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밥이야?' 평창올림픽, 또다시 '부실 식단' 논란

'교도소 밥이야?' 평창올림픽, 또다시 '부실 식단' 논란

2018.01.27. 오전 09:0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교도소 밥이야?' 평창올림픽, 또다시 '부실 식단' 논란
AD
(▲사진 = 제보자 제공)

2018 평창동계올림픽 운영 인력에 제공되는 음식이 부실 식단으로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25일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스노보드 경기장 보광휘닉스파크에서 근무 중인 한 운영 스태프는 인스타그램에 긴 장문의 글과 함께 같은 날 아침 식단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일회용 그릇에 담긴 빵 두 조각과 장조림, 튀김 만두, 야채샐러드 그리고 미역국이 담겼다.

충격적인 식단을 공개한 근무자는 "전 세계인의 최대 규모 행사라고 떠들어 대고는 있는데, 그걸 준비하는 인원들은 뒤에서 이런 취급을 받으며 일을 한다는 게 참 유감스럽다"며 "같이 일하는 외국인 크루는 '이거 교도소 밥이야?'라고 말했다. 괜히 부끄러워지는 이 상황을 왜 내가 감수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이 행사는 누구 배를 채워주는 행사인가? 대한민국 별로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 사진을 올린 근무자는 YTN PLUS와의 통화에서 "아침 메뉴에 (사진 속) 토스트가 나왔다. 그런데 토스트가 얼어 있었다. 딱딱하게 얼어 있는 토스트를 베어 불면 똑하고 부러지는 상태였다"며 "빵을 한꺼번에 데워서 많은 사람이 배식을 받으니 그사이에 얼었다고 말하더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교도소 밥이야?' 평창올림픽, 또다시 '부실 식단' 논란

(▲사진 = 제보자 제공)

이어 부실 식단 외에도 기본적인 생수 제공 문제도 토로했다. 이 근무자는 "저희가 평창 내에 숙식을 하다 보면 기본적으로 제공 받아야 될게 있지 않냐. 그런데 숙소에 7명이 자는데 하루에 500mL 생수를 두 병만 제공해 주더라. 그래서 생수를 더 요청했더니, 규정에 하루 제공 2병이라고 나와 있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전했다.

또 "다소 부실한 식단 때문에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해서 컵라면을 먹으려고 했으나 내부 정수기에 '온수 작동 안 됨'이라고만 적혀 있어 그마저도 먹지 못했다"며 평창올림픽 내부 인력에 대한 부실한 처우를 호소했다. 평창올림픽 내부 인력들이 지적하고 있는 논란의 휘닉스파크 내 식단 담당은 풀무원 계열사인 풀무원 ECMD로 알려졌다.

'부실 식단' 논란에 대해 풀무원 ECMD 측은 "휘닉스파크 내 동계올림픽 운영지원인력 식당은 조직위의 요청에 의한 것이다. 최근 영하 20도의 한파 속에서 조직위의 공사가 늦어져 가스와 수도가 제때 연결되지 않아 정상적으로 식당을 운영할 여건이 되지 않았다"며 "운영식당은 올림픽대회가 종료되면 필요가 없는 시설이므로 조직위에서 천막 텐트로 식당을 설치했고, 최근 영하 20도를 밑도는 혹한으로 텐트 내부가 간신히 영상을 유지하는 열악한 환경에서 식사를 제공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풀무원 ECMD 측은 논란이 된 사진은 일부 메뉴가 빠져 있는 식단임을 강조하며 "기본적으로 메뉴 구성은 주간 단위로 1식 '4~5찬+ 국'의 형태로 사전에 편성하여 조직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결정하고 있다. 기사에 보도된 25일의 실제 식단 메뉴는 '쌀밥, 황태 미역국, 만두 튀김, 꽃 맛살 무침, 메추리 알 곤약조림, 그린혼합 샐러드+모닝 롤, 딸기잼이다"라고 반박했다.

또 얼어 있던 식빵에 대해서는 "영하 20도 아래로 떨어지는 혹한기성 기온으로 인해 조리실에서 조리하여 운영식당에 운반하고, 배식하는 과정에서 일부 빵이 얼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해명했다.

휘닉스파크 식단에 앞서 신세계푸드가 담당한 평창 국제방송센터(IBC) 내 식단 또한 가격에 비해 낮은 품질로 논란이 됐다. 신세계푸드 담당자는 식단 논란에 대해 "서비스 제공인력, 설비투자 비용 등을 고려해 조직위가 일괄적으로 책정했으며 일회용 식기는 위생을 고려해 조직위가 지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교도소 밥이야?' 평창올림픽, 또다시 '부실 식단' 논란

(▲사진 = '2018평창동계올림픽 대회 대신 전해 드립니다' 페이스북)

평창올림픽 내부 운영 인력을 위한 식단은 업체에 따라 편차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공항에서 근무하는 평창 운영 인력은 휘닉스파크와는 확연히 다른 식단 사진을 '2018평창동계올림픽 대회 대신 전해 드립니다'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하지만 많은 평창 내부 운영 인력들은 "공짜니까 먹지 돈 주고 먹으라면 절대 안 먹는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YTN PLUS 이은비 기자
(eunbi@ytnplus.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