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을 배신했습니다" 돌아온 MBC 뉴스데스크의 사과

"국민을 배신했습니다" 돌아온 MBC 뉴스데스크의 사과

2017.12.27. 오전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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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을 배신했습니다" 돌아온 MBC 뉴스데스크의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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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최승호 새 사장 체제에서 새롭게 개편된 '뉴스데스크'가 반성과 사과의 뜻을 전했다.

지난 26일 새롭게 MBC '뉴스데스크'의 평일 진행을 맡은 박성호, 손정은 앵커는 정상 체제로 돌아온 뉴스데스크가 공영 방송다운 뉴스를 고민하고, 권력이 아닌 시민의 편에 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이날 본격적인 뉴스 진행에 앞서 박성호 앵커는 지난 5년간 MBC 뉴스를 반성하고 고백하는 순서를 가졌다. 그는 "지난 5년 동안 MBC 뉴스에서 다룬 것은 실제 알려진 것과 달랐다"고 말문을 열었다.

"국민을 배신했습니다" 돌아온 MBC 뉴스데스크의 사과

그러면서 박 앵커는 그림 한 장을 소개했다. 이 그림에는 칼을 들고 쫓아가는 사람과 도망가는 사람의 모습이 담겼다. 그런데 가운데 부분만 잘라서 보면 오히려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뀐 것처럼 보인다.

이를 두고 박 앵커는 "이는 카메라의 틀, 즉 프레임 밖의 현실은 배제되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선택과 배제가 뉴스의 숙명이라 해도 사실 왜곡까지 허락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5년간의 MBC 뉴스가 바로 이 그림과 같았다는 것이 박 앵커의 설명이다. 나아가 박 앵커는 그간의 MBC 뉴스가 뉴스 자체를 거의 다루지 않았다고도 지적했다.

"국민을 배신했습니다" 돌아온 MBC 뉴스데스크의 사과

그는 "세월호 참사 때는 피해자인 유족의 목소리는 배제한 채 깡패인 것처럼 몰아갔고, 공권력에 농민이 쓰러진 장면은 감춘 채 시위대의 폭력성만 부각했다"고 반성했다.

아울러 박 앵커는 "정보기관의 대선 개입이 드러나도 침묵,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반대 여론이 퍼져도 침묵했다", "최순실이란 이름, 국정농단이란 표현도 상당 기간 금기어처럼 쓰지 않았다"고 이전의 MBC 뉴스 행태를 돌아봤다.

그는 "이런 일이 가능했던 것은 MBC가 그동안 권력에 충성하고, 공영방송의 진짜 주인인 국민을 배신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박 앵커는 "기자 윤리와 저널리스트의 정체성을 지키지 못한 점 깊이 반성한다"며 MBC 기자들을 대표해 사과했다.

앞서 '뉴스데스크'는 평일 새 진행자로 박성호·손정은, 주말 김수진 앵커를 내세웠다. 세 사람 모두 2012년과 올해 MBC 파업 기간에 해고됐거나 업무 현장에서 배제됐던 인물이다.

YTN PLUS 문지영 기자
(moon@ytnplus.co.kr)
[사진 출처= MBC '뉴스데스크'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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