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대 흑인여성 백인에 피살...인종갈등 고조

미국 10대 흑인여성 백인에 피살...인종갈등 고조

2013.11.16. 오전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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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디트로이트시에서 10대 흑인 여성이 백인 남성이 쏜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심야에 술에 취한 상태에서 주택 현관 앞에 있다가 집주인의 총에 맞았는데 과잉 대응이냐, 정당 방위냐를 놓고 논란이 일면서 인종 갈등이 또다시 고조되고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정재훈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사건이 일어난 건 지난 2일 새벽.

흑인 여성 19살 맥브라이드는 디트로이트시 교외에서 차를 몰고 가다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았습니다.

혈중 알코올 농도 0.218%의 만취 상태에서 맥브라이드는 사고 현장 근처를 배회했습니다.

맥브라이드는 몇 시간 뒤 사고 지점에서 몇 블록 떨어진 주택 현관에서 얼굴에 총을 맞고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인터뷰:경찰 무전기 음성]
"한 남성이 911에 신고를 했다. 주택 현관 앞에서 총에 맞은 여성이 발견됐다. 흑인 여성이다."

총을 쏜 사람은 집주인인 54살 백인 웨이퍼.

누군가 집안으로 침입하려는 것 같아 총을 쐈다며 정당방위를 주장했고 경찰은 일단 웨이퍼를 체포하지 않았습니다.

유족과 인권단체들은 그러나 맥브라이드가 흑인이라는 이유로 과잉 대응에 희생됐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무기도 없는 10대 여성이 현관 앞에 서 있다고 총을 쏠 이유는 없다는 겁니다.

흑인 사회의 반발이 거세지자 당국은 사건 발생 10여 일만에 웨이퍼를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인터뷰:킴 워시, 웨인카운티 검사]
"증거들을 살펴본 결과 가해자의 정당방위는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사건은 흑인 고교생을 총으로 살해했지만 무죄평결을 받은 조지 지머먼 사건과 유사해 미국에서 흑백 인종갈등이 다시 고조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YTN 정재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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