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누진제, 실제 계산하면 11배 아닌 41배"

"전기요금 누진제, 실제 계산하면 11배 아닌 41배"

2016.08.08. 오후 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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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누진제, 실제 계산하면 11배 아닌 41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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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누진제, 실제 계산하면 11배 아닌 41배"

- 국민은 요금 규정 약관에 동의를 할 방법도, 회피할 방법도 없어
- 소송에 참여하지 않는 한 한전을 상대로 받을 수 있는 부당이득금을 받지 못해


[YTN 라디오 ‘최영일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6년 8월 8일 (월요일)
■ 대담 : 곽상언 법무법인 인강 변호사


◇ 앵커 최영일 시사평론가(이하 최영일)> 요즘처럼 더울 때, 시원하게 지내려고 들여놓은 에어컨인데, 그저 실내 장식품이 됐다는 분들의 얘기, 많이 듣습니다. 가정용 전기세에 적용되는 누진세 때문이죠. 길거리 상점들은 문을 활짝 열어놓고 에어컨을 추울 정도로 틀어대는데, 왜 가정용에만 누진세를 적용하느냐, 이런 불만이 커지면서 학계, 정치권을 중심으로 불합리한 제도 완화 주장이 잇따르고 있고요. 불만은 소송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전기요금 누진세 소송을 진행 중인 곽상언 변호사 연결해서,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곽상언 법무법인 인강 변호사(이하 곽상언)> 네, 안녕하세요.

◇ 최영일> 오래전부터 준비한 소송이라고요? 언제, 왜, 어떤 취지로 시작하게 된 겁니까?

◆ 곽상언> 처음 시작은 개인적인 동기였고요. 2012년도 셋째 아이가 태어났는데요. 그해 전기료가 많이 나와 어떤 이유로 많이 나왔는지 궁금해서 전기요금 산정 방법을 연구하다가 제가 직업이 변호사라 체계가 부당하면 혹시 다툴 수 있는지. 그 이후에 연구하며 알게 되었습니다.

◇ 최영일> 변호사이면 전기료 정도는 신경 안 쓰실 줄 알았는데요. 꼼꼼하게 보셨군요.

◆ 곽상언> 그때 처음 봤습니다.

◇ 최영일> 그럼 원고 측 요구의 핵심은 무엇인가요?

◆ 곽상언> 저희 측 요구 핵심은 실제 전기 요금이 어떻게 산정 되는지 아무도 잘 모릅니다. 전기 요금은 법률로 정해지는 것도 아니고요. 한전이 독점 기업으로 일방적으로 정하는 전기 공급 약관을 통해 정해집니다. 전기 요금은 현재 용도별 요금 체계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그중 가정에서 사용하고 있는 주택용 전기요금에만 누진제 요금 규정이 있고요. 그 누진제 요금 규정이 소비자인 일반 국민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약관이라는 것입니다. 부당하게 불리한 약관이면 약관 규제법에 따라서 무효로 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누진제 요금 규정이 약관 규제법에 따라 무효라는 것이 주장의 핵심이고요.

◇ 최영일> 일반적으로 약관이라고 하면, 보험이나 여러 가지 이야기에서 나올 때 소비자가 같이 계약을 하는 것은 아닌가요? 기업이 일방적으로 정해도 됩니까?

◆ 곽상언> 약관이라는 것은 계약의 상대방이 다수라는 것을 예정하고 있는데요. 약관을 통한 거래에서는 사업자가 자신의 우월적 지위를 남용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죠. 한전이 사용하는 전기공급규정은 그냥 단순히 우월적 지위에 있는 사업자가 아니라 독점적 지위에 있는 사업자죠. 전기 소비자인 일반 국민은 자신의 의견을 한 번도 개진해 본 적이 없어요. 그러니까 그 약관에 동의를 할 수 있는 방법도 없고 단지 전기 구매 자체가 동의인 셈이고요. 이 전기 요금이 정당한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의견을 한 번도 개진한 적이 없고요. 또 하나 대한민국 전역에서 한전은 독점적 전기 판매 사업자기에 한전의 전기 요금 규정에 불만이 있는 경우에도 요금 규정을 회피할 방법 자체가 전혀 없는 겁니다. 일반적 약관보다 더욱더 불합리성이 가중되죠.

◇ 최영일> 그렇게 들립니다. 변호사님 말씀이 타당하게 들리는데요. 일단 산업용 전기는 요금이 획일화되어 있는 건가요?

◆ 곽상언> 산업용 전기는 전기 사용량에 따라 일정액을 내는 것이고요. 오히려 시간에 따라서, 계절에 따라서 요금 차등 규정이 있습니다. 그 말은 반대로 해석하면 자신의 전기 수요를 전기 요금이 싼 시간에 맞게 한다면 전기 요금을 얼마든지 낮출 수 있고요. 하지만 주택용 전기는 그런 규정 자체가 없습니다. 24시간 내내 4계절 내내 자신이 사용하는 전기 사용량에 따라서 100kW만 넘으면 누진 요금이 적용되죠. 피할 수 있는 방법도 없고요.

◇ 최영일> 100kW 구간으로 6단계로 되어 있더라고요. 500kW가 넘으면 1kW당 700원이 넘고요. 최초 100kW 이내는 kW당 60원이니 전체적으로 11.7배의 차이가 나는 누진제잖아요.

◆ 곽상언> 보다 정확하게 말씀을 드리면 보통 택시요금의 경우에는 기본요금과 거리당 요금이 있습니다. 기본요금은 한 번 정해지면 안 변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주택용 전기요금은 그렇지 않고 기본요금도 6단계 요금 규정이고 전력량 요금도 6단계 요금 규정입니다. 그런데 기본요금도 기준으로 1단계 요금과 6단계 요금의 배율을 누진율이라고 하는데요. 기본요금을 기준으로 한다면 정확하게 31배입니다. 전력량 요금 기준으로 하면 11.7배라고 하는 겁니다. 한전은 지금 11.7배의 누진율이라고 지금까지 설명해온 겁니다.

◇ 최영일> 사실 30배 이상도 간다는 말이네요.

◆ 곽상언> 실제로 전기 사용량만 늘리면 배율은 얼마든지 늘어납니다. 100kW 이하는 누진제가 아니고 100kW 이상만 사용하면 누진요금이 적용되고 500kW 넘으면 최고구간이 되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55kW 사용하면 누진요금제가 적용되지 않죠. 그런데 그로부터 10배인 550kW는 최고율이 적용됩니다. 550kW는 55kW보다 열 배를 사용하지만 전기 요금은 10배가 아니라 실제 계산을 하면 대략 41배가 넘습니다.

◇ 최영일> 변호사님 설명이 귀에 들어오는데요. 한전이 임의로 정한 것이라는 말씀이고요.

◆ 곽상언> 절차상으로는 전기사업법에 이런 규정이 있습니다. 한전은 전기 요금을 정한 약관, 정확하게 전기 공급 규정을 개정하는데요. 그때는 전기 위원회라는 곳에서 심의를 거쳐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최종적으로 인가하고 그전에 청와대와 집권 여당에 보고한다고 되어있습니다. 일단 법률적으로는 정부에 보고하는 절차는 있는데 실제 전기 요금 규정을 보면 요금 규정을 보고 이해할 수 있는 분이 거의 없습니다. 전기 요금 규정을 보고 자신의 전기 요금을 계산하기는 매우 어려우실 겁니다.

◇ 최영일> 결국, 2012년 소송 시작하셨다고 했는데요. 지금 어떻게 되고 있나요?

◆ 곽상언> 첫 소송은 2012년 8월 접수했고요. 첫 소송의 경우 올해 1월 판결 선고가 예정되어있었는데 한 번 연기가 되었고요. 그 후로 다시 재판하겠다고 변론 재개가 된 상태입니다. 그 소송 이외에도 전국 법원, 서울중앙지방법원, 서울남부지방법원, 대전, 광주, 부산 법원에 동시 다발적으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나머지 두 개 법원에서 판결 선고 기일이 잡혔다가 지금 다시 재판을 진행하는 중입니다. 아직까지 1심 판결도 선고되지 않았고요. 2년 동안요.

◇ 최영일> 지금 나도 참여하겠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가 집단소송을 인정하고 있지 않지 않습니까? 어떻게 참여할 수 있나요?

◆ 곽상언> 그렇습니다. 만약에 미국과 같이 집단소송법이 제정되어 있다면 단 하나의 소송만 진행하면 되고요, 단 하나의 사건의 판결로 모든 국민이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아쉽게도 집단소송법이 증권을 제외하고 적용이 되지 않아서 현실적으로 소송에 참여하지 않는 한 자신이 한전을 상대로 받을 수 있는 부당이득금을 받지 못합니다. 소송참가를 위해 법무법인 인강 홈페이지를 마련했고요. 그 홈페이지를 보시면 쉽게 소송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설명을 해놨습니다.

◇ 최영일> 이 사안이 여름에 확산될 것 같은데요. 다음에 필요하면 한 번 더 연락해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곽상언> 네, 감사합니다.

◇ 최영일> 지금까지 곽상언 법무법인 인강 변호사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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