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보니 시리즈 46] "주인아 나도 커피!" 멍푸치노 직접 만들어 줘보니

[해보니 시리즈 46] "주인아 나도 커피!" 멍푸치노 직접 만들어 줘보니

2018.09.08. 오전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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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보니 시리즈 46] "주인아 나도 커피!" 멍푸치노 직접 만들어 줘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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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제목을 보고 반려견에게 카페인이라니 '정신이 있는 거냐' 라는 생각으로 이 기사를 클릭한 분들이 있을 거다. 하지만 이 강아지 커피는 외국에서는 퍼푸치노, 우리나라에서는 개푸치노 또는 멍푸치노로 불리는 카페인이 없는 반려견 전용 음료다.

매번 애견 동반 카페를 가도, 반려견을 위한 음료가 있는 카페는 찾기 힘들다. 오랜만에 반려견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먼 걸음임에도 애견 동반 카페를 찾아가지만, 주인인 나만 원하는 음료를 마시는 게 대부분이었다. '한 번쯤은 반려견과 꿈꾸던 커피 타임을 가지고 싶다'라는 생각에 직접 강아지 커피 '멍푸치노'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해보니 시리즈 46] "주인아 나도 커피!" 멍푸치노 직접 만들어 줘보니

내가 직접 만든 멍푸치노를 선물 받을 주인공은 바로 2010년 2월 28일에 우리 집으로 온 막내 '복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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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들과 몰티즈가 섞인 것으로 추측되는 믹스견 복실이는, 내가 대학 때 우리 집으로 왔다.

절대 나이가 들지 않을 거 같았던, 복실이도 벌써 8살이 되었다. 여전히 동안이지만, 높은 곳을 오르거나 음식 먹는 양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면 '우리 복실이도 나이가 들었구나'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현재는 출퇴근 때문에 같이 살고 있진 못하지만, 복실이가 더 나이가 들기 전에 많은 걸 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이템을 멍푸치노로 결정한 뒤, 평일인 수요일에 퇴근과 동시에 복실이가 있는 본가로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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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푸치노'의 재료는 강아지 우유, 락토프리 우유, 소간 파우더, 거품기 등이다. 하지만 여기서 유당이 0%인 락토프리 우유나, 강아지 전용 우유를 선택하는 것만 지켜 준다면 다양한 강아지 전용 파우더나 시리얼을 곁들이는 것 등은 어떠한 것도 무방하다.

강아지는 성장하면서 유당 분해능력을 잃기 때문에 일반 우유나 유제품을 먹으면 설사를 하는 등 이상 증세를 보이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해보니 시리즈 46] "주인아 나도 커피!" 멍푸치노 직접 만들어 줘보니

다음은 '멍푸치노' 제조법이다.
(제조법 출처 = 유튜브 채널 '철수 누나')


①유당 0%인 락토프리 우유를 큰 용기에 담고, 거품기로 우유 거품을 만든다.
②반려견에게 적당한 작은 컵에 연한 갈색의 강아지 전용 우유를 먼저 담는다.
③앞서 만든, 우유 거품을 연한 갈색의 강아지 전용 우유 위에 올린다.
④기호대로 각종 파우더, 강아지 전용 시리얼 등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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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간단한 레시피에 만만하게 생각했지만, 우유 거품이 고난도였다. 물론, 나에게만 그런 걸 수도 있지만 3번의 시행착오 끝에 제대로 된 우유 거품을 만들 수 있었다. 우유 거품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으면, 연한 갈색의 강아지 우유와 거품이 섞여 버리기 때문에 완벽한 우유 거품을 꼭 성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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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복실이는 입이 짧다. 평소 좋아하는 닭, 오리 간식은 많이 먹지만 그 외에는 먹다 말거나 냄새만 맡고 입에 대지도 않는다. 절대 내가 만든 멍푸치노가 맛없어서 하는 말이 아니다. 멍푸치노를 처음 접한 복실이는 '킁킁' 냄새로 살피더니, 숟가락으로 맛을 보여 주자 곧장 음료를 들이켰으나 반이나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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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이 까다로운 복실이 때문에, 더 객관적으로 시식해 줄 일반 시식견이 필요했다. 그래서 지인 강아지 중 모든 걸 골고루 섭취하는 아디를 섭외했다. (아디야 제발, 남기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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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와 나는 분명 사이가 좋다고 생각해 섭외했다. 그런데 내가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부터 으르렁거리고, 나에게 화를 냈다. 간식으로 10분 이상 달래고 겨우 멍푸치노 제조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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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는 재료를 꺼낼 때부터 관심을 보였다. 호의적인 시식견이다. 우유를 따를 때도, 거품을 낼 때도 곁을 떠나지 않고 계속 나를 주시했다. 소간 파우더를 올리기도 전에 맛까지 보시면 적극적인 시식 태도를 보인 시식견 아디는 한 잔을 다 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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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실이와 달리, 아디는 컵에 코를 박고 리필까지 요청했다. 남은 우유 거품을 리필하고, 제조한 그릇까지 싹싹 먹은 아디는 빈 그릇으로 시식에 대한 답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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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푸치노 친구'

나에게 멍푸치노는 반려견에게 주는 작은 선물이지만, 미국 워싱턴주에 있는 동물보호단체 키트삽 휴메인소사이어티에서는 달콤한 선물을 넘어 유기견에게 새로운 주인을 찾아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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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물보호단체는 봉사자 몰리 클라크 씨와 함께 '퍼푸치노 친구'라는 프로그램을 시작해, 매주 화요일마다 보호소 개 중 한 마리를 인근 스타벅스 매장에 데리고 가 바람을 쐬고, 반려견 전용 음료인 퍼푸치노를 맛보게 한다.

하지만 단순히 음료를 먹는 것뿐만 아니라 스타벅스도 매주 퍼푸치노를 먹기 위해 방문하는 유기견의 정보를 매장 게시판에 붙여 새 주인을 만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또 외출이 어려운 유기견들에게는 퍼푸치노를 직접 배달해 주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맛있는 음료이기도, 새로운 삶의 연결고리이기도 한 멍푸치노. 나의 반려견 또는 보살펴주고 싶은 강아지들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위해 멍푸치노 타임을 가져보면 어떨까.

YTN PLUS 이은비 기자
(eunbi@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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