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이상한 함승희 법인카드 사용...8750은 누가 썼나?

[취재N팩트] 이상한 함승희 법인카드 사용...8750은 누가 썼나?

2018.08.31. 오후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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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함승희 전 강원랜드 사장의 법인카드 사용 내용이 공개되면서 파문이 일고 있죠.

내연녀로 추정되는 손 모 씨와 사적 용도로 썼다는 내용인데, 손 씨에게 아예 공기업 법인카드를 내준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강원랜드 취재하고 있는 기자 연결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지환 기자!

일단 앞선 보도 내용 보니까 함승희 전 강원랜드 사장의 법인카드가 여러 개인 것 같아요.

도대체 몇 장이나 됩니까?

[기자]
현재까지 확인된 법인카드는 모두 8장입니다.

그중에서 집중적으로 사용된 건 5장인데요.

정보공개 청구를 했더니, 함승희 전 강원랜드 사장과 비서실장 비서실 직원들이 나눠서 관리했습니다.

가장 먼저 확인된 게, 경향신문이 최초 보도했죠.

비서실 직원들이 사용한 3장입니다.

서울과 강원도에서 주로 사용했는데요.

서울의 경우 이미 많이 알려졌죠.

함 전 사장과 내연 관계로 의심받는 포럼 '오래', 손 모 사무국장의 거주지인 서래마을 근처에서 300번 넘게 긁었습니다.

유명 빵집, 각종 고급 식당 등 시쳇말로 서래마을 맛집 지도를 그려도 될 정도라고 합니다.

취재 결과 이때 쓴 카드는 비서실 직원이 직접 함승희 사장 옆을 따라다니면서 하나하나 계산을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실 함 전 사장은 법인카드 말고도 특별회의비라며 서울 주요 호텔에서 수천만 원을 쓴 사실이 지난 국정감사에서 드러났는데요.

이후 업무 회의를 했다며 서래마을 등에서 법인카드를 또 사용한 겁니다.

[앵커]
또 다른 2장의 카드는 어떤가요? 법인카드를 아예 내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면서요?

[기자]
이게 좀 문제입니다.

일련번호 끝자리가 8750, 그리고 6689인 법인카드 2장인데요.

함 사장이 평소 소지하던 것인 만큼 전적으로 함 사장이 사용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임기 3년간 이 2장의 카드로 8,800만 원 넘게 사용했는데요.

일단 서울에서도 같은 시간대 다른 장소에서 사용한 게 무척 많습니다.

예를 들어 서초구 방배동 커피숍에서 사용하고 8분 뒤에 한남동 호텔에서 사용한 경우도 있고요.

30분 차이로 역삼동 식당 2곳에서 점심을 한 경우도 있습니다.

함 사장이 강원도 정선에 있을 때 서울 반포에서 사용되기도 했고요.

심야, 공휴일, 주말, 특히 주말은 3천만 원 넘게 사용됐는데, 백화점이나 호텔 사용이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두 카드 가운데 8750 카드는 전체 사용 280건 중 딱 한 번만 강원도 정선에서 사용되고 모두 서울에서 사용됐습니다.

손 씨에게 아예 공기업 법인카드를 내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인터뷰 보시죠.

[유동수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서초구, 강남구, 한남동에서 집중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봐서 카드 한 장은 손 모 국장이 대여한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사용처가 업무와 무관하다면 거기에 따른 응당한 책임을 함승희 사장이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다 보니까 함 전 사장은 2016년엔 근무지인 강원도 정선이 아니라 서울에서 관용차를 사용한 날이 205일에 달합니다.

임기 3년 동안 관용차를 두 번 교체해 석 대를 썼고요.

과거 YTN 보도로 알려졌듯이 차량 불법 개조를 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해외 출장 얘기도 해보죠.

함 전 사장의 해외 출장은 포럼 '오래'라는 단체와 연관이 많은데, 오래 포럼과 함 사장의 관계가 어떻게 됩니까?

[기자]
'오늘과 내일'의 줄임말인 포럼 '오래'는 함 전 사장이 조직해 회장을 맡고 있는 학술단체입니다.

함 전 사장과 내연 관계로 의심받고 있는 손 모 국장이 포럼의 사무국장이고요.

강원랜드 프로암 골프대회에서 접대를 받은 혐의로 청탁금지법 수사를 받는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도 회원입니다.

또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도 함께 이 단체에서 공부했다고 해서 정치권에서는 친박지원 학술단체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사실 함 전 사장 씨의 해외 출장과 오래 포럼은 연관이 많습니다. 저희 YTN이 과거에도 여러 차례 보도했는데요.

예를 들어 이렇습니다.

함 사장과 강원랜드는 지난 2015년 3월 중국 상하이로 출장을 갑니다.

출장 목적은 중국 문화체육계 인사와 교류, 업무협의를 한다는 내용인데, 이때 포럼 오래 회원들 상당수가 함께 같은 호텔, 또 비행기 시간까지 맞춰서 다닙니다.

그리고 함 사장은 중국에 가서는 이 포럼 오래의 심포지엄을 주최합니다.

이런 행태는 3년 내내 이어지는데요.

일본이나 베트남 심포지엄도 모두 마찬가지였습니다.

포럼오래 활동과 관련해 강원랜드 출장을 이용했다는 비판이 나오는데요.

특히 포럼 오래 행사에 강원랜드 공기업 직원들이 동원되기도 했습니다.

이것 자체도 문제지만, 그래도 이런 공식적인 포럼 오래 심포지엄 행사 경비는 오래 측이 마련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함 전 사장의 다른 해외 출장에 함께 간 손 국장의 경비입니다.

강원랜드 전 비서실과 총무팀 직원들의 제보로 알려졌는데요.

사실 함 사장은 포럼 오래 행사 말고도 임기 3년간 싱가포르, 중국, 일본, 러시아, 유럽 등 17차례 해외를 다녀왔는데, 대부분 손 국장을 동행시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비서들이 아예 집에까지 가서 모셔왔고 그 비용을 강원랜드 비서실이 처리했다고 해요.

해외 여행사를 통해 금액을 부풀리는 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강원랜드는 과거에도 이런 식의 허위 해외 출장과 공금 횡령이 적발돼 직원들이 징계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앵커]
공기업 예산으로 전혀 관계 없는 사람이 해외여행을 간 거네요.

강원랜드 내부 분위기가 어떻습니까? 제보가 쏟아진다면서요?

[기자]
사실 강원랜드 내부 분위기는 '터질 게 터졌다'라는 말이 많고요.

무엇보다 실망스럽다는 반응입니다.

스타검사와 국회의원 출신인 함 전 사장이 취임과 동시에 가장 강조했던 게 공기업 청렴이었거든요.

임기 초기에는 각종 비리에 대해 강력한 징계가 있기도 했고요.

지금도 재판이 이어지고 있죠.

과거 최흥집 사장 때 있었던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을 수사 의뢰한 것도 함승희 사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거꾸로 함 전 사장에 대한 내부 제보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강원랜드 내부에서만 사용하는 함 전 사장의 접대비, 이른바 E.N.T 사용이 대표적인데요.

접대를 받으려면 강원랜드로 가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강원랜드 내부에 모든 시설이 다 있죠.

호텔, 펜션, 스키장, 골프장, 카지노, 유명 한식당, 뷔페 다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 강원랜드는 밖에서는 법인카드를 쓰고 안에서는 E.N.T라는 내부접대비를 사용합니다.

그런데 함 사장 가족이나 지인을 위해 내부 접대비로 강원랜드 최고급 펜션과 호텔이 사용됐고, 공식적인 강원랜드 주요 행사에 가족이 참석했다는 증언과 증거물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숙식 비용은 모두 강원랜드가 부담했습니다.

이밖에, 손 씨를 위해 강원랜드 대표콘도인 마운틴 콘도에 애견 펜션을 조성했다는 얘기도 있고요.

손 씨가 원하는 간식, 전이나 떡 같은 건데요.

이걸 재래시장에서 비서실 직원이 법인카드로 사서 함 사장이 서울로 올라가는 길목, 휴게소 같은 곳에서 차량을 통해 전달했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또 함 전 사장 관사가 강원도 정선에 있는 아파트인데, 여기에 있던 공기청정기까지 손 씨 서울 집으로 보내 총무팀이 비품 처리에 애를 먹었다는 증언,

사실 좀 다루기에 지저분한 제보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공기업 예산이 이렇게 사용되다니 할 말이 없습니다.

이번 의혹에 대해 함 전 사장이나 포럼 오래 측의 반응이 있나요? 수사도 진행되고 있죠?

[기자]
사건이 보도된 후 함 전 사장과는 연락이 닿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포럼 오래 측은 공식적인 내용은 아니지만, 이번 언론 보도가 악의적이고 선정적이라는 반응과 함께 보수세력을 조직적으로 상처 입히려는 의도가 있다는 반응을 내놨는데요.

여기에 대해서는 제가 좀 더 취재 중인데, 내용을 보고 추후 보도토록 하겠습니다.

수사에 대해서는 어제 오전이었죠.

강원랜드 노조가 함승희 전 사장을 업무상 배임죄와 강요죄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습니다.

배임은 그렇다 치고, 강요죄는 손 씨의 반려견까지 펜션에서 돌봤다는 직원 증언이 나왔기 때문이라고 노조 측은 밝혔는데요.

서울중앙지검은 형사1부에 사건을 배당하고 고발장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지환[haji@ytn.co.kr]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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