송’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70년 식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일본 소나무가 충무공 사당에 적절하냐는 논란이 있었습니다. 시민단체와 충무공 후손들은 이 금송을 이전해달라는 진정도 낸 바 있죠. 문화재 제자리 찾기 혜문 대표 연결해서 관련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대표님, 나와 계십니까?

◆ 혜문 문화재 제자리 찾기 대표(이하 혜문)> 네, 안녕하세요.

◇ 이동형> 현충사 안에 금송이 있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식수하면서 그때부터 있게 된 거죠.

◆ 혜문> 네, 그렇습니다.

◇ 이동형> 그런데 금송은 일본 특산품이라고 할 수 있잖아요? 일본에서만 자라는 나무고요. 그리고 일본 천황을 대표하는 상징목이라는 얘기도 있는데, 박 전 대통령은 왜 현충사 안에 일본 소나무를 심었을까요?

◆ 혜문> 일단 박정희 대통령은 1970년도에 금송을 현충사에 심었는데요. 표지석에 쓰여 있습니다. 본인이 아끼던 청와대에 있던 나무를 특별히 현충사와 도산서원, 칠백의총에 옮겨 심었다고 되어 있는데요. 이 나무는 일본에서만 자라는 ‘코야마키’라는 나무입니다. 사실 소나무는 아닌데, 소나무 비슷하게 생겼던 나무입니다. 일본 특산품으로 일본서기나 일본 신화, 일본 신사 등에서 일본을 대표하는 나무로 기술되어 있는데요. 그래서 일본 사무라이 정신, 일본 황실의 나무다, 라고까지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이 나무가 우리나라에 온 것은 조선 총독부를 건립하면서 총독부 건립을 축하했던 일본 군인들이 총독 관저에 심었는데요. 이게 해방되고 나서 총독 관저가 청와대로 사용되면서 남아있던 것을 박정희 대통령이 이 금송을 이순신 장군 사당에 심었다는 것은 어이없는 일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이동형> 네, 이해가 안 되는데요.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현충사, 그리고 칠백의총에도 금송을 심었고, 도산서원에도 심었는데, 도산서원에 심었던 것은 2년 만에 말라 죽어서 안동군이 똑같은 수종을 다시 심었다고 하는데요. 지금 현충사에 있던 금송은 옮겨졌고요. 칠백의총과 도산서원에 있는 것은 어떻게 됩니까?

◆ 혜문> 도산서원에 있는 것은 말씀하신 것처럼 박정희 대통령이 심었다가 겨울, 12월에 심었기 때문에 2년 만에 고사해서 안동 군수가 처벌이 두려워서 몰래 다른 것을 심어놓고 박정희 대통령이 심은 것이라고 거짓말하다가 들통난 사건입니다. 이것도 이번에 충무공 현충사 금송이 이전되면서 도산서원에 있는 것도 이전되기로 해서요. 9월 말까지 이전하겠다고 했으니까 아마 지금 이전 준비가 한창일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칠백의총에 있는 것은 올해 아마 안 될 것 같습니다. 내년으로 연기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는데요. 어쨌든 현충사의 금송이 제거되면서 도산서원, 칠백의총, 그리고 그 외에 중요한 사적지에 있는 금송이 차례로 제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 이동형> 이전하면 어디로 가는 겁니까?

◆ 혜문> 바깥쪽으로 옮긴다고 하는데요. 현재 있는 현충사에 있는 금송은 현충사 사당 밖을 벗어나서 관람객의 동선에 닿지 않는 산기슭에 이전됐고요. 도산서원에 있던 것은 주차장 옆으로 옮길 계획으로 알고 있습니다.

◇ 이동형> 그런데 사실 이 금송을 옮겨야 한다는 지적이 이번에 있었던 것이 아니고, 2011년도에도 역시 문화재 제자리 찾기에서 옮겨달라고 요청하지 않았습니까? 그때는 문화재청이 거부했단 말이죠? 문화재청이 거부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 혜문> 그때 저희가 옮겨달라고 했을 때 거절했기 때문에 저희가 행정소송까지 제기했었습니다. 물론 패소했습니다만, 진행된 사건인데요. 그때 정확하게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현충사에 심어진 금송은 외래수종이 맞지만, 현충사 성역화 당시 고 박정희 대통령이 헌수한 기념 수목으로 시대성과 역사성을 나타낸다. 그래서 그대로 존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법정에서 계속 이런 취지로 주장해서 결국 제가 2012년에 최종 패소했죠.

◇ 이동형> 그러면 그때 내세웠던 논리나 지금이나 바뀐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요. 그때는 문화재청에서 잘못된 주장을 했다고밖에 볼 수 없잖아요?

◆ 혜문> 그때는 안 되고 지금은 되는 이유가 나름대로 생긴 것이겠죠? 그러나 어쨌든 현충사는 박정희 대통령을 위한 사당이 아니고,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위한 사당이기 때문에 박정희 대통령의 기념식수목이라고 하더라도 현충사 건립의 취지와 맞지 않기 때문에요. 또 자신들이 사적지 부적합 수종이라고 스스로 분류해놨기 때문에 옮겨야 한다는 것이 저희의 일관된 주장이었고, 결국 받아들여진 것 같습니다.

◇ 이동형> 현충사에 일본 국민 나무 금송은 이전되는 것이고요. 박정희 전 대통령의 현판은 어떻게 됩니까? 교체된다는 얘기도 있던데요.

◆ 혜문> 네, 박정희 대통령의 현판 문제는 지난 2월에 문화재 위원회가, 논리가 똑같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의 현판이 가지는 상징성, 역사성이 있기 때문에 숙종 사액 현판으로 교체하지 않고 그대로 두겠다고 결정했는데요. 그 뒤에 충무공 종가에서 그러면 원래 현충사에 숙종이 내렸던 진짜 현판을 빈 사당에 걸어놓는 것은 종갓집이 위탁한 취지와 맞지 않기 때문에 이 현판을 돌려달라고 해서 지금 서울중앙지법에서 소송 중이고요. 10월 4일에 아마 결심 재판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 이동형> 그러니까 원래 1706년부터 자리하던 숙종의 현판, 이것을 떼 내고 1966년도에 박정의 대통령이 현충사 성역화 작업하면서 자신이 쓴 친필 현판으로 바꿨다는 얘기잖아요? 그걸 지금 혜문 대표님이나 이런 분들은 원래대로 돌려놔라, 이런 입장이고요?

◆ 혜문> 그렇죠. 현충사라는 것이 역사성을 갖는 것은 숙종이 현충사에 사액 사원으로 지정하고, 본인이 현판을 내렸고, 그때부터 200년 넘게 현충사의 역사가 지금까지 계속되어 오고 있는 것인데요. 그걸 어느 날 진짜 현판 떼버리고 박정희 대통령이 자기가 글씨 써가지고 올린 것을 진짜처럼 한다면, 현충사는 그러면 1960년대에 만들어진 사당에 불과하기 때문에 현충사가 가지고 있는 역사성에 비추어 볼 때, 현충사를 대표하는 현판으로 영정과 위패와 함께 사당에 숙종이 내린 현판을 걸어야지, 박정희 대통령이 쓴 현판을 걸고 있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 이동형> 현충사 충무공 영정도 문제가 있다면서요? 그건 무슨 말입니까?

◆ 혜문> 현충사 충무공 영정은 친일 화가로 지적되어 온 장우성 화백이 그렸는데요. 또 이순신 장군이 입고 있는 옷이 무인의 옷이 아니라 일반 관리의 옷이고, 흉배라고 하는 부분이 고증이 틀려서요. 역사적인 사실과 실제와 맞지 않고, 친일 화가가 그렸기 때문에요. 현충사라는 것이 이순신 장군의 정신을 기리고, 항일 의식을 고취하고, 우리 민족의 자존심을 살리는 정신을 이어가야 하는데, 친일 화가가 그리고, 금송 심어놓고, 일본식 조경으로 오염되어서 현충사 건립의 취지가 맞지 않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다 일소해야 한다는 것이 제가 가지고 있는 일관된 주장입니다.

◇ 이동형> 장우성 화백은 친일 활동이 명백한 사람이니까요. 이런 사람이 그린 충무공 영정을 현충사에 걸 수 없다. 또 충무공은 과거 일본이 우리나라를 침략한 것에 맞서 지킨 분이기 때문에 국민 정서하고 맞지 않는다, 이런 것이죠? 그런데 이 문제도 꽤 오래전부터 지적했는데, 지금까지 계속 안 되지 않았습니까?

◆ 혜문> 네, 제가 10년째 지적하고 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데요. 사실은 10년 전에 제가 지적했던 현충사 왜색 조경 연못 문제, 그다음에 금송의 이전 문제, 영정 문제, 세 가지였는데요. 지금 연못은 작년에 결국 일본식 조경이라는 것을 문화재청이 인정하고, 대대적인 보수 작업을 거쳐서 개선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금송을 이식했기 때문에 하나 남은 영정을 새로 제작하는 문제, 그리고 박정희 대통령의 현판 문제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결국 문화재청이 지금은 완강하게 거절하고 있지만, 제대로 올바른 방향으로 개선되리라 생각합니다.

◇ 이동형> 이게 이순신 장군 표준 영정 교체, 또 충무공 현충사에 있는 영정 교체, 시민단체뿐만 아니고, 일반 시민들이 서명운동까지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계속해서 안 이루어졌다는 게 조금 의아스럽네요.

◆ 혜문> 그러니까 현충사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최근에는 현충사에 있는 홍살문이 시멘트로 만들어져서, 물론 박정희 대통령 성역화 작업 때 만들었는데, 그것도 저희가 문제제기해서 제대로 된 목재로 교체하는 등의 변화가 있는데요. 앞으로도 현충사 내에 있는 왜색 조경 문제, 그리고 박정희 대통령이 성역화 작업하면서 잘못 고증된 문제가 많이 있기 때문에 이 금송의 이식을 계기로 문화재청이 현충사 문제에 조금 더 주목하고, 제대로 된 개선 방향에 대해서 고민해주기를 촉구하고 싶습니다.

◇ 이동형> 알겠습니다. 대표님, 오랜만에 연결한 김에 다른 이야기 한 번 여쭤보겠습니다. 오늘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가 있었습니다. 원래 4명의 후보였는데, 3명 사퇴하고 단독 후보로 원행 스님이 당선됐습니다. 그런데 벌써부터 반대 목소리가 조금 들리는 것 같아요. 불교개혁 행동연대 같은 경우에는 인정할 수 없다, 각본대로 치른 선거다, 이렇게 주장하고 있는데요. 지금은 아닙니다만, 한때 스님이었으니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 혜문> 조계종 문제는 사실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이 있는데요. 잘 해결이 안 되고 있습니다. 여러 곳에서 적폐 청산의 문제가 대두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수용 안 되고 있는 것도 사실인 것 같습니다. 이번 총무원장 선거가 계속된 파행을 거쳐서 이번에 당선되신 분이 이런 대중들의 목소리, 또 조계종 내부에서 올라오는 적폐 청산의 요구를 본인이 무겁게 받아들이시고, 좋은 방법으로 갈 수 있도록 고민해주시기를 저도 촉구하고 싶습니다.

◇ 이동형> 그런데 예전에 자승 스님부터 시작해서 총무원장 선거만 하면 불교계가 몸살을 앓고 있거든요? 도대체 총무원장 자리가 뭔데, 매번 이렇게 시끄럽습니까?

◆ 혜문> 총무원장 자리는 조계종의 수장이고, 지도자이기 때문에 조계종 내부에서 처리할 문제인데요. 이것도 제가 볼 때는 거의 유일하게 조계종에만 박정희, 전두환 시절의 간접 선거제도가 남아있어서 생기는 문제 같습니다. 총무원장 선거를 간접 선거, 300여 표로 결정하게 되니까요.

◇ 이동형> 그러면 직선으로 바꾸면 나아질까요?

◆ 혜문> 훨씬 좋아지겠죠. 담합에 의해서 만들어지지 않으니까요. 지금 조계종이 한국 불교의 맏형인데, 300여 명의 대의원에 의해서 수장이 만들어지다 보니까 담합, 여러 가지 부작용, 그런 것들이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 이동형> 알겠습니다. 대표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혜문> 네, 감사합니다.

◇ 이동형> 지금까지 문화재 제자리 찾기 혜문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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