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통] '의문 투성이' 독일 여객기 추락 사고

[뉴스통] '의문 투성이' 독일 여객기 추락 사고

2015.03.25. 오후 6:39.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인터뷰:앤더슨 쿠퍼, CNN 앵커]
"잔해가 어느 정도 흩어져 있죠?"

[인터뷰:장 루이 비트릭스, 산지기]
"잔해는 거의 2, 3헥타르에 걸쳐서 산에 흩뿌려져 있습니다. 아주 미세한 조각들이고 가장 커봤자 1, 2제곱미터 정도예요. 비행기는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맑은 날, 멀쩡히 날고 있던 비행기가 산에 부딪혀서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탑승객 150명 모두 숨진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목격자들은 비행기가 폭발하며 파편이 되어 아예 사라져버린 듯 보인다고 말할 정도입니다.

그만큼 비행기에 가해진 충격이 컸다는 얘기일 텐데요.

사고 당시 목격자들은 비행기가 너무 낮은 고도로 날고 있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세바스티앙, 비행기 추락 목격자]
"비행기가 2~3초 동안 너무 낮은 고도로 날고 있는 걸 봤는데요. 그걸 보자마자 저는 비행기가 산에 부딪힐 것을 예감했습니다. 에스트로 산은 고도가 3천 미터나 되기 때문에 피하는 건 불가능하죠."

실제로 사고 항공기의 고도와 속도를 보면요.

사고기는 순항고도에 도달한 지 1분 만에 급강하하기 시작해 이후 추락할 때까지 8분 동안 고도가 낮아집니다.

전문가들은 항공기 사고의 80%가 이착륙 과정에서 발생하고 순항고도에 진입한 항공기에서 사고가 나는 것은 10%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는데요.

굉장히 급격하게 고도가 떨어지는데도 속력은 줄어들지 않습니다.

그 만큼 가속도가 붙어서 충격은 더 컸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도대체 어쩌다가 이 비행기가 추락한 걸까요?

[인터뷰:이호일, 중원대 항공운항과 교수]
"조종사가 3만8천이나 고고도에서 거의 8분 만에 6천 피트로 급강하한 여건이 사고하고 관련 있는 것 같습니다. 기체 내의 여압계통, 비행기 내의 압력하고 외부 압력에 차이가 생기면 기체 내부에 밀폐된 공기가 순간적으로 터졌을 때 산소가 없는 3만8천의 높은 고도의 공기가 들어오게 되면 산소가 없기 때문에 타신 승객분들이 거의 산소 고갈 상태에서 의식을 잃게 되죠. 그런 경우에는 조종사가 급강하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기체 부식 등으로 인한 급감압이 발생했기 때문에 조종사가 숨 쉴 공기를 확보하기 위해 일부러 고도를 낮췄을 거란 얘기인데요.

강하가 계속된 마지막 8분 동안 조종사는 조난 신호조차 보내지 않았습니다.

스스로 상황을 제어할 수 있다고 믿었던 걸까요?

아니면 조종사 신변에 어떤 문제가 생겼던 걸까요?

조종사가 강하하는 과정에서 알프스 산악지대의 고도 계산을 잘못하는 실수를 저질렀을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인터뷰:앤더슨 쿠퍼, CNN 앵커]
"추락 장소는 어떤 곳입니까? 접근하는 게 어렵습니까?"

[인터뷰:장 루이 비트릭스, 산지기]
"네, 몹시 어렵습니다. 도로나 길이 없어요. 산세가 험한 지형이고 커다란 산 바닥에서 60도나 70도 정도 경사가 진 곳입니다. 비행기는 산을 들이박고 분해된 것 같습니다."

사고 당시 날씨도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프랑스 기상청은 당시 사고 지점의 기상이 양호했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이 지역에 지중해성 구름이 많이 생겨 난기류가 생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전문가는 지적합니다.

[인터뷰:이호일, 중원대 항공운항과 교수]
"지중해성 기후라고 하는 것은 지중해가 많은 물을 포함하고 있다 보니까 뜨거운 물들이 올라가서 북쪽으로 올라가게 됩니다. 올라가다 보면 알프스 상공에 벽이 막혀서 구름이 많이 생기죠. 그래서 대부분 유럽 여행하실 때 몽블랑 상공에 가보신 분들도 많을 텐데 몽블랑 올라가서 구름 속에만 있다 나왔다, 이런 분들이 많으시잖아요. 주로 지중해성 구름들이 알프스 상공에 많이 모이다 보면 난기류도 생깁니다. 항공기가 흔들리는. 그러다 보면 알프스 직상공은 조종사들이 좋아하는 항로는 아닙니다."

그런가 하면 사고 기종이 지난해 12월 실종된 인도네시아의 항공기와 같은 기종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에어버스 A320 기종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습니다.

당시 인도네시아 수라바야에서 싱가포르에 가던 중 에어아시아의 A320 여객기가 자바해에 추락해 162명이 숨졌죠.

그리고 지난 2009년 1월 미국 뉴욕 허드슨 강에 불시착한 US에어웨이의 여객기도 같은 기종이었습니다.

지난 15년간 인명 피해로 이어진 A320 여객기 사고는 모두 12차례 발생했습니다.

[인터뷰:마이클 바,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교 항공 안전 전문가]
"지난 15년간 에어버스의 A320 기종은 12번 사고가 났습니다. 이번 사고와, 지난해 12월 인도네시아에서 일어났던 사고는 현재 조사 중이기 때문에 원인 규명이 된 건 10건이죠."

이에 대해 에어버스사는 전 세계에 깔린 A320만 6천2백 대로, 2.5초에 한 번씩 A320 계통 기종이 이착륙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A320이 연료 대비 효율성이 높아 저가 항공사들이 많이 이용하다 보니 그만큼 사고가 자주 일어난다는 겁니다.

하지만 일부 루프트한자 승무원들은 사고 이후 비행기 탑승을 거부해 7개 비행이 취소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플로리안 그렌첸되르퍼, 루프트한자 대변인]
"오늘 밤 뒤셀도르프에서 떠나려던 항공기 7편의 비행을 취소해야 했습니다. 예를 들면, 취리히나 런던, 마드리드로 가려던 비행기죠. 왜냐하면, 승무원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비행 예정이던 몇몇 승무원들이 비행을 못 하겠다고 통보해왔습니다. 개개인의 판단에 따른 것이죠."

하지만 루프트한자 항공사 대표는 비행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

대신 승무원들의 마음을 이해한다며 동료들의 죽음에 충격을 받았을 거라고 해명했습니다.

[인터뷰:카르스텐 슈포어, 루프트한자 최고경영자]
"(사고기에 결함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질문에) 아니오. 정반대입니다. 그 비행기는 기술적으로 훌륭한 상태였습니다. 루프트한자 기술소에서 바로 전날 점검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동료를 잃은) 승무원들이 당장 내일부터 정상적으로 비행할 수 없다는 걸 이해할 수 있습니다."

지난 12번의 A320 사고 중 현재 조사 중인 두 건을 제외하고 10건의 원인이 규명됐는데요.

사고 전문가는 10건 중 8건이 조종사 과실이라고 밝혔습니다.

[인터뷰:마이클 바,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교 항공 안전 전문가]
"10번의 A320 여객기 사고 중 8번은 인재였습니다. 나머지 둘 중 미국 뉴욕 허드슨 강에 불시착한 사고는 캐나다 기러기 3마리가 양쪽 엔진에 빨려 들어간 사고였죠. 그리고 또 다른 사고는 지난 2005년 LA공항에서 있었던 사고였는데 노즈 기어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앞바퀴가 90도 상태로 착륙했기 때문이죠. 앞바퀴가 젖혀진 기계 오류였던 거죠. 새는 자연재해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A320 사고 대부분은 조종 미숙에 따른 인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비행 과정에서 항공기에 기술적 결함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에어프랑스의 A320 여객기가 지난 2009년 비행 속도를 잘못 측정해 폭풍우 속에서 대서양에 추락했고, 루프트한자 에어버스 기종도 지난해 11월 자동조종장치 결함으로 1분에 4천 피트 급하강하는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사고 원인을 밝혀줄 블랙박스 음성녹음장치가 현장에서 발견돼 분석에 들어갔습니다.

[인터뷰:베르나르 카즈뇌브, 프랑스 내무장관]
"사고 직후 몇 시간 만에 우리는 블랙박스를 찾았습니다. 블랙박스를 분석해 조사가 빠르게 이뤄지도록 도울 것입니다."

9천7백 미터를 급강하하는 8분 동안 비행기 안에서 어떤 일이 있었던 건지, 조종사는 왜 조난 신호를 보내지 않은 건지 집중 분석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더불어 수색대는 시신 수습과 함께 비행기록장치를 찾는 데도 주력할 예정입니다.

사고 지점이 해발 2천m의 험준한 곳이라 시신 수습에만도 수일이 걸릴 전망인데요.

150명의 소중한 생명이 왜 이런 곳에서 눈을 감아야 했는지 정확한 사고 원인이 하루 빨리 밝혀지길 바랍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