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5월 폭염...올여름 전망은?

사상 최악의 5월 폭염...올여름 전망은?

2015.05.27. 오후 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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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폭염의 기세가 무섭습니다. 폭염 주의보가 강원과 남부지방에 이어 수도권까지 확대됐는데요. 사상 최악의 5월 폭염이 찾아오면서 올여름 날씨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과학기상팀 정혜윤 기자와 함께 때 이른 폭염 원인과 여름 날씨 전망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요.

폭염 주의보가 수도권까지 확대됐다는데 5월에 폭염 특보가 내려지는 것은 무척 이례적인 현상이라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폭염 특보는 지난 2008년 도입됐는데요. 그동안 대부분의 특보는 6월부터 9월 사이에 내려졌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5월 31일에 사상 최초로 여름이 아닌 봄에 폭염 주의보가 내려졌는데요. 대구를 비롯한 영남 지역이었고 이 때 대구 기온이 36.8도까지 올랐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지난해보다 6일이나 빨리 폭염 주의보가 내려졌고요. 지역도 영남지방만이 아닌 호남과 영서 그리고 오늘은 경기 동부 내륙까지 확대된 상태입니다. 사상 최악의 5월 폭염이라고 부를 만 합니다.실제로 한반도 폭염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습니다.

폭염 주의보는 33도 이상의 고온이 이틀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지는데요. 폭염이 가장 심했던 1994년을 기준으로 1973년부터 1993년까지는 평균 7.9일 정도였는데 1994년부터 지난해까지는 평균 11.5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지구 온난화로 한반도 기후가 아열대화되고 있다는 증거인데요.

여름은 일 평균 기온이 20도 이상, 일 최고 기온이 25도 이상일 때를 말합니다. 최근 기록을 보면 여름이 5월 중순부터 9월 상순까지 한 달 가량 늘어났습니다. 이 때문에 기상청에서도 그 동안은 6월에서 9월 사이에만 폭염 특보를 운영했다가 올해부터 연중으로 확대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요즘 왜 이렇게 더운 건가요?

[기자]
무엇보다 지구 온난화가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5월 폭염은 여름철 무더위를 몰고 오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아닌 이동성 고기압 영향권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따뜻한 서풍이 유입되고 강한 햇볕이 더해지면서 뜨거운 열기가 계속 축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33도 안팎의 고온 이긴 하지만 찜통더위가 아닌 불볕더위가 이어지고 있고 일교차도 15도 안팎까지 크게 나고 있습니다.

특히 오늘은 동풍이 태백 산맥을 넘으며 서쪽 지방을 중심으로 더 고온 건조한 날씨를 보였는데요. 서울이 31.5도로 올해 최고 기온을 기록했고요. 남부지방도 35도 가까이 치솟은 곳이 많았습니다.

요즘같이 습도가 낮고 뜨거운 날이 이어질 때는 일사병 가능성이 더욱 커지기 때문에 노약자는 12시부터 5시까지는 외출을 자제하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게 중요합니다.

[앵커]
여름 시작도 전에 이렇게 더운 걸 보면 올여름 날씨 심상치 않을 것 같은데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서요?

[기자]
올해는 지구 온난화에 엘니뇨 현상까지 겹쳤기 때문인데요. 몇 년 전부터 엘니뇨가 발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는데 올해 그 현상이 가장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엘니뇨 감시 구역의 온도가 최근 1.1도까지 높아진 상태입니다. 보통 엘니뇨는 겨울까지 점점 강하게 발달하는데요, 일부 전문가들은 슈퍼 엘니뇨가 찾아왔던 97년 수준으로 발달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엘니뇨가 발달하면 북태퍙양 고기압이 늦게 발달하면서 한반도의 장마가 늦춰지는데요. 이 때문에 6월과 7월에는 전반적으로 고온 현상이 계속되고 특히 6월 중순에는 폭염이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계속 덥기만 한 건 아닙니다. 본격적인 피서철이 시작되는 시기죠? 장마가 끝나는 7월 말부터 8월까지 기상청은 무더위 대신 예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조금 낮은 기온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국지성 호우에 태풍이 올라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인데요. 7월 말에는 남부지방에 8월에는 전국에 집중호우 가능성이 크고, 특히 예년보다 강한 태풍이 우리나라 주변으로 북상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따라서 올해 피서는 8월이 아닌 6월과 7월 중에 다녀오시는 게 좋겠고요. 8월에는 갑작스런 폭우와 강한 태풍에 대한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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