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점] 살충제 달걀 충격...불신 키운 정부

[중점] 살충제 달걀 충격...불신 키운 정부

2017.08.19. 오전 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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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살충제 달걀 우려는 수년 전부터 제기됐었지만, 설마설마했던 게 사실입니다.

산란계 농장주들의 양심과, 우리 달걀은 안전하다고 발표한 정부를 믿었기에 국민이 느낀 충격파는 더 컸습니다.

이문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국내산 달걀에서도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광복절 새벽 긴급 발표된 살충제 달걀 소식은 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경기도 양주에서 처음 확인된 살충제 달걀은 농림축산식품부 전수 조사 결과 49곳으로 늘었습니다.

피프로닐, 비펜트린에 이어 에톡사졸과 플루페녹수론 등.

검사가 진행되는 동안 듣기만 해도 해로울 것 같은 이름의 살충제 성분이 새로 달걀에서 검출됐습니다.

특히 살충제 달걀이 나온 10곳 중 6곳이 친환경 인증을 받은 농장으로 나타나 소비자 불신을 키웠습니다.

집안 식탁과 학교 급식은 물론 편의점 김밥에서도 달걀이 자취를 감췄습니다.

[김현경 / 경기도 고양시 화정동 : 정부가 안전하다고 해도 좀 불안해요. 왜냐면 달걀이 안 들어간 음식이 없잖아요.]

[나영선 / 서울시 방배동 : 비싸게 일부러 유기농 제품이라고 해서 사 먹었는데 몸에 해롭다고 나오니까…]

이 지경이 되기까지 정부는 뭘 했느냐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튀어나왔습니다.

우선 늑장 검사에 대한 비난입니다.

달걀에 대한 살충제 유해성 경고는 세계보건기구 등에서 수년 전부터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최근 유럽에서 달걀 파문이 터지고 나서야 처음으로 체계적인 검사를 벌였습니다.

조사 신뢰성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정부는 나흘 만에 전국 천2백여 개 농장에서 표본 달걀 몇 개씩만 골라 조사를 마쳤습니다.

검사한 달걀 표본은 물론이고, 초고속 조사로 인한 검사 자체의 신뢰도 문제가 제기되자 일부 농가에 대해 재검사 결정이 내려지기도 했습니다.

[김영록 /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지난 17일) : 불충분한 표본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다시 재검하기로 해서 121개소에 대해 다시 제대로 된 표본을 추출해서 …]

세금으로 지원한 친환경 인증 농가에 대해 검사와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책임도 문제로 제기됐습니다.

좁은 닭장에서 밀집 사육하는 농장 현실을 잘 알면서도 살충제를 쓰는 농장에 민간업체가 친환경 인증을 남발하는 동안 뒷짐만 지고 있었습니다.

더욱이 생산된 살충제 달걀 수십만 개가 어디로 팔려, 어떤 가공식품에 들어갔는지 유통경로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달걀 공포증인 이른바 '에그포비아'를 확산시켰다는 지적입니다.

YTN 이문석[mslee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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