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 창당 90년...두 정치 거물의 엇갈린 행보

중국 공산당 창당 90년...두 정치 거물의 엇갈린 행보

2011.07.01. 오후 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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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공산당 창당 90년을 맞은 중국은 오늘 기념행사를 통해 '홍색 열풍'이 최고조에 이르렀습니다.

중국 전역이 '홍색 열풍'에 휩싸인 가운데 내년 중국 지도부 입성을 노리는 두 정치 거물이 엇갈린 행보를 보여 주목됩니다.

베이징 김승재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공산당 창당 90주년 기념일을 이틀 앞둔 지난달 29일.

중국의 직할시 충칭에서는 중국 공산당의 혁명 가요인 홍색 가요 10만 곡 이어 부르기 행사가 열렸습니다.

충칭 시의 보시라이 당 서기가 주관한 이 행사는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까지 초청했을 정도로 성대하게 치러졌습니다.

현재 중국 전역으로 확산된 홍색가요 부르기 캠페인은 2년 전 보시라이 서기의 주도로 시작된 행사입니다.

같은 날 광둥 성의 성도 광저우 시.

시내는 물론 심지어 성 정부와 시 정부 건물에조차 공산당 창당 축하 현수막이나 간판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이날 광둥 성의 왕양 당 서기는 광저우에서 열린 공산당 창당 90주년 기념행사에서 보시라이 서기를 겨냥한 듯 뼈 있는 말을 던졌습니다.

[녹취:왕양, 광둥 성 당 서기]
"화려한 꽃과 박수 소리에 인민 대중의 목소리가 묻혀서는 안 됩니다. 숫자로 나타나는 성과로 현존하는 문제를 덮어버리지 맙시다."

이런 입장차는 두 정치 거물의 정치적 배경이 서로 다르다는 점에서 주목 받고 있습니다.

왕 서기가 후진타오 주석의 권력 기반인 공산주의청년단 출신인데 비해 보 서기는 중국 혁명원로와 고위간부 자제로 구성된 태자당 출신입니다.

내년 가을 중국의 제5세대 지도부 구성을 앞두고 왕 서기와 보 서기로 대표되는 두 개의 정치세력이 벌써부터 공산당 안에서 치열하게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YTN 김승재[sj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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