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보호금 부정 수급자는 쓰레기"...日 시청 단체복 논란

"생활보호금 부정 수급자는 쓰레기"...日 시청 단체복 논란

2017.01.19. 오전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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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의 한 시청 직원들이 생활보호금을 부정으로 수급하는 시민을 '쓰레기'라고 표현한 점퍼를 착용했다가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시장이 공식 사과하고 담당 직원들이 줄줄이 징계를 받았는데도 시민들의 분노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최명신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일본 수도권의 대표적인 관광명소 가나가와 현 오다와라 시가 긴급 사과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시청 직원들이 10년간 착용해 온 단체 점퍼 때문입니다.

[히비야 마사토 / 오다와라시 관계자 : 생활보호계 직원들이 부적절한 표현이 들어간 점퍼를 착용해 시민 여러분을 불쾌하게 해드린 점 (깊이 사과드립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의 로고와 비슷한 가슴 엠블럼에는 '보호계를 깔보지 마라'는 뜻의 일본어가 영문으로 적혀 있습니다.

또 생활 보호금을 부정하게 수급하는 시민을 '악'으로 규정하고 이를 없애겠다며 X자를 해놨습니다.

등에도 "우리는 정의다. 우리를 속여 부정하게 이익을 얻으려 한다면 그들은 쓰레기다"라고 쓰여 있습니다.

직원들은 지난 2007년부터 이 점퍼를 착용해 왔으며, 심지어 생활보호대상자 가정을 방문할 때도 보란 듯 입고 나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어려운 형편의 주민들을 파악해 돌봐줘야 할 공무원들이 오히려 이들을 무시하고 협박한 겁니다.

[시민 :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아무도 반대하지 않았다는 게 의문입니다.]

시청 측은 지난 2007년 한 남성이 생활보호 담당 직원들을 흉기로 공격하는 일이 발생해 직원들의 사기 진작 차원에서 점퍼를 제작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담당 간부 7명을 엄중 주의 조처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10년간 시민을 쓰레기 취급한 것치고는 너무 약한 솜방망이 처분이라며 반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YTN 최명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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