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방 겸영, 보수 자민당 체제 기틀"

"신방 겸영, 보수 자민당 체제 기틀"

2009.07.23. 오전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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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일본의 경우를 보면 이번 미디어법의 통과가 우려되는 면이 많습니다.

보수 자민당이 반세기 집권을 이어온데는 신문과 방송의 겸영이 결정적 역할을 해왔다는 분석이 많기 때문입니다.

도쿄에서 김상우 특파원이 전합니다.

[리포트]

지난 93년 한 때 정권을 내주긴 했지만, 재계와 유착된 보수 자민당 1당 체제는 1955년부터 사실상 계속되어 왔습니다.

그 원동력의 하나는 1950년대부터 신문이 방송을 지배하는 체제를 유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애초부터 방송법에 신문의 방송 진출 규제가 없었던 일본에서는 1957년 다나카 가쿠에이 당시 우정상이 신문사에 텔레비전 방송 사업을 허가해주면서 공영방송 NHK와 민영방송 5개사 체제가 굳어졌다는 것입니다.

[녹취:아사노 겐이치, 도시샤대학 교수]
"다나카 가쿠에이 씨가 매스컴을 컨트롤하기 위해 당시의 신문사에 방송국의 면허를 준 것입니다. 일본에서 지금 매스컴과 정부가 깊이 유착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런 낡은 법률이 있기 때문입니다."

즉 장기집권 체제를 구상하던 정치권과의 이해관계와도 맞아 떨어져 요미우리의 니혼TV, 산케이의 후지TV, 니혼게이자이의 TV도쿄 등 신문과 방송의 겸영의 길이 열린 것입니다.

이들 신문사 일부는 자사만의 보도 색깔을 내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5개 민방의 경우 보도를 포함해 프로그램이 시청률 경쟁 등으로 대체적으로 선정적이고 오락적이며 보수적입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거론되는 3남 정운의 가짜 사진 특종 사건도 바로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됩니다.

[녹취:아사노 겐이치, 도시샤대학 교수]
"일본과 비슷한 법률을 한국이 만들었다는 것은 한국으로서는 불행한 것으로, 점점 (언론사 여론) 과점화되면 다양한 의견이 보이지 않게 됩니다."

일본 정계에서는 이른 바 '자민당 55년 체제'가 무너지더라도 몇 개월 뒤 다시 정권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물론 정권을 차지한 상대당의 실정탓도 있지만 자민당을 지지하는 언론사가 여론을 과점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도쿄에서 YTN 김상우[kimsa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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