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비메탈 드러머 "소리를 보여드립니다"

헤비메탈 드러머 "소리를 보여드립니다"

2017.11.25. 오전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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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990년대 초, 유명 록그룹에서 드러머로 활동했던 국내 최고의 타악기 연주자가 금속판을 두들겨 만들어낸 소리를 보여주는 독특한 미술 전시를 열고 있습니다.

김상익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젊은 시절 유명 헤비메탈 밴드 백두산에서 드러머로 활약했던 최소리 씨.

팀을 나온 뒤에도 10장 넘는 솔로 앨범을 내고, 국내외에서 왕성한 연주 활동과 음악 연출을 해온 그가 미술 작가로 깜짝 변신했습니다.

소음성난청 질환으로 서서히 청각을 잃고 있는 그에게는 더 들을 수 없기 전에 평생 사랑해온 소리를 금속판에 옮겨 담는 일종의 의식과도 같은 작업입니다.

[최소리 / 타악기 연주자, 미술작가 : 제 인생의 모든 걸 다 걸었는데, 어릴 때부터 학교 공부도 못하면서 계속 연주만 해왔는데 귀가 안 들리면 못한다는 생각에 극단적인 생각을 한 게 한두 번이 아니었고…]

최소리 씨는 알루미늄과 구리 같은 금속판에 자신의 음악을 스틱과 북채로 두드려 담아냅니다.

여기에 다양한 방법으로 유화를 입히면 곡을 만들 때와 같은 미술 작품 하나가 완성됩니다.

10년 동안 혼을 담아 제작한 작품 100여 점을 한꺼번에 세상에 선보였습니다.

[김주영 / 전시 기획자 : 우리는 작품을 한 점 한 점이라고 하는데 (작가는) 사실 이걸 한 곡 한 곡이라고 생각하세요 지금도 작품이 굉장히 완성도가 높지만 향후 더 기대가 된다고 생각해요.]

미술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표현은 훨씬 자유롭고, 진솔한 예술혼을 쏟아부은 작품에서는 묘한 울림이 전해집니다.

[최소리 / 공연 연주자, 미술작가 : 소리라는 주제를 가지고 모든 걸 풀어가는, 메시지를 던져주는 그런 아티스트로 기억에 남길 바라고 있고요.]

음악과 한몸으로 태어난 독특한 미술 작품들.

소리의 아름다움을 눈으로 보는 즐거움이 가득합니다.

YTN 김상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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