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교사=성추행 가해자?' 한 시골학교 교사의 비극적 죽음

'남교사=성추행 가해자?' 한 시골학교 교사의 비극적 죽음

2017.08.14. 오후 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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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뉴스만은 꼭 짚고 넘어가시죠 뉴스 첵첵입니다.

전북 부안의 한 시골 학교 교사인 54살 송 모 씨가 지난 5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가족과 모두에 미안하다는 유서를 남기고, 눈도 채 감지 못한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송 교사는 전교생이 19명, 여학생이 8명에 불과한 소규모 학교에서 여학생 7명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아왔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앞서 지난 4월, 경찰은 송 교사에게 혐의가 없다고 판단하고 이 사건을 내사 종결했습니다.

하지만 전북도교육청 학생인권센터는 조사를 멈추지 않았고, 도교육청에 징계를 권고했습니다.

송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날은 도교육청이 학교 측에 감사 일정을 통보한 다음 날이었습니다.

유가족은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송 교사의 자녀는 트위터에서 "경찰이 내사 종결했고 학생들이 무죄를 호소하는 탄원서까지 썼다"며 "학생들이 진짜 피해자라면 장례식장에는 왜 오겠냐"고 적었습니다.

실제로 전체 재학생 19명 중 지적장애가 있는 여학생 1명을 제외한 18명과 이들의 부모까지 선생님은 잘못이 없다는 탄원서를 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당혹스럽게도 학생들은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저희들 모두 이렇게 될 줄 몰랐다. 잘했다고 칭찬해 주는 것도, 다리 떨면 복이 달아난다고 무릎을 친 것도 주물렀다고 적었다, 이렇게 하면 야간자율학습 시간에 서운했던 일이 해결될 줄 알고 거짓말했다"고 말입니다.

또 다른 학생은 "어깨를 토닥여서 기분이 안 좋다고 쓴 것일 뿐 우리 선생님 좋은 선생님이다, 다시 돌려보내 달라"고 뒤늦은 호소를 남겼습니다.

도교육청 학생인권센터 측은 조사가 절차대로 정당히 이뤄졌고, 성추행까지는 아니지만 피해자들이 인지하지 못하는 성희롱은 있었다고 반박했지만, 한국교총은 무리한 조사로 인한 비극이라며, 강압적인 조사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교단에서 끊임없이 성추문 사건이 들려오고 있지만,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진상규명과 사건의 실체 파악이 우선돼야 하지 않을까요?

그저 남자 교사라는 이유만으로 억울한 누명을 쓰는 일은 없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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