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노빌 원전 사고 30년...여전한 후유증

체르노빌 원전 사고 30년...여전한 후유증

2016.04.25. 오전 06:24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내일(26일)이면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고가 난 지 정확하게 30년이 됩니다.

지금도 사고 현장은 사람의 출입이 통제된 채 버려져 있고, 주변 지역 주민들은 경제난과 방사능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원전 사고 30년이 지난 체르노빌의 현재 모습을 전준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체르노빌 원전 노동자들이 모여 살던 도시 프리피야티.

인구 5만 명이 넘었던 이곳은 원전 사고 뒤 수십 년간 모든 게 멈춘 유령도시로 변했습니다.

원전 주변 2천6백 제곱킬로미터는 지금도 거주 금지 구역이지만, 일부 주민들은 버려진 땅으로 다시 돌아와 살고 있습니다.

오염된 걸 알지만,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빅토리아 베트로바 / 체르노빌 주변 거주민 : 우리도 위험한 걸 알지만, 어떡해요? 살려면 여기밖에 없어요. 여기 말고는 살 수가 없습니다.]

지난 1986년 4월 26일 체르노빌 원전 사고 당시 숨진 사람은 31명.

방사능 관련 질병 사망자까지 합치면 많게는 10만 명이 넘습니다.

당시 방사능에 노출된 사람 가운데 5%만 건강에 이상이 없을 정도로 후유증도 상상을 초월합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재정난에 시달리던 정부가 학교 급식마저 끊어버리면서, 학생들의 건강도 더욱 위협받고 있습니다.

지난 2012년부터 체르노빌 주변 토양오염 조사도 중단됐고, 농부들에게 주던 독성물질 제거제도 끊겼습니다.

[유리 반다체프스키 / 소아과 전문의 : 어린이들이 방사능으로 고통받는 데다가 굶주리기까지 하고 있어요. 방사능에 오염된 음식물을 섭취하다 보니 방사능 수치도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30년 전 사고 원자로는 방사능 유출을 막기 위해 설치한 콘크리트 방호벽에 금이 가면서 다시 철제 구조물을 덮어씌우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공사비는 20억 유로, 우리 돈 2조 5천7백억 원에 달합니다.

30년째 체르노빌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여전히 전력의 절반 가까이를 원전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YTN 전준형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