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자 아들에게 전통 결혼식 올려준 인도 부부

동성애자 아들에게 전통 결혼식 올려준 인도 부부

2017.05.08. 오후 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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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자 아들에게 전통 결혼식 올려준 인도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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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자 아들을 둔 인도인 부부가 아들과 아들의 남자친구에게 힌두교 전통 결혼식을 올려줘 화제다. 동성애자 커플의 결혼은 인도 종교관과 체제에서 절대 용납되지 않지만 부모는 아들을 위해 어려운 결단을 내렸다.

2011년부터 연인 관계였던 리시 아가왈(35)과 그 약혼자 다니엘 랭던은 최근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크빌의 한 골프장에서 전통 힌두교식 결혼식을 올렸다. 부부가 둘 다 남자라는 사실만 제외하면 결혼식은 힌두교 전통을 그대로 계승한 행사였다. 두 신랑은 화환을 교환하고 서로의 이니셜을 문신으로 새기며 전통 의식을 수행했다.

1970년대 인도에서 캐나다로 이주한 리시의 부모님은 지난 2004년 아들이 커밍아웃하자 큰 충격을 받았다. 부모님은 비록 인도에서 이주해오긴 했지만, 전통적 엄격한 힌두교 사상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리시는 커밍아웃을 하기 전을 회상하며 "힘든 시간이었다.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하면 가족에게 받아들여질 수 없으리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리시의 아버지는 아들과 절연하는 대신 이렇게 말했다. "너는 여전히 우리 아들이고, 우린 너를 사랑한단다."

부모님은 아들의 결혼식을 금전적으로도, 심적으로도 지원하겠다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결혼식을 올린 리시와 다니엘 커플은 최근 인도 내 동성애자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인도에도 당연히 동성애자가 존재하지만, 현지에서 동성애는 언급조차 금기시된다. 또한 동성애는 법으로도 처벌받는데, 인도 형법 제377항에 따르면, "같은 성별의 사람과 성관계는 불법이다"라고 명문화돼있기 때문이다.

리시와 다니엘의 사례는 희망적이지만, 여전히 인도에는 자신의 성향을 누구에게도 드러낼 수 없는 동성애자들의 고통이 계속되고 있다.

YTN PLUS 정윤주 모바일 PD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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