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모레 방북...미중 패권 경쟁 속 '복잡한 셈법'

시진핑 모레 방북...미중 패권 경쟁 속 '복잡한 셈법'

2026.06.06. 오후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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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적 전략 안정…미와 대등한 질서 관리자 자신감
싸우되 파국 피하는 '투이불파(鬪而不破)' 전략
시진핑 방북, 동북아 안보 주도권 과시하려는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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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모레(8일)부터 이틀간 북한을 국빈 방문합니다.

2019년 이후 7년 만의 방북이자, 시 주석의 올해 첫 해외 순방인데요.

미중 패권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이루어지는 행보라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국제부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권영희 기자!

올해 첫 순방지로 북한을 택했습니다.

최근 중국이 대미 관계에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고 하던데, 이번 방북에도 그런 배경이 깔려 있다고 봐야 할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중국 외교부 브리핑에서 가장 눈에 띄는 단어가 바로 한자로 안정을 뜻하는 '원딩'입니다.

중국은 미국의 관세나 첨단기술 규제에 반발하면서도 끊임없이 '안정적 관계'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갈등을 덮자는 게 아닙니다.

시 주석이 제안한 '건설적인 전략 안정 관계'라는 개념에는, 중국이 이제 국제사회에서 미국과 대등하게 세계 질서를 관리하는 행위자라는 강한 자신감이 담겨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싸움은 하되 파국은 피한다는 의미의 사자성어 '투이불파(鬪而不破)'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이번 북한 방문 역시 중국이 동북아 안보 지형을 주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것을 국제사회, 특히 미국에 보여주려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됩니다.

[앵커]
미국 입장에서는 북한 비핵화 문제가 가장 중요할 텐데요.

시 주석의 방북을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미국은 지난달 미중 정상회담 결과를 토대로 양국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동 목표에 뜻을 같이했다는 점을 거듭 부각하면서 중국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이번 방북을 계기로 시 주석이 김정은 위원장을 직접 설득해 비핵화 대화로 이끌어 내는 건설적인 지렛대 역할을 해주길 내심 기대하는 눈치입니다.

워싱턴 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김 위원장과 다시 만나 대화하고 싶다"는 뜻을 북측에 전해달라고 직접 요청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다가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물가 부담이나 지지율 반등을 위해 한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은 향후 협상의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 겉으로는 '완전한 비핵화'라는 원칙을 단호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막후에서는 이번 북중 정상회담의 흐름을 주의 깊게 지켜보면서 다음 전략을 준비하는 모습입니다.

[앵커]
그런데 중국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북중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가 최우선 의제가 아닐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면서요?

무슨 이유 때문입니까?

[기자]
중국 내부 전문가들의 시각을 보면 한반도를 바라보는 프레임 자체가 크게 바뀌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제는 북한의 비핵화뿐만 아니라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동북아 전체의 비핵화'를 주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요.

최근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한 한국의 핵 추진 잠수함 건조 문제나, '전쟁 가능 국가'를 추구하는 일본 다카이치 총리의 무장 강화 움직임을 중국은 심각한 안보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이 비핵 3원칙이라는 레드라인을 넘어서 2차 대전 이후의 평화 체제를 흔들려 한다는 게 중국의 시각입니다.

이 때문에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북한 핵 문제 자체보다는, 일본의 신군국주의에 반대하고 전후 시스템을 수호하겠다는 내용의 북중 공동 성명이 발표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됩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최근 눈에 띄게 가까워진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도 이번 방북에 영향을 미쳤을까요?

[기자]
맞습니다.

그 부분도 이번 방북을 촉발한 매우 결정적인 도화선이 됐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시 주석이 북미 대화를 주선하려는 움직임의 이면에 북러 밀착을 견제하려는 정교한 의도가 숨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러시아와 직접 얼굴을 붉히지 않으면서도 북러 사이의 거리를 미세하게 떼어놓을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이고 비용이 적게 드는 카드가 바로 이번 방북이라는 겁니다.

여기에 더해 한미일의 군사적 압박이 거세지자 주변 안보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는 위기감도 시 주석을 움직이게 만들었습니다.

결국 중국은 이번 방북을 통해 경제적으로 여전히 북한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동북아에서 중국의 전략적 리더십을 회복하려는 복잡한 셈법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국제부에서 YTN 권영희입니다.

YTN 권영희 (kwony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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