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원료 위험성, 제조사는 알고 있었다?

'가습기 살균제' 원료 위험성, 제조사는 알고 있었다?

2016.04.20. 오전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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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습기 살균제 업체들에 대한 소환 조사가 시작된 가운데 검찰은 살균제 원료 PHMG를 제품에 넣은 업체들을 중심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검찰은 PHMG 등의 유해성을 이미 업체 측이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구체적인 단서 잡기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김주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가습기 살균제 피해를 불러온 제품 원료 가운데 가장 문제가 된 것은 PHMG 성분입니다.

샴푸나 물티슈는 물론 살균 용도 제품을 만드는데 다양하게 쓰이지만, 호흡기로 들이마실 때는 유해성이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러나 외국계 기업 옥시레킷벤키저는 지난 2001년 PHMG가 함유된 살균제 제품을 내놓았고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등도 비슷한 성분의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이후 전체 살균제 사망자 146명 가운데 140명이 PHMG 함유 제품을 쓴 것으로 집계됐을 정도로 큰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검찰이 옥시 등 업체들의 과실 여부를 확인하는 데 집중하는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특히 제조업체에 PHMG 원료를 판 SK케미칼은 지난 2003년 호주 수출 당시 호흡기로 흡입했을 때 위험성이 있다는 보고서를 현지에 제출했습니다.

또 SK 측은 호흡기 흡입에 대한 경고 문구가 담긴 자료를 국내 제조사에 건네줬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제조사들이 위험성을 미리 알면서도 제품을 만들어 판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검찰도 앞선 압수수색과 관련자 조사 과정에서 일부 고의성을 입증할 핵심적인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검찰은 '옥시' 실무자를 시작으로 제조 판매업체 관계자들을 연이어 소환하고 혐의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증언을 확보하는데 수사력을 모을 계획입니다.

더불어 원료 제조사인 SK케미칼 임직원들 역시 고발된 상태인 만큼 검찰은 업무상 과실이 있었는지 확인한다는 방침입니다.

YTN 김주영[kimjy0810@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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