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으로 교체된 호날두가 '포르투갈 감독'에 빙의한 이유

부상으로 교체된 호날두가 '포르투갈 감독'에 빙의한 이유

2016.07.11. 오전 11:4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부상으로 교체된 호날두가 '포르투갈 감독'에 빙의한 이유
AD

11일 새벽(한국 시간), 포르투갈이 유로 2016에서 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경기 도중 교체된 호날두가 마치 감독에 빙의한 듯한 모습을 보여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호날두는 결승전인 개최국 프랑스와의 일전에서 전반 7분 파예와의 충돌로 상처를 입었습니다.

호날두는 더 뛰어보려고 애썼지만, 결국 15분 뒤 그라운드에 드러누워 벤치에 교체 사인을 보내야 했습니다. 호날두의 얼굴에서는 땀과 뒤섞인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부상으로 교체된 호날두가 '포르투갈 감독'에 빙의한 이유


그러나 호날두는 병원으로 향해 치료를 받는 대신 벤치를 지키며 동료들의 남은 경기를 함께했습니다.

호날두는 페르난도 산투스 감독의 옆에 서서 때로는 지시를 내리기도 하고, 때로는 동료들의 몸짓에 울고 웃으며 정신적 지주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포르투갈이 연장 후반 극적인 결승 골을 성공시켰을 때 가장 기뻐했던 것도 바로 호날두였습니다. 경기 종료 뒤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호날두는 다시 한 번 감격의 눈물을 쏟았습니다.


부상으로 교체된 호날두가 '포르투갈 감독'에 빙의한 이유



호날두의 눈물에는 회한이 담겨 있었습니다. 호날두는 지난 2004년 고국인 포르투갈에서 열린 유로 2004에서 그리스에 패하며 준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그리고 그 뒤 치렀던 2006, 2010, 2014 월드컵과 2008, 2012 유로 대회에서도 모두 우승에 실패했습니다. 때로는 예선 탈락의 불운을 겪기도 했습니다.

호날두는 우승에 실패할 때마다 팀의 부진을 모조리 뒤집어쓰며 언론의 집중 포화를 받았습니다. 호날두는 늘 "현 시대 최고의 선수 가운데 하나는 맞지만 펠레나 마라도나처럼 국가대표 팀을 우승으로 이끌 선수는 아니다"라는 비난을 들어야 했습니다.

메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손발을 맞춰온 소속 팀뿐만 아니라 국가대표 경기에서도 완벽해야 '진정한 스타'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어쩌면 단 하나의 오점도 없이 뭐든지 완벽해야 하는 슈퍼스타가 겪어야 하는 숙명일지도 모릅니다.

호날두는 이제야 그 짐을 벗어던질 수 있게 됐습니다. 호날두에게 첫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가 더욱 값지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YTN PLUS 정윤주 모바일 PD
(younju@ytnplus.co.kr)
[사진 출처=MBC 캡처]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