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지위·정체성 비슷할수록 '폭력' 가능성 높다

사회적 지위·정체성 비슷할수록 '폭력' 가능성 높다

2018.04.28. 오후 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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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회적 지위나 정체성이 비슷할수록 서로 폭력과 갈등을 일으킬 확률이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포뮬러 원(F1) 자동차 경주에서 45년간 발생한 5백여 차례의 충돌 사고를 분석한 결과입니다.

이정우 기자입니다.

[기자]
살인과 폭력 등 상대를 향한 거대한 증오는 비합리적이고 우발적인 감정이 원인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일반적으로 사회적 갈등은 사용자와 노동자, 권력자와 시민처럼 권력과 정체성이 다른 집단 사이에서 발생한다고 여겨져 왔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갈등에는 체계적이고 구조적인 규칙이 있고, 사회적 지위와 정체성이 비슷한 사람들 간에 폭력적이고 파국에 가까운 갈등으로 나타납니다.

사람들 간 나이가 비슷하고 실력이 우수할수록, 그리고 날씨가 좋을수록 갈등이 더 깊어지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원재 / 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 : 폭력으로 번질 수 있는 사회적 갈등은 사실은 나와 좀 더 비슷한 사람들과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이 연구의 결론이자 발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45년간 이뤄진 포뮬러 원(F1) 자동차 경주에 출전했던 355명 선수 사이에서 발생한 506회 충돌사고 데이터를 분석해 인간의 사회적 정체성 유사도를 수치화했습니다.

선수끼리의 우열, 천적 관계 등에 대한 개별적 관계를 토대로 선수별, 시즌별 등으로 프로파일을 구성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사회적, 조직적 갈등의 원인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그 해결책을 제시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적, 비합리적, 즉흥적인 행위에 따라 생명을 위협할 만큼 커지는 갈등은 범위를 좁히면 사회적 위치가 비슷한 관계에서 더 자주 발생한다는 겁니다.

[이원재 / 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 : 같은 경력의 사회적인 배경이 있는 분들은 다른 쪽에 배치하셔서 이들이 직접적으로 경쟁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만들어 주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 연구는 독일과 프랑스, 미국과 공동으로 수행됐고, 미국 국립과학원회보 'PNAS'에 실렸습니다.

YTN 이정우[ljwwow@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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