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작아지는가?"...우병우 앞에선 작아지는 檢

"나는 왜 작아지는가?"...우병우 앞에선 작아지는 檢

2017.04.13. 오후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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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영장 기각 뒤 많은 비판이 검찰을 향해 쏟아지고 있습니다.

영장 기각은 법원에서 한 일인데 왜 검찰로 비난의 화살이 쏠릴까요?

검찰 내부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 텐데요.

어제 검찰 내부 전산망에는 검찰의 소극적 수사가 법원을 설득하지 못했다고 비판하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평소 소신 발언으로 유명한 임은정 검사의 말인데요.

유력 대선 주자들도 논평을 냈습니다.

문재인 후보 측 박광온 공보단장은 여전히 검찰 내 핵심 요직에는 우병우 라인이 있고, 검찰이 그동안 유독 우 전 수석에게만 보여준 '친절한' 행태는 국민적 비판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문재인 후보도 계속 검찰 개혁과 우병우 전 수석에 대한 구속 수사를 촉구했었지요.

[문재인 /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 가장 큰 적폐 중의 하나가 정치 검찰을 청산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 검찰의 행태를 벗어나는 첫 번째 과제가 우선은 지금 현재 정치 검찰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우병우를 구속하는 것도 우병우의 조속한 구속 없이 검찰이 제대로 수사할 것이라는 수사 의지를 믿기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안철수 후보 역시 페이스북에 우 전 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은 법 앞의 평등으로 볼 때 매우 잘못된 결정이고, 국민과 함께 분노한다는 글을 남겼고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선 김수남 검찰총장이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안 후보는 특히 국민의당 리베이트 사건 재판 1심에서 무죄 판결이 나자 이 사건 자체가 우병우의 기획작품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안철수 /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 : 정권 차원에 안철수와 국민의당 죽이기였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당을 살리기 위해서 책임지고 대표를 내려놓았습니다. 지금 세간에 우병우의 기획 수사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것에 대해서 철저하게 수사를 해야만 된다고 봅니다.]

사실 현재 대선 후보들 모두 검찰 개혁을 주장하고 있는데요.

검찰이 정치적인 계산과 이해타산에 따라 수사의 강·약을 조절하는 행태가 있다면 이 부분을 철저히 바꾸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병우 전 수석의 영장 심사가 있던 날 국정농단 폭로자 고영태 씨가 검찰에 긴급 체포됐고 검찰은 구속 영장 청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고영태 씨 변호사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전했습니다.

[김용민 / 고영태 측 변호인 ; 고영태 씨는 그동안에 검찰 조사에 굉장히 적극적으로 성실하게 임해왔던 사람이었고, 그날 조사 통보와 관련해서는 전화를 열심히 받다가 아마 한두 차례 못 받은 것 같아요. 그랬더니 갑자기 체포 영장을 이렇게 발부해서 집행했다는 것은 이례적이기도 하고 너무 좀 신속하고 이상하다는 생각이…. 공교롭게 어제 우병우 前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영장을 검찰에서 청구를 했고, 균형을 맞추려는 그런 의혹이 있지 않나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구속영장은 '법리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기각됐습니다.

영장이 두 번째 기각되면서 검찰은 불구속 기소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우병우 전 수석은 집에 돌아가는 길에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수고 많았다."

누구에게 또 어떤 의도로 남긴 말이었을까요?

[우병우 / 前 청와대 민정수석 : (영장이 기각된 건 본인이 청렴해서입니까? 검찰이 의지가 없어서입니까?) 그동안 수고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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