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이수현'이 남긴 것

'청년 이수현'이 남긴 것

2013.02.09. 오전 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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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지난 2001년 1월, 도쿄의 한 전철역에서 한국인 청년 한 명이 숨졌습니다.

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려다 숨진 고 이수현 씨 얘긴데요.

12년이 지난 지금도 이수현 씨는 일본 사회에 고귀한 희생정신의 상징으로 살아 숨쉬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이승열 리포터가 전합니다.

[리포트]

사람들이 한마음으로 부르는 노래는 잊을 수 없는 한 청년에게 바치는 것입니다.

12년 전 도쿄 신오오쿠보 역에서 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려다 숨진 고 이수현 씨.

매년 기일에 즈음해 열리는 추모행사에는 고인의 부모님도 참석했습니다.

[녹취:신윤찬, 고 이수현 씨 어머니]
"명절 때나 이럴 때는 정말 보고싶을 때가 많거든요.같은 또래 아이들을 본다거나 이럴 때는 그러면 항상 여러분들을 머리에 떠올려요."

'생명의 무게와 중요성'이라는 주제로 열린 초등학교 6학년 도덕 수업 시간.

고 이수현 씨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토론하며 학생들은 타인을 위한 희생의 고귀함을 배웁니다.

[녹취:이케다 미호, 시로노우에 초등학교 6학년]
"이수현 씨의 용기있는 행동이 마음을 울렸습니다."

[녹취:와카타 모리유키, 시로노우에 초등학교 교장]
"그 고귀한 행위는 아이들에게도 마음 속에도 이어져 갈 것이고 생명의 소중함을 한 명, 한 명의 아이들에게 생각할 수 있게 해준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됩니다."

극도의 이기주의로 치닫는 사회 분위기와 이웃에 누가 사는지조차 잘 모르는 단절된 인간 관계.

한 청년의 희생은 일본 사회의 그늘을 일본인 스스로 돌아보고 반성하게 만들었습니다.

지금도 이수현 씨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영화와 문학작품이 잇따르고 있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녹취:시미즈 요시히로, 애니메이션 프로듀서]
"작품을 쓰면서 이수현 씨를 떠올렸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구하고 싶다는 마음이 본래 인간의 가장 인간다운 마음이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막연히 반감을 갖고 있던 한국을 일본 사람들이 다시 보게 된 것도 이수현 씨를 통해서 였습니다.

[녹취:이케나가, 이수현 씨 추모영화 출연배우]
"알지도 못하는 일본인을 위해 자신의 몸을 던진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한사람의 존재로 한일관계가 굉장히 가까워졌다고 생각해요. 우리들은 그렇게 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본 사회에 큰 울림을 남긴 고 이수현 씨.

27살 아름다운 청년이 떠난 자리에는 일본인들이 마음으로부터 전하는 꽃다발이 언제나 놓여있을 겁니다.

도쿄에서 YTN 월드 이승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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