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사료 드셨어요?' 나향욱 막말 파문이 남긴 유행어

'점심 사료 드셨어요?' 나향욱 막말 파문이 남긴 유행어

2016.07.13. 오전 09:07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 백성문 / 변호사

[앵커]
민중을 가축에 비유한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에 대해서 결국 교육부가 파면 결정을 내렸습니다. 사실 저는 처음에 이 뉴스를 듣고 에이, 설마. 술자리에서 뭔가 자신의 주장을 펼치다보면 논거가 필요하고 그 논거 중 하나가 영화 내부자들에 이런 대사도 나오더라라고 하는 정도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발언 전문을 제가 다 봤더니... 나중에 해명할 기회도 줬대요. 마이크 끄세요, 이 얘기만 했다고 하는데요.

일단 교육부가 아직 결정이 나기 전에 파면이라는 내부 입장을 정한 거죠?

[인터뷰]
말 그대로 파면 요구를 하는 겁니다. 고위 공직자 1급에서 3급까지 같은 경우에는 교육부 자체에서 징계하는 게 아니라 인사혁신처 내에 중앙징계위원회가 있는데, 거기에 징계요구를 하면 60일 이내에 그 요구가 타당한지 여부를 검토해서 최종적인 징계 결정을 하게 되는 거기 때문에 일단 현재까지는 교육부의 입장인 거고요.

그러니까 교육부에서 이렇게 전격적으로 사실 파면 요구를 하게 된 이유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날 국회에서의 해명입니다. 그 전날 발언이 잘못됐다는 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거고 다음 날 해명을 보고 제가 변호사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이해를 해 보려고 했거든요, 하시는 말씀을. 제가 들어도 무슨 소리인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결국 기억이 안 난다. 술에 취해서 영화 대사를 이용했다고 하는데 인용했다고 하는데 아까 말씀하신 건 그냥 인용한 게 아니라 신분제를 공고히 해야 된다는 걸 보강하기 위해서 인용한 거기 때문에 이건 딱 들어맞는 내용이잖아요.

그렇다면 정말 진심으로 자신의 행동을 사과하는 쪽으로 가야 하는데 결국 변명으로 일관했기 때문에 그날 사실 국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던 것 같고 요즘에 유행어가 있습니다.

점심 때 만나면 혹시 점심사료 드셨어요? 이게 요즘 유행어예요. 그 정도로 국민들이 느끼는 모멸감이 컸기 때문에 교육부에서도 이대로 시일이 가면 이 파장을 감당하기 힘들다. 그리고 교육부의 각종 정책까지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전격적으로 파면 결정 요구를 한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일단 고위공무원에 대한 징계는 중앙징계위원회. 거기에서 하는데 지금 먼저 결정이 내려졌어요. 그리고 파면이라는 얘기가 먼저 소속 부서에서 얘기했으면 파면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보는데 파면되면 본인이 사표쓰는 것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설명을 해 주시죠.

[인터뷰]
일단 다시 공무원이 5년 동안 되지 못합니다, 첫 번째로. 그리고 퇴직금도 절반밖에 못 받습니다, 원래 받을 수 있는 것의. 그리고 마지막으로 연금 내잖아요. 연금도 본인이 낸 것만 돌려받을 수 있으니까 실질적으로 절반만 돌려받을 수 있는 거고요.

사실 공무원에게 내려질 수 있는 형사처벌을 제외한 최고의 징계수위라고 할 텐데 하나 문제는 지금까지 사석에서의 소위 말하는 막말 가지고 파면이 결정된 적이 단 한 차례도 없습니다.

[앵커]
처음이군요.

[인터뷰]
그렇죠. 그래서 이게 단순하게 사석에서의 막말로 본다면 사실 중앙징계위원회에서도 파면까지 내리기 쉽지 않을 텐데 이번 발언은 사실 형사적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으나 온 국민을 분노케 한 발언이기 때문에 단순한 술자리에서의 실언 정도로 치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잖아요.

그런 면이 반영이 될 것 같고 다만 이게 만약 파면이 결정돼도 아마도 나향욱 정책기획관 같은 경우는 소청 심사를 하고 또 법원에 행정소송까지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사실 이 사건을 여러 가지 보는 각도나 시야에 따라서 화가 많이 나고 그런 측면도 있습니다마는 나한테 개, 돼지라고 했어? 한 사람 보내고 여기서 끝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사건의 본질은 실제로 한국 사회를 이끌어가는 이른바 엘리트 계층들, 고시 합격하고 좋은 대학 나와서 정말 젊은 나이에. 지금 나향욱 이분도 2급이래요. 40대 후반에. 그러니 본인 생각에는 얼마나 잘나간다고 생각을 했겠습니까.

그런 사람들이 한국 사회를 짊어지고 있는데 그 사람들이 우리 국민들을 바라보는, 월급 주는 국민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정말 과연 이 정도인가, 이건 짚어봐야... 물론 이 정도까지는 아니겠습니다마는 이걸 짚어보고 싶어요.

[인터뷰]
사실 헌법에 보면 공무원은 국민 전체의 봉사자라고 돼 있습니다. 이게 헌법상 개념이에요. 그런데 국민 전체의 봉사자라고 생각하는 고위 공무원들이 몇이나 있을까 생각해 보면 사실 한숨이 나오는 건 사실이에요.

저도 이번 사건을 보고 물론 개인의 일탈로 치부해 버릴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 교육 정책, 각종 정책을 총괄해서 국민을 위해서 무언가 행동을 해나가야 될 분들이잖아요, 맨 앞에 서서. 그런 분들이 국민을 개, 돼지나 신분제를 공고화해야 한다는 이런 발상을 가지고 있다면 지금 우리나라의 정책이 국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겠어요.

제가 꼭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건 교육이라는 건 신분을 타파하기 위해서 있는 겁니다. 과거에 조선시대 때 민중들이 교육받지 못해서 신분제가 공고히 됐었잖아요.

교육이라는 건 신분제를 없애고 상하교류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주기 위해서 만든 게 교육인데 그 교육부의 정책을 입안하는 사람이 신분제를 공고히 해야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저는 그 자체로도 파면돼야 된다고 생각하고 다른 공무원들 역시 정말 국민을 위한 봉사자로 한 번 정도 돌아보는 그런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교육부 2급 공무원 물론 높으신 분이죠. 하지만 연봉 얼마나 받는지 모르겠습니다. 1억 안 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정도 월급 받는 분이... 월급이 많고 적고를 말씀드리는 게 아니에요. 자부심은 가질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공무원으로서.

하지만 제발 특권 의식 갖지 말아주십시오. 그 월급 누가 줍니까. 조정래 작가가 그런 얘기를 했다고 합니다, 이 얘기 나오니까. 기생충 같은 소리 하고 있네라는 소리를 했다고 합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