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한국대사관 피격...세력 넓힌 IS

리비아 한국대사관 피격...세력 넓힌 IS

2015.04.13. 오후 6:38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리비아 한국대사관 피격...세력 넓힌 IS
AD
[앵커]
지난 2월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의 바닷가에서 IS 무장대원들이 이집트 기독교도인 콥트교도 21명을 집단 참수하는 동영상입니다.

북아프리카 한가운데 있는 리비아는 알제리와 이집트 사이에 있는데요.

수도 트리폴리는 리비아 북서쪽에 있습니다.

지중해를 사이에 두고 남부 유럽과 마주해 있습니다.

당시 IS 대원은 지중해 넘어 북쪽을 가리키며 "이탈리아 로마를 정복할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IS 대원 (지난 2월)]
"이슬람과 무슬림에 오랫동안 원한을 품고 십자가를 들고 있던 이들이 곳곳에서 참수당하는 모습을 계속 봐왔을 것이다."

지난 1월엔 리비아 트리폴리에 있는 5성급 고급 호텔이 무장괴한의 공격을 받아 미국인과 프랑스인 등 외국인 10명이 숨졌습니다.

이 또한 IS 소행으로 추정됩니다.

[인터뷰:코린시아 호텔 보안요원 (지난 1월)]
"가방에 폭탄을 넣은 무장 괴한 2명이 저를 끌어안았어요. 한 명은 폭탄이 터졌고, 한 명은 폭발하지 않았습니다."

급기야 어제는 리비아 트리폴리에 있는 한국 대사관이 IS 추정 세력으로부터 공격을 받았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12일 새벽 1시 20분쯤,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 있는 한국 대사관에 무차별 총격이 가해졌습니다.

차를 탄 무장괴한이 기관총 40여 발을 난사해 대사관 입구에 있던 현지 경찰 2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는데요.

우리 공관원들은 대사관 안에 있어 화를 면했습니다.

사건 발생 2시간 후 IS 리비아 트리폴리 지부는 트위터에 한국 대사관 경비 2명을 제거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공격 동기를 밝히지 않아 우리 대사관을 겨냥한 건지, 아니면 리비아 경찰을 노린 건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인터뷰:박대출, 새누리당 대변인]
"재외공관이 습격당하는 일이 드물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IS가 우리나라를 직접적인 협박 대상으로 삼았을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추가 테러 가능성에 대해 대비해야 합니다."

[인터뷰:김종민, 정의당 대변인]
"인질 살해와 잔혹한 처형, 양민 약탈에서 문화재 파괴까지 일삼는 IS는 그야말로 극악무도한 반인륜 집단입니다. 그동안 이들에게 우리 국민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일은 없었지만, 이번 사고를 통해 언제든지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입니다. 이번 일이 한국 대사관 자체를 노린 것은 아니었다는 주장도 제기되지만, 그와는 상관없이 대한민국 영토인 대사관이 침범을 당한 중차대한 사고입니다."

어제 한국 대사관에 이어 오늘 리비아 주재 모로코 대사관도 IS 연계 단체에 폭탄 테러를 당했습니다.

연이은 대사관 테러에 리비아 정정불안에 대한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습니다.

리비아는 지난 2011년 독재자 카다피가 축출된 이후 안정된 중앙정부를 구축하지 못한 채 1,700여 무장 세력이 난립해 불안정 상태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인터뷰:박현도, 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 교수]
"리비아는 정정이 상당히 불안한 상태라서 합법적으로 선출된 정부는 지금 동부 끝쪽에 있는 토부르크란 도시를 장악하고 있고, 지금 트리폴리는 작년 8월부터 이슬람주의자 연합단체거든요, '리비아의 새벽'이라는 그룹이 장악하고 있고. 또 안사르 알 샤리아라는 또 다른 그룹이 같이 있는가 하면요, IS그룹은 이들의 중간 정도 지금 현재 합법적인 정부 근처에 있는 데르나라는 곳을 장악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지금 세 그룹이 엉켜 있기 때문에 사실상 굉장히 혼란한 상태입니다."

이렇게 무장 집단이 난립한 리비아 혼돈 상황이 IS의 성장 기반이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내전에 지친 주민이나 군소 무장 세력이 상황을 통제해줄 것처럼 보이는 IS 쪽으로 투항하는 현상이 시리아와 이라크에 이어 리비아에서도 재현되고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박현도, 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 교수]
"아무래도 풍선효과라고 말씀을 드릴 수 있는데요. 이라크하고 시리아를 장악하면서 자신들의 건재를 과시하다가 지금 이라크 상황이 IS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안 좋거든요. 지금 이라크군이 반격을 해오고 미군을 포함한 연합군의 공격으로 인해서 세력이 위축되다 보니까 시리아 쪽으로 가기도 하고 리비아 쪽에서 풍선 한쪽을 누르니까 다른 쪽에서 튀어나오는 겁니다."

따라서 당분간 리비아 내에서 IS 테러는 계속될 거란 전망입니다.

그리고, 한국인과 한국 대사관이 테러의 표적이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인터뷰:박현도, 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 교수]
"아주 혼잡스럽고 정치적으로 혼란하기 때문에 그래서 앞으로 리비아에서는 이러한 일들이 강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큽니다. 지난번에 이집트 그리스도교인들을 죽인 것도 리비아거든요. 리비아는 정치가 안정될 때까지는 IS의 만행이 지속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우리는 사실 언제든지 공격 대상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친미국가이기도 하고요."

유네스코의 잠정적인 등재 대상에 올라있는 세계유산이죠.

고대 아시리아 도시, 님루드의 유적이 파괴되는 모습입니다.

IS는 드릴과 톱, 망치를 사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제는 아예 폭탄을 사용해 일대를 초토화 합니다.

[인터뷰:IS 대원]
"우리는 우리가 장악한 모든 지역에서 다신교의 표징을 없애고 유일신교를 퍼뜨릴 것이다. 맹세코 우리는 다신교의 표징과 이슬람을 거부하는 자(시아파)들의 묘지와 성지를 파괴할 것이다. 우리는 십자가를 박살 내고, 미국 내 이교도의 집인 '검은 집'(백악관)을 무너뜨릴 것이다."

이미 지난해 7월 미국 대사관이 치안 악화를 이유로 트리폴리에서 철수한 이후 대부분의 서방국가 대사관들은 리비아에서 철수했습니다.

우리 정부도 지난해 7월부터 현지 공관원 일부를 튀니지로 임시 철수시켜 리비아 트리폴리에 있는 공관원과 2주 간격으로 교대 근무를 하도록 해왔는데요.

현재는 리비아 주재 대사관의 전면 철수가 검토되고 있습니다.

이번에 공격당한 트리폴리 주재 한국대사관은 지난 2011년에도 무장괴한에 약탈당한 적이 있습니다.

또 지난해 1월에는 트리폴리 주재 코트라 무역관장이 현지 무장세력에 납치됐다 사흘 만에 구출되기도 했죠.

무리하게 공관을 유지하는 것보다 지금은 우리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는 것 다시 한 번 기억해야겠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