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지치, 대체의학 의사로 감쪽같이 위장

카라지치, 대체의학 의사로 감쪽같이 위장

2008.07.23. 오후 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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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13년에 걸친 도피 끝에 전격 체포된 세르비아 전범 라도반 카라지치, 대체의학 의사로 감쪽같이 위장해 살아왔는데요, 당시 모습이 공개됐습니다.

콜롬비아에서는 투우장 관람석이 무너져 수십명이 다쳤습니다.

지구촌 이모저모 이승은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지난 1월 세르비아의 한 대체의학 강연회장.

수염을 기르고 뿔테 안경을 쓴 점잖은 대체의학 의사가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드라간 다비치'라는 가명의 이 사람은 바로 보스니아 내전 때 인종청소를 자행해 '발칸의 도살꾼'으로 불린 라도반 카라지치입니다.

정신과 의사 출신인 카라지치는 대체의학과 관련한 웹 사이트도 운영하고 잡지에 글도 기고하면서 활발하게 활동했지만 누구도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변장술도 변장술이지만 카라지치가 베오그라드 시내를 활보할 수 있었던 것은 세르비아 정부의 묵인이 없이는 불가능했다는 의혹도 일고 있습니다.

콜롬비아의 투우장 관람석이 파도치듯 무너져내립니다.

관중들은 몸을 피하랴 부상자들을 구조하랴 혼란에 빠졌습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흥분한 소들이 관중을 향해 달려들 기미를 보이자 투우사들은 더 결사적으로 투우에 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번 사고로 부모를 따라 경기장에 온 어린이들이 많이 다쳐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섭씨 30도가 넘는 무더위 속 일본의 동물원, 침팬지 이치로가 더워서 못살겠던지 우리를 탈출해 지붕 아래 그늘로 숨어버렸습니다.

조련사의 애원에도 반항은 계속되고 아예 마취총을 빼앗아 던져버립니다.

42살 연륜이 무색하지 않게 요리조리 마취총 세례도 피하고 미끄럼을 유도하는 물 뿌리기에도 끄떡하지 않습니다.

두 시간 반에 걸친 탈출극은 결국 배 고파진 이치로가 바나나에 현혹되는 바람에 불상사없이 끝났습니다.

YTN 이승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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