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 대신 '뽀로로 고'?...AR이 능사일까

포켓몬 대신 '뽀로로 고'?...AR이 능사일까

2016.07.19. 오후 5:59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이준식 /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 게임산업은 연간 10조 원의 매출과 수출액 30억 달러에 달하는 대표적인 수출 산업이자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는 미래 신성장 산업입니다.]

닌텐도의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 고'가 전 세계를 강타하자 우리 정부와 게임업계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습니다.

먼저 '뽀통령' 뽀로로가 AR 게임 시장에 뛰어듭니다.

AR 서비스 기업인 소셜네트워크가 '뽀롱뽀롱 뽀로로' 제작사 아이코닉스와 손잡고 이른바 '뽀로로 고'를 출시한다는 계획인데요.

제작사 측은 '포켓몬 고'의 성공을 보고 개발에 나섰다면서도, 이용대상을 초등학생 이하로 정해 '교육적인 요소'로 차별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르면 올해 말 출시 예정이라는데요.

'포켓몬 고' 열풍에 우리나라도 뒤늦게 AR 게임 따라잡기에 나선 것 같지만, 사실 국내에는 이미 5년 전에 AR 게임이 있었습니다.

이 광고 보면 기억나실 겁니다.

해본 적은 없어도, 이 광고 기억하시죠?

지금 보니 몬스터를 잡는 컨셉은 물론, 잡는 방식 역시 포켓몬 고와 아주 비슷합니다.

더구나 게임을 하면 영화나 외식 상품권 같은 통신사의 선물까지 받을 수 있었는데요.

그런데도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1년 만에 조용히 사라진 이유가 뭘까요?

[김동현 / 前 게임종합지원센터 소장 : 지적 재산(IP)의 중요성을 간과했던 거죠. 캐릭터의 브랜드 가치…. 좋은 게임을 만들면 사람들이 할 거라는 막연한 기대로 내놓기만 했죠. 우려스러운 게 있어요. AR이라는 게 갑자기 뜨니까 그전까지 VR게임을 개발하다가 다 AR로 쏠리지 않을까.]

중요한 건 게임 방식이 아닌, 콘텐츠라는 겁니다.

포켓몬 고, 2000년대 성장기를 보낸 사람이라면 전 세계 누구나 아는 '포켓몬스터'를 소재로 만들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는 거죠.

'포켓몬 고' 열풍 속에 문화체육관광부는 어제 '소통과 공감의 게임문화 진흥계획안'이라는 것을 심의·확정했습니다.

이제 게임을 규제 대상에서 문화 진흥 대상으로 바꾸겠다는 게 기본 아이디어인데요.

게임 마이스터고를 설립해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기존에 심야시간대 청소년의 인터넷게임을 제한한 '셧다운제'는 부모가 원하면 게임할 수 있도록 하는 '부모선택제'로 완화하기로 했습니다.

'셧다운제'는 게임업계를 위축시킨다는 논란 속에 지난 2011년 만들어진 제도인데, 이미 국내 업체들이 모바일시장으로 중심을 옮긴 지금, 완화 계획이 발표됐습니다.

규제 정책이 다시 진흥 정책으로 바뀌는 걸 지켜보면서, 우리가 '포켓몬 고'의 성공에 너무 안달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한때 전 세계 게임 시장을 주름잡았고 무려 5년 전에 AR 게임을 선보였던 한국 게임업계가 지금 주춤하고 있는 이유부터 다시 들여다봐야겠죠.

'뽀로로 고'도 이런 고민의 연장선에서 양질의 콘텐츠로 개발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나연수 [ysna@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