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 참사...대형 사고 잦은 이유는?

'성지순례' 참사...대형 사고 잦은 이유는?

2015.09.24. 오후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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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

[앵커]
무려 700명 넘게 사망했습니다. 이 같은 대형 참사,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왜 이런 사고가 반복되는 걸까요?

이슬람 교도에게 성지순례란 무엇이길래 이 같은 사고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수많은 인파가 메카를 찾는 걸까요?

전문가 연결해서 자세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산정책연구원 장지향 중동센터장 전화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센터장님 안녕하십니까? 일단 사고가 발생한 사우디의 메카 이슬람 교도에게는 어떤 곳입니까?

[인터뷰]
메카가 이슬람 성지 중 한 곳입니다. 메카와 메디니가 성지 두 곳인데 이 메카는 예언자 무함마드가 태어난 곳이고, 또 이곳을 중심으로 처음 이슬람의 세를 확장한 곳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하지의 성지순례 메카를 찾는 까닭이 메카에 무슬림들에게 신의 집으로 여겨지는 카바신전이 있기 때문이고요.

그리고 이 무슬림들은 하루에 5번 기도를 굉장히 열심히 하는 걸로 알려져 있는데 세계 어디에 있든 바로 이 메카를 향해 엎드리는 이유도 메카에 바로 카바신전이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그런데 이번만 사고가 발생한 게 아니에요. 제가 자료를 보니까 큰 것만 몇 개 소개를 해 드리면 87년에 400여 명이 숨졌고요. 90년에는 1400명이 압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97년에는 텐트촌에 불이 나서 300명이 숨졌고, 2004년에는 200여 명. 그리고 마귀 돌기둥, 여기에서도 2006년에 360여 명이 이미 압사한 사고가 발생을 했습니다.

조금 전에 김종욱 기자가 전해 드렸습니다마는 올해도 지난 11일에 역시 메카에서 크레인 사고로 107명이 사망을 했습니다. 이런 참사가 계속 발생을 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메카로 그리고 성지순례를 계속 가는 걸까요?

[인터뷰]
저도 이 사고 소식을 접하고 정말 또 일어났나 생각이 들어서 굉장히 안타까웠는데요. 가장 쉬운 대답은 우선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 특정 장소에 모이기 때문이 가장 쉬운 대답인 것 같습니다.

동일한 장소에 2만명이 모인다라는 거는 아무리 유능한 사우디 당국이라 하더라도, 사우디 당국이 그렇게 경찰력이나 그런 것이 우수하지는 않습니다. 우수한 당국이라고 하더라도 이것을 통제한다는 것이 굉장히 어렵거든요.

그리고 말씀하셨다시피 무슬림들은 일생에 한 번 성지순례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동일한 시간에 200만에서 300만명이 몰리고 또 일생에 한 번 가는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종교적인 열정 때문에 어느 정도 다들 흥분한 상태이고요.

그리고 또다시 일생에 한 번 가는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연령층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앵커]
저희가 지금 사진이 화면으로 나오고 있습니다마는 사진 두 장을 먼저 보여드릴게요. 일단 이 사진입니다.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한 장소에 지금 2만명이 저렇게 몰려 있어요. 그리고 오늘 사고가 발생한 마귀 돌기둥 사고도 있는데요, 그 사진 하나 보여주시죠. 저기다가 처음에는 기둥에다 돌을 던졌습니다.

이러다 보니까 뒤에서 던진 사람 돌에 맞기도 하고 맞은 편에서 던진 돌에도 맞기도 하고 그래서 지금은 기둥을 벽으로 만들었는데 그래도 사고가 난다고 합니다. 일단 마귀 돌기둥이라는 게 어떤 건지요?

[인터뷰]
그러니까 하지라고 하는 성지순례 의식에 네다섯 종류가 있는데 그중에 하나로 마귀 돌기둥이니까 악마를 쫓는 굉장히 상징적인 의식이라고 하고요.

그러니까 가장 먼저 순례자들이 첫 의식으로는 카바신전에 이걸 맞추고 이 주위를 7바퀴 정도 돌고 그다음에 근처에 있는 미나 계곡으로 가서 텐트를 치고 기도를 하고 밤을 보내고 평원으로 옮겨서 기도를 하면서 일몰을 맞이하고 이제 바로 그 주변에서 돌을 주워서 미나 계곡에 있는 마귀 혹은 사탄 돌기둥에 돌을 던지면서 악마를 쫓는 이런 의식을 재현한 것인데요.

이번에도 그 마귀 돌기둥이 있는 쪽으로 이동해 가다가 여러 명이 넘어지고 이러면서 사고가 났다라고 합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이슬람 교도라면 평생 한 번은 성지순례를 가야 되는 게 다섯 가지 의무 중 하나라고 합니다. 이슬람 교도에게 성지순례라는 게 어떤 의미인지요?

[인터뷰]
말씀하신 5가지 의무, 5가지 기둥이라고 하는데 그것이 하루에 5번 기도를 해야 되고 라마단 금식성월에는 금식을 해야 되고 또 무슬림으로서 신조를 암송을 해야 되고 또 이웃 무슬림들을 돕는 자선활동을 해야 되고 이제 다섯 번째가 성지순례인데요.

평생 한 번 이것을 수행해야지 진정한 무슬림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중동에 가보면 하지라는 신성한 의무를 마친 사람들의 이름을 빗댄 거리 이름도 있고요. 식당 이름도 많고요. 5대 의무이기는 한데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이걸 실천하기는 어려운 거라서 한 번 갔다오는 것이 진짜 가문의 영광 정도로 여겨지고 있고요.

그리고 또 하지 기간에 제가 중동 출장을 가거나 하면 주변 아랍이나 터키 이런 공항들에서 메카로 성지순례를 떠나기 위해서 하얀 옷을 입은 무슬림들이 많이 돌아다니거든요. 하지 때는 순례자들의 몸을 정화하는 의미로 이음새가 전혀 없는 하얀 순례복을 입는다고 하는데 중동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의 무슬림 국가들 그리고 중동 내에서 시아파인 이란 그리고 아랍이 아닌 터키에서도 많은 무슬림들이 성지순례를 하는 것을 정말 굉장히 신성한 의무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717명이 숨졌고요, 800여 명이 부상을 당했습니다. 아산정책연구원 장지향 중동센터장입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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