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살려주세요" 외치게 한 기계식 주차장

단독 "살려주세요" 외치게 한 기계식 주차장

2016.02.26. 오전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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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상가 기계식 주차장에서 파란불을 보고 정상적으로 진입한 차가 바닥으로 떨어질 뻔한 아찔한 사고가 최근 있었습니다.

주차장이 꽉 차서 닫힌 문을 누군가 강제로 열어 놓았기 때문인데, 관리인 등 이를 제지할 수 있는 수단은 없었습니다.

최민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 상가 주택의 기계식 주차장입니다.

차고 문은 열려있고 신호도 '진입'을 뜻하는 녹색불이 켜있습니다.

그런데 차가 안으로 들어서자 땅이 꺼진 듯 밑으로 고꾸라집니다.

차 뒷부분이 턱에 걸리지 않았다면 그대로 참변을 당할 뻔했습니다.

[A 씨 / 사고 피해 당사자 : 바퀴 진입 봉이 있어요, 그 봉만 보고 그냥 진입했던 거죠. 바닥이 없었으면 제가 거기 절대 들어가진 않죠. 열 살짜리 아이가 소리를 엄청나게 지르더라고요. 살려달라고, 창문을 열고.]

수리비를 포함해 4백만 원 넘게 들었지만, 기계 고장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사건은 누군가 만차로 닫힌 문을 강제로 열면서 시작됐습니다.

'다층 순환식'이라 불리는 모델의 일부 기기는 주차공간이 모두 꽉 차면 운반기가 땅 밑에 고정되고 문이 닫히는데, 이걸 수동으로 열면 지하로 바로 추락하는 구조로 바뀝니다.

이를 알 리 없는 운전자가 녹색불만 보고 들어갔다가 봉변을 당한 겁니다.

사고가 난 곳은 보이는 것처럼 조작부가 모두 공개돼있습니다.

오늘 처음 방문한 저도 이렇게 이 문을 자유롭게 열고 닫을 수 있는 겁니다.

안내하는 문구도 제지하는 관리인도 모두 없었습니다.

더 황당한 건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겁니다.

책임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경찰서에 문의해보라고만 떠넘기고, 경찰은 민사로 소송하라며 손을 놓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 : 우리가 차로 인해서 사고가 났다, 그런 것까지 하는 거지 거기서 뭐 포괄적으로, 법적인 것까지는 저희가 그것까지는 안 하는….]

관계 당국이 책임을 미루고 관리자들이 안이한 대응을 하는 사이, 오늘도 아찔한 발밑 불안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YTN 최민기[choimk@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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