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정규직 전환 '반발'...세종시 버스기사 파업 돌입

말로만 정규직 전환 '반발'...세종시 버스기사 파업 돌입

2018.05.23. 오후 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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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종도시교통공사 버스 기사들이 올해 초 정규직으로 전환됐지만,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한다며 파업에 들어갔습니다.

공사 측은 무리한 요구라는 반응이지만, 실상을 보니 계약직일 때와 달라진 게 없어 정규직 전환이 허울뿐이라는 지적입니다.

이상곤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세종교통공사 노동조합 운전기사들이 머리에 띠를 두른 채 파업에 들어갔습니다.

세종 지역 일부 버스가 발이 묶이면서 시민 불편으로 이어졌습니다.

[이은경 / 세종시 다정동 : 버스가 30분째 기다려도 안 와서 일단 택시를 타고 나왔거든요. 그래서 요금도 너무 많이 들고 시간도 1시간 정도가 (평소보다) 지연된 거 같아요.]

노조가 요구하는 건 제대로 된 정규직 대우입니다.

세종교통공사 노동조합 운전기사들은 1년 8개월 동안 기간제 노동자로 일한 뒤 올해 1월 정규직이 됐습니다.

기쁨도 잠시.

처우 개선을 기대했지만, 사무직 등 일반직과 달리 경력을 인정해 주지 않는 등 사실상 무늬만 정규직이었기 때문입니다.

[박찬현 / 세종도시교통공사 노동조합 사무국장 : 이 순간까지도 기간제법을 적용받고 있는 기간제 근로자일 뿐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정규직으로 전환했으면 정규직의 당당한 자격을 달라는 겁니다.]

그런데도 세종교통공사 측은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버스 운행의 특성상 노선별 운행 시간이 달라 시간제 급여 체계를 변경하기 어렵고, 기본급이 상대적으로 낮은 일반직에 대해서만 경력을 인정해준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또, 노조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면 공기업 예산 편성 범위를 벗어난다는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고칠진 / 세종도시교통공사 사장 : 운수직이라는 직급이 있는데 이 사람들은 1, 2, 3, 4급으로 올려달라는 겁니다. 직급이 올라가면 5만 원이 올라가든 몇만 원이 직급대로 올라가야 하거든요. 그리고 호봉이 올라가야 해서….]

정부의 정규직 전환 기조에 따라 고용 안정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근로 현장에서는 여전히 기대치에 이르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YTN 이상곤[sklee1@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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