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살모넬라균 달걀' 파문 퍼져

미, '살모넬라균 달걀' 파문 퍼져

2010.08.27. 오전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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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미국인들이 가장 많이 먹는 식품 가운데 하나인 달걀이 살모넬라균에 오염된 채 유통된 사실이 드러나자 소비자들이 크게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미국 주의 절반 가량에서 대규모 식품업체들이 살모넬라균 감염 우려가 있는 달걀을 판매한 것으로 조사돼 사상 최대규모의 회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를 연결합니다. 이광엽 특파원!

식품안전국으로 통하는 미국에서 먹을거리 파문이 커지고 있군요. 현재 몇개 주에서 계란이 회수되고 있습니까?

[리포트]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를 비롯한 23개주에서 살모넬라균 오염 가능성이 있는 달걀들을 회수하고 있습니다.

회수 대상에 오른 달걀 수는 현재까지 5억5,000만개에 이릅니다.

미국에서 이뤄진 달걀 리콜 가운데 이번 사태가 최대 규모입니다.

보건당국은 지난 몇 달 사이 예년보다 살모넬라균 감염 환자가 3배가량 급증하자 원인을 찾다가 결국 계란에서 문제를 발견했습니다.

아이오와주의 '라이트 카운티 에그'와 '힐란데일 팜스'사가 오염된 계란을 공급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아직 사망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확인된 식중독 환자 수만 현재 1,300여 명입니다.

한인 재외동포들이 가장 많이 사는 이곳 로스앤젤레스에서도 살모넬라균 감염환자가 6명 확인됐고 70여명에 대해서는 조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질문]

현재 조사가 진행되고 있겠지만 살모넬라균 오염 원인은 무엇으로 추정되고 있습니까?

[답변]

닭 모이가 감염 원인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졌습니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문제의 계란을 생산한 '라이트 카운티 에그'와 '힐렌데일 팜스'에서 사용한 닭 모이가 전국적인 살모넬라 균 파문의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닭 모이는 살모넬라 균을 없애기 위한 열처리를 거친 다음에도 오염될 수 있어 현재로서는 어느 단계에서 감염됐는지는 불확실합니다.

살모넬라는 식중독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박테리아로 심하면 목숨을 잃을 수 있습니다.

살모넬라 균은 쥐같은 설치류나 벌레서 옮겨집니다.

보건당국은 오늘 감염 우려가 있는 브랜드를 2개 추가했습니다.

이로써 2개 회사가 공급한 문제의 계란은 브랜드가 모두 30여 개가 됐습니다.

그런데 제조사들이 계란에 복잡한 기호로 표시를 해 소비자들이 문제가 있는 계란인지를 파악하는데 상당히 시간이 많이 걸리고 있습니다.

[질문]

이번 파문을 계기로 대규모 양계장들의 위생 상태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면서요?

[답변]

지난해 한 동물보호단체는 메인주의 대규모 양계장에 위장 취업해 비위생적인 운영을 폭로했습니다.

양계장 종업원이 닭의 목을 비틀어 바닥에 내동댕이치고 발로 차는 장면이 드러났습니다.

또 닭들이 산채로 쓰레기통에 처박히는 모습도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대규모 양계장에서는 닭들이 날개를 펴지도 못할 정도로 비좁은 닭장에 갇혀 있습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대형 양계장에서 이처럼 비위생적으로 길러지는 닭들로 인해 계란이 살모넬라 균에 감염됐다고 주장합니다.

지저분한 환경이 살모넬라 균을 초래해 닭들이 감염될 수 밖에 없다면서 닭장에서 닭들을 해방시켜야 한다고 말합니다.

[질문]

대규모 회수로 계란 공급이 줄었는데 아무래도 소비자들이 가격 부담을 느끼겠군요.

[답변]

달걀 도매가격은 평균 40% 가량 껑충 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오염 파문으로 식품매장에서 달걀 5억5,000만 개가 한꺼번에 사라지면서 공급이 크게 부족해졌습니다.

소매 가격도 파문이 시작된 2주전부터 꾸준히 오르기 시작해 30% 안팎 급등됐습니다.

일부 소비자들은 살모넬라 파문이 확산되자 값비싼 '유기농 달걀'을 구매하고 있습니다.

지저분한 닭장에 갇혀 알을 낳는 것보다 야외에서 자유롭게 길러진 닭들이 아무래도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유롭게 길러진 닭들이라고 해서 살모넬라균으로부터 자유로운 것은 아니라고 과학자들은 보고 있습니다.

야외에서도 얼마든지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유기농 달걀이 꼭 안전한 것은 아니라는 의견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달걀은 구매 직후 냉장고에 보관해야 하며, 완전히 익혀 먹는게 좋습니다.

[질문]

이번 달걀 회수 사태는 사전에 예방하기가 어려웠나요?

양계장 위생을 강화한 조치가 뒤늦게 지난달부터 시작되는 바람에 예방이 안됐습니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닭 3,000마리 이상을 보유한 양계장에 대해 살모넬라 균 감염을 차단할 수 있는 조치들을 지난달부터 시행하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살모넬라균 오염은 지난 5월에 이미 시작됐습니다.

그래서 아이오와 주의 2개 회사가 안전장치 없이 오염된 계란들을 고스란히 시중에 유통시킨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식품의약국이 사전 단속을 할 수 없는게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식품의약국은 사전 예방 차원에서 직접 현장을 단속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 달라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지금까지 로스앤젤레스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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