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전 동거와 이혼의 함수관계

혼전 동거와 이혼의 함수관계

2009.10.20. 오전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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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서양에는 '결혼은 하늘이 맺어준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천생연분'이라는 말과 비슷하죠.

그렇게 하늘이 주는 사랑을 바탕으로 결혼을 하게 되지만, 요즘 주변에서 이혼하는 부부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이런 연구 결과가 나왔는데요.

혼전동거를 경험했던 커플들이 이혼을 더 많이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 미국 유명 연예인들의 경우 결혼전에 공공연히 동거를 선택하는 커플이 굉장히 많은데요?

동거와 결혼,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요?

미국으로 가보겠습니다.

[리포트]

행복해 보이는 이 인도 커플에게도 그렇지만, 인간사회에서 결혼식은 가장 전통적인 축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험심이 좀 더 강한 사람들에게 결혼은 불확실한 사건이 될 수도 있습니다.

사랑에 빠진 '산토시'씨와 '쉬몰'씨는 결혼 전 동거를 해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동거를 했든 안했든 실제 결혼에 골인할 지는 마지막 순간까지 알 수 없는 일입니다.

미국 연구진들이 결혼 생활의 성패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현실과 사랑을 구분해 연구해 봤습니다.

그런데 연구 결과 결혼하기 전에 동거를 한 커플들의 경우 이혼 법정으로 가게 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보통 결혼 생활이 오랫동안 지속될 수도 있고, 사실 그렇기도 합니다.

마이클과 샤키라 같은 할리우드의 이름난 커플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마이클은 텔레비전 광고에서 아름다운 아내를 접하고 1970년대에 결혼식을 올린 이후 지금도 행복하게 살아가고 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빅토리아와 데이빗 베컴도 1990년대 후반 약혼식 이후 가족간의 끈끈한 유대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골디 혼과 남편, 커트 러셀 또한 알려진 모습 그대로, 1983년 이후 쭉 한결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커플들은 아직까지 결혼식은 올리지 않은 이른바 '동거 커플'들입니다.

미국 덴버대학에서 보고서를 발표한 연구진은 혼전 동거는 서양에서는 지극히 평범한 일이라고 말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70% 이상의 커플들이 혼전 동거를 하고 있습니다.

동거를 하는 커플들은 동거가 서로를 좀 더 잘 알 수 있고, 상대가 함께 지내기에 괜찮은 사람인지 아닌지 더 잘 판단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덴버 연구진들은 서로의 반려자가 되고 싶은 저항할 수 없는 욕구보다, 편리함 때문에 결국 결혼에 뛰어드는 동거 커플들이 많다고 밝혔습니다.

이 연구진들은 천명 이상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 조사도 벌였습니다.

약혼을 했거나 결혼을 하기 전에 동거를 했던 응답자들 중 절반에 가까운 43.1%는 의사소통도 원활하지 않을 뿐만아니라 만족감, 헌신, 신뢰도가 더 낮게 나타났습니다.

표본 대상자 모두 이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동거를 하지 않았던 부부들과 비교했을 때, 5분의 1인 16.4%에 해당하는 부부가 자신들의 결혼 생활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대답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동거를 시작한 커플들은 돈 문제와 주택, 임신, 사회적 압박이 커지면서 결혼을 하게 되는 커플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동거가 관계의 약화를 가져오지는 않지만, 함께 살면서 이미 약화된 관계가 결혼 생활을 실패로 이어갈 공산이 크다는 것입니다.

'데어드레어 손더스'씨는 인간 관계 전문 상담자이며, 영국 정부 소속 사회사업 특별 전문 위원회의 고문입니다.

그녀는 약혼을 했던 부부는 결혼 생활을 더 오래 지속하고, 그렇지 않은 부부는 헤어질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경고합니다.

하지만 손더스 씨는 그들의 장래를 함께 이야기하고 함께 지내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결론을 내렸던 커플들의 경우, 부지불식간 결혼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더 낮으며, 또 결혼 생활을 중도에 포기할 가능성도 적다고 말합니다.

[인터뷰:데어드르 사운더스, 인간관계 전문 상담자]
"이 연구가 먼저 동거하지 않고 바로 결혼해야한다는 것을 주장하는 것이라면 정말 싫을 것 같아요. 그만큼 간단한 게 아니거든요. 이 연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알 수 있어요. 사람들은 약혼과 결혼을 결심하고, 헌신과 결정이 뒤따르는 상태에 들어가게 된 이후에 장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는 걸 보여주죠. 따라서 약혼을 하고 살든, 결혼을 한 뒤에 살기 시작했든 장래에 대한 이야기는 그 후에나 나누게 되죠."
(I'd really hate it if this study is taken to prove that the thing to do is that you must just get married straight away without living together first, because it's absolutely not as simple as that. When you actually look at the detail of the study, what it's saying is that people actually take a real decision to get engaged and to get married, and they enter into that state full of commitment and determination and they probably talked together about what they're hoping for the future. And therefore, if they start living together, once they've already got engaged, or after they've got married they embark on that.)

산토시 씨와 시몰 씨가 몇 년 전에 동거를 시작할 당시, 마을에서 일대 소동이 일어났습니다.

두 커플은 서로 사랑했고 정략 결혼도 아니었지만 마을에서 동거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손더스 씨는 서로에게 만족하지 않으면서도 불행한 결혼 생활을 이어나가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 잡힌 문화권도 있다는 것을 지적합니다.

[인터뷰:데어드르 사운더스, 인간관계 전문 상담자]
"행복에서의 큰 차이는 없어요. 서로 함께 할 가능성이 있느냐 하는 것이죠. 하지만 사람들이 서로에게 실질적인 헌신을 하기보다 동거를 하게 되면, 나중에 여러 문제점들과 맞부딪히게 될 공산이 더 큰 것 같아요. 결혼을 한다면, 그런 문제에 대해서도 상식적인 관점에서 보게 되죠. 다시 말해서, 둘이 함께 살기로 결정한 이유가, 좀 더 편리하다거나, 집세를 줄일 수 있어서, 혹은 직장과 가깝다는 그런 여러 가지 이유 때문이라면, 그들은 실제로 이 사람이 평생을 함께 하고 싶은 반려자라고 생각해 본적이 없는 사람들이에요. 이런 인간관계의 작용에 대해 연구를 하면서 느낀 건, 그들이 모든 걸 걸지 않는다는 거예요. 무작정 동거부터 하게 된 사람들은 결혼도 그런 식으로 하게 될 가능성이 더 높아요."
(There isn't a massive difference in the happiness, and likelihood to stay together of the different groups, but if people drift into cohabiting rather than actually make a real commitment to one another, then it does seem as though later they're more likely to run into problems if they do get married, and when you think about it, from the common sense point of view, that makes sense - in other words if people have got together and decided to stay together because it's more convenient, because they're going to save on the rent, because it's nearer their place of work, you know for reasons like that, they haven't actually thought this is the person I really want to be with for the rest of my life. I'm going to make a really big commitment to this relationship working, and so they're not putting they're all into it, and the very same people who drift into cohabiting are rather more likely then to drift into getting married.)

그녀는 시험적인 관계를 원하는 경향이 있는 사람들은 과거에 상처를 받았던 사람들이라고 말합니다.

이것은 그들이 '책임 공포증'이 좀 더 많고 장기적으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데어드르 사운더스, 인간관계 전문 상담자]
"그들은 과거에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일 수도 있고, 지난 관계에 상처를 받았을 가능성도 있죠. 실제로 책임을 지는 일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일수도 있고요. 책임 공포증이 다소 많은 사람들이라 할 수 있죠. 그런 사람들이 동거할 가능성이 더 높은 거죠. 그들이 결혼한다면, 그들은 수십년 간 관계를 유지하는데 더 어려워한다는 걸 알 수 있을거예요. 그래서 그들의 관계는 문제에 봉착할 가능성이 더 많죠."
(They may be people who've been in other relationships in the past, they may be rather wounded by past relationships, they may be people who have actual difficulties with commitment, you could say they're rather commitment phobic, they have commitment issues and they're more likely to be cohabiting.)

지구촌에선 해마다 수 백만 커플들이 연애를 시작합니다.

이 사진 한 장이 누군가에겐 한 때의 추억으로 남을 지 몰라도,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가족 앨범의 첫 페이지를 장식하게 될 지도 모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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