덮쳐온 회색구름에 최소 70여 명 사상 [홍태경·신호]

덮쳐온 회색구름에 최소 70여 명 사상 [홍태경·신호]

2014.09.29. 오후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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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 나가노현 온타게 산에서 화산이 분출해 30여 명이 숨졌습니다.

지난 주 토요일 12시 쯤에 발생한 것인데 요즘 일본도 가을 단풍철을 맞아서 정상에 많은 등산객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유튜브에 올라온 분출 당시 모습인데요, 엄청난 규모죠. 분출 이후 사진은 더 처참합니다.

온 산이 화산재로 뒤덮였는데요.

집이 있던 곳이었나, 추정만 할 뿐 아무 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이 곳에서 생존자를 찾기 위한 구조대의 움직임도 시작이 됐습니다.

구조대만 컬러로 인쇄를 한 듯한 사진입니다.

화산재로 뒤덮인 산을 구조대가 뚫고 들어가서 인명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 회색빛 화산재를 뚫고 구조작업을 하기도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문제는 일본의 또 다른 화산도 분출 가능성이 있다는 점인데요, 국제부 취재기자 그리고 전문가와 함께 이 문제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스튜디오에 국제부 신호 기자, 연세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과 홍태경 교수 모셨습니다.

두 분 어서 어서오십시오.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먼저 신호 기자, 분화라고 하죠.

화산폭발이 아니고 일반 온타게산, 3067m 인데 11시 53분에 분화가 이루어진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온타케산은 일본 중부지방에 있는 산인데 편백나무로 유명하고 그리고 일본에서 아름다운 산을 꼽자면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그런 산이라고 합니다.

주말을 맞아서 가을 산행에 나선 등산객들이 많았는데 그제 27일 낮 11시 53분에쾅하는 소리와 함께 화산재가 분출됐습니다.

지금 보는 화면은 화산 분화 당시 등산객이 휴대전화로 찍은 영상인데요.

처음에는 분화구 근처에만 화산재가 뭉게구름처럼 피어오르다가 화산재 확산 범위가 점점 넓어져서 산 아래 지역까지 어두워지는 모습을볼 수 있습니다.

등산객들이 줄지어 산 아래로 내려오고시간이 지날수록 촬영된 화면도 크게 떨립니다.

나중에는 아예 화재 현장 속에 들어간 것처럼 앞을 보기도 어려워지고 어디로 가야할지도 알 수 없는 상태가 되고 맙니다.

화면을 촬영한 분의 다급한 목소리,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어떻게 이 계단 아래로 내려가는게 나을라나? 아래로 내려가자. 위험하다. 비탈길로 가는게 나을라나? 아 저리로 가자."

[앵커]

등산객들도 어디로 가야할지 모를 정도로 지금 당황한 그런 장면을 볼 수 있는데 아무래도 그러다 보니까 등산객들도 대피할 곳을 제대로 찾지 못한 거죠?

[기자]

정상 부근에 있던 등산객들의 피해가 컸는데요.

정상 부근에 있는 사람들은 화산이 분화하면서 갑자기 비상사태가 발생하니까 산 아래까지 내려오지 못하고 산장이나 인근 대피소를 찾았습니다.

하지만 31명이 사망 또는 심페정지 상태로 집계됐고 40명이 중경상, 45명이 행방불명됐습니다.

의사의 사망 판정을 받은 경우는 4명, 시신이 수습되지 않아 심폐정지로 분류한 사람은 27명인데 사실상 사망과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행방불명자는 일부 사망이나 부상자와 겹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사상자 수는 최대 11여 명, 그리고 최소로 잡아도 70여 명으로 추산할 수 있습니다.

화산분화 직후에 유독가스가 많이 퍼져서 어제 오후 2시에 시신 수습과 구조활동이 중단됐다가 오늘 아침 7시부터 다시 재개됐습니다.

이번에 나온 분출물은 최대 2백만 톤 정도로 추정됩니다.

규모가 큰 편은 아닌데 사전 예보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산에 오른 등산객들이 많아서 피해가 컸던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홍태경 교수님.

일본 같은 경우 워낙 화산도 많고 지진도 많고 그래서 평소에 감시 시스템이 잘 되어 있는 나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번에 어떻게 전혀 사전에 예측하지 못했던 것입니까?

[인터뷰]

일본 같은 경우에는 화산, 지진 등이 많이 발생해서 곳곳에 지진계와 화산을 탐지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데요.

특별히 이 화산이 발생했던 지역 같은 경우에는 지진계 뿐만이 아니라 경사계 그리고 변형률계 같은 것이 설치되어 있는데 기본 운리는 화산이 분출하기 전에 땅의 흔들림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것을 지진계가 탐지를 하게 되고요.

그다음에 화산 부분이 부풀어오르는 게 관측이 되는데 이것을 경사율계나 변형률계가 탐지를 합니다.

일반적인 화산 분화에서 나타나는 마그마가 팽창을 해서 화산이 올라오는 그런 형태로 분화한 게 아니라 지각 내에 있던 증기가 있는 압력이 높은 증기들이 일시에 지각을 뚫고 나오면서 발생한 현상으로써 이 지진이 80여 회 관측이 된 바가 있지만 기타 변형이 되거나 화산이 부풀어 오는 현상은 관측이 되지 않아서 화산이 이렇게 분출할 것이라고 예측을 못한 상황입니다.

[앵커]

이렇게 예측을 못해서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사실 화산 쇄설류 때문에 인명 피해가 많았다, 이런 지적도 있는데요.

일단 정혜윤 기자의 리포트를 보고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자]

화산이 폭발하는 순간 뜨거운 용암이 솟구치고 검은 화산재가 수십km 상공까지 치솟습니다.

1,200도의 뜨거운 용암이 강처럼 흐르며 주변을 불태웁니다.

하지만 실제로 가장 큰 피해를 주는 것은 용암이 아닙니다.

화산재가 분출하다 갑자기 산아래로 흐르는 화산 쇄설류입니다.

쇄설류는 용암과 암석 파편, 화산 가스가 한 덩어리가 돼 시속 130~180km로 빠르게 주변을 덮칩니다.

따라서 사람이 쇄설류를 보고 난 뒤 대피하기는 사실상 어렵습니다.

온도도 500~700도에 달해 나무에 닿으면 화재가 발생하고 생물은 심각한 화상을 입게 됩니다.

특히 뜨거운 재가 코로 들어가면 호흡기 점막이 손상돼 숨을 쉴 수 없습니다.

[인터뷰:이윤수, 지질자원연구원 박사]
"화산 주변 인가 상황에 따라 변수가 잇지만 보통 화산재(쇄설류)로 인한 피해가 평균 70% 이상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표적인 화산 재앙으로 알려져 있는 폼페이에서 발굴된 시신들이 모두 웅크린 채 발견되는 것도 화쇄류의 뜨거운 열기 때문입니다.

화쇄류 다음으로 위험한 현상은 분출물들이 물과 함께 흘러내리는 화산성 홍수인 '라하르', 경사면을 따라 시속 100km로 흐르기 때문에 주변을 휩쓸어 버립니다.

특히 기존 분화구에 고여 있는 물이 많을수록 위협은 더 커집니다.

YTN 정혜윤입니다.

[앵커]

지금 쇄설류라고 얘기가 나왔는데 이게 온도가 500도에서 700도가 되는데 화산재로 이해하면 되는 겁니까?

쇄설류의 위력이 이렇게 대단한 겁니까?

[인터뷰]

일반적으로 화산재라고 하는 것들은 질량이 작기 때문에 폭발과 함께 공중으로 떠오르는 현상이 있고요.

우리가 일반적으로 화쇄류라고 하는 것은 주로 가스와 암석 파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까 질량이 커서 화산재는 위로 올라가는 데 반해서 이것은 산 경사면을 타고 아래로 흐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산 경사부가 경사가 급하면 급할수록 좀더 빠르게 흐르는 현상이 있는데요.

그런데 이 속도가 굉장히 빨라서 속도가 최고 제트기의 속도와 같은 시속 700km 에 이르는 빠른 속도로 이동을 하게 되고요.

그다음에 온도로는 1000도에 이르기도 하거든요.

그러다보니까 굉장히 위력이 크기 때문에 근처에 있는 사람이라든지 동물, 식물같은 경우에는 이 화쇄류가 근처만 지나가도 큰 피해를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앵커]

상당히 무서운 그런 화쇄류인데.

지금 온타케 산에서 계속 분화가 되고 있는 것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금 만 이틀이 지났는데 여전히 분화가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화산 구름의 양은 어제 보다는 훨씬 많이 줄었다고 합니다.

화산 분화가 이렇게 멈추지 않으니까 저러다가 크게 폭발하면 어쩌나 이런 걱정도 커지고 있는데 일본 기상청이 이 화산재를 분석을 해봤더니 용암이 분출될 정도로 그런 화산의 폭발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설명했지만 하지만 화산재가 100km 밖에서 관측되면서 보건당국에도 비상이 걸렸다고 합니다.

호흡기 질환과 안과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외출을 삼갈 것을 당부하고 있습니다.

수확을 앞둔 농작물 피해신고도 잇따르고 있어서 화산재 분출이 장기화되면 피해 규모도 계속 커질 전망입니다.

[앵커]

홍 교수님, 온타게 화산 분화는 잦아드는 걸로 봐도 되는 것입니까?

[인터뷰]

그럴 가능성이 높은데요.

우리가 일반적으로 화쇄류가 발생하게 될 때 여러 가지 이유에서 발생을 하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마그마방에서 마그마가 올라오면서 부피가 팽창을 해서 화쇄류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고요.

이번 과 같이 안에 있는 뜨거운 온도에 의해서 갖혀져 있는 증기가 팽창하면서 폭발적으로 나오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런데 그 폭발성이라고 하는 것이 지표를 덮고 있는 퇴적층의 두께와 밀도에 굉장히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1991년도 화산이 폭발한 전례가 있는데 당시 40여 명이 사망을 했었거든요.

그때 그 화산이 표층이 화산재나 화산 퇴적물로 두껍게 있어서 당시에 폭발하게 될 때 화쇄류의 영향이 굉장히 컸습니다.

이번 같은 경우에는 이곳 화산은 1970년대부터 화산 징후가 보이지 않았던 화산이거든요.

1980년, 90년 오면서 조그마한 분화가 관측이 되기 시작했는데 그러다보니까 표층이 굉장히 얇습니다.

그래서 두껍지 않은 곳에서 증기가 나오는 곳들도 굉장히 일시적으로 조금만 갖췄을 때 나오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굉장히 많이 증기가 분출됐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점차 잦아들게 될 것이고 안정화에 이를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앵커]

점점 이게 안정화에 든다고 해도 일본에는 화산이 많잖아요.

그러다보면 다른 화산들도 예측 가능한 상황에서 또 분화를 하지 않을까 이런 불안감이 커질 것 같은데요.

[기자]

활동을 하는 화산이라는 표현으로 우리가 활화산이라고 표현하는데 일본에는 110곳 정도, 110곳 정도가 넘는다고 하는데 그 정도가 활화산으로 분류가 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우리가 일본의 지붕이라고 부르는 후지산을 포함해서 47곳 정도는 언제 폭발할지, 언제 분화할지 알 수 없는 상태라고 합니다.

지난해에도 일본 남부 사쿠라지마 화산이 폭발했고 그리고 후지산 역시 지난해에 진입로가 무너지고 도로가 갈라지는 등 이상 징후가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2011년에는 규슈의 산모에다케 화산이 폭발해서 사람들이 대피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에 지각활동이 활발해져서 화산 폭발 위험도 커지고 있다고 경고 하고 있습니다.

[앵커]

홍태형 교수님, 일본은 이른바 환태평양지진대, 이른바 불의 고리에 속해 있는데.

이번 분화 직전에도 페루에서 지진도 있었는데요.

요즘에 유난히 불의 고리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는데 괜찮은 것입니까?

[인터뷰]

2004년 이후로 전세계 곳곳에서 초대형 지진이라고 하는 규모 7. 0 이상의 지진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데요.

이런 지진들이 연관성은 다 태평양연안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지진들은 판 경계부에서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그로 인해서 큰 지진으로 연계되고 있습니다.

이런 지진이 발생할 때마다 인접 지역에 있는 화산지대와 같은 경우에는 마그마막 안에 마그마가 압력이 높아지게 되고 분화할 수 있는 가능성에 점점 가까워 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현상들은 앞으로 더 지속될 가능성이 있고요.

점점 우려감은 더 커져가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2004년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이렇게 상당히 강도가 센 지진들이 잇따라 일어났어요.

[인터뷰]

2004년 수마트라 대지진은 규모 8. 0 이상의 지진으로 봤을 때 1960년 이후로 약 40여 년 만에 발생한 큰 지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큰 지진이 발생하고 나서 연거푸 지금 10여 년밖에 안 흘렀는데도 불구하고 규모 8. 5 이상의 지진이 6, 7회 정도 발생을 했거든요.

이런 초대형 지진들은 전지구적으로 시기적으로 집적해서 발생하는 경향이 있고 한번 발생을 했다 하면 인근 화산대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고 또 다른 큰 지진을 유발하는 연동 현상을 만들어되게 됩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이런 현상들은 앞으로도 10여 년 이상은 지속될 걸로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우리나라는 어떻습니까.

지금 불의 고리, 노란색으로 표시된 지점이 환태평양 지진대라고 할 수가 있을 텐데, 우리나라 앞에 일본이 이렇게 있는 모양새이기는 한데 제주도 한라산 같은 데라든지 또 다른 우리나라에 영향은 없는 겁니까?

[인터뷰]

최근 연구 결과에 의하면 우리가 백두산 같은 경우에는 활화산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상황이고요.

그다음에 우리나라 화산이 관측되고 있는 곳이 울릉도와 제주도가 되겠는데 제주도 아래쪽으로 바로 일본 열도를 뚫고 지나가는 필리핀판이 제주도 아래까지 이르고 있는 것이 사이즈믹 영상으로 확인이 됐습니다.

일본 학자에 의해서 발견된 결과인데요.

이 결과에 의하면 굉장히 뜨거운 불기둥이 제주도 하부에도 다다르고 있는 영상이 확인이 됐거든요.

하지만 지표에서 관측을 해볼 때 제주도 화산이 특별히 분화 조짐이라든가 온도가 높다든가 이런 것은 관측되고 있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아직까지 굉장히 이견이 있는 상황인데.

현재 이 필리핀판에 의해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남아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앵커]

백두산은 어떻습니까?

[인터뷰]

백두산 같은 경우에는 동일본대지진 이후에 러시아 과학자에 의하면 굉장히 많은 분화, 증기가 관측이 됐다라는 보고가 있는데요.

2006년 이후로는 지진발생 빈도가 증가하는 현상은 관측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점점점 아직까지는 안전화를 찾고 있다고 하지만 1903년에 최종적으로 최후 분화한 적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분화 경향은 앞으로 몇 년 후에는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

일본 온타케 산 분화와 관련해서 연세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과 홍태경 교수, 국제부 신호 기자와 함께 알아봤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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