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징용' 기록 사진작가 이재갑 "일본에서는 기차를 타지 않았습니다"

'강제징용' 기록 사진작가 이재갑 "일본에서는 기차를 타지 않았습니다"

2011.08.18. 오후 1:55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일제 강점기 일본으로 강제징용된 한국인들의 슬픈 역사를 10여 년에 걸쳐 카메라에 담아 책으로 펴낸 사진작가 이재갑 씨가 YTN 뉴스&이슈와의 전화 통화에서 일본 현지 취재과정에서 겪은 뒷얘기들을 털어놨습니다.

'기억되지 않는 역사는 반복된다'는 생각에 지난 1996년부터 일본 강제징용의 흔적을 찾고 있다는 이재갑 씨는 "한국 땅과 일본 땅 모두 아픔이 배어있지 않은 곳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이 씨는 철도 "침목 하나가 조선인 한 명의 희생이라는 얘기를 듣고는 일본에서 기차를 잘 타지 않는다"며 "일본 철도의 침목 개수가 (강제징용으로 끌려간 조선인 수로 추산되는) 150만 개 이상이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가 가장 가슴 아팠던 순간"이라고 털어놨습니다.

또 "일본에 있는 징용인들의 무덤에는 묘비를 설치하지 못하게 해 야밤에 공동묘지에 구덩이를 파고 시신을 묻은 뒤 폐광석을 꽂아 조선인 묘지라고 표식만 해놓은 곳이 많았다"며 "지금 남아 있는 재일동포들도 의무는 있지만 권리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씨는 특히 "역사는 책 속에만 있는 게 아니라 길 위에도 있다"며 "책을 읽는 데서 멈추지 않고 현장을 답사하면 현재와 미래에 해야 할 일도 알 수 있게 될 것"이라며 "행동하는 마음가짐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당부했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