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음 그대로...국악 공연장의 변신

자연음 그대로...국악 공연장의 변신

2015.03.10. 오전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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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케스트라처럼 서양 악기로 하는 공연과 국악 공연은 음의 울림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공연장이 달라야 합니다.

하지만, 전통 국악에 최적화된 공연장은 거의 없는 실정이었습니다.

최근에서야 국악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공연장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박소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아름다운 가야금 연주와 북 장단에 맞춰 절제된 춤 사위가 펼쳐집니다.

무대를 감싸듯 둘러앉은 바라보노라면 마치 안방에서 공연을 즐기는 듯합니다.

무대에는 마이크, 스피커 같은 음향 장치가 전혀 없습니다.

그런데도 악기 소리가 명료하고 깔끔하게 들립니다.

[인터뷰:김보람, 관객]
"마이크를 안 대도 소리가 하나하나 악기마다 들리면서 소리가 깨끗하게 들리는 게 특징인 것 같고..."

이렇게 국악을 자연음 그대로 즐길 수 있는 비밀은 이 음향 반사판에 숨겨져 있습니다.

우리 음악에 특화된 반사판이 국악기의 소리를 객석으로 더욱 크고 또렷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천장에 달린 반사판 뒷면에는 울림을 흡수하는 흡음재를 넣어 소리가 깔끔하게 퍼지도록 했습니다.

공연장 벽면과 서까래도 불필요하게 퍼지는 음을 흡수하는 역할을 합니다.

국악기의 특성을 반영한 과학적인 무대입니다.

서양 악기는 음이 사라질 때까지의 잔향 시간이 1.4~1.5초로 길지만, 국악기는 0.8~1.2초로 짧기 때문에 공연장도 달라야 하는 겁니다.

그저 설계에만 초점을 둬 국악에 맞지 않았던 공연장을 최근 재정비했습니다.

[인터뷰:용호성, 국립국악원 기획운영단장]
"국악기는 여음이 짧은 편입니다. 그렇다보니 잔향 시간이 긴 홀에서는 악기소리가 자꾸 섞입니다. 뒷소리와 앞소리가. 그래서 잔향시간이 최적으로 클래식에 비해 짧게 설정되는 것이 악기 소리를 명료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국립국악원은 올해 350석 규모의 중극장인 우면당도 전통 음악에 맞는 설비로 고쳐서 공연의 깊이를 더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입니다.

YTN 박소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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