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과서 한자 병기 '찬반' 논란

초등교과서 한자 병기 '찬반' 논란

2015.08.27. 오후 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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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상, 한자교육총연합회 위원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

[앵커]
초등학교 3학년 이상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하려는 정부 방침을 둘러싸고 찬반 논란이 뜨겁습니다.

교육부는 인문 사회적 소양를 위해 한자교육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하지만 사교육만 부추길뿐 아무런 상관 없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습니다.

한글 전용과 한자 혼용은 해방 이후 우리 사회에 끊임없는 논쟁거리였는데요. 명쾌한 해결점을 찾기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초등교과서 한자 병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전문가와 함께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한자교육총연합회 지도위원 김수상 명지고등학교 교감 그리고 한글문화연대 이건범 대표와 함께 합니다.

먼저 김수상 교감선생님께서는 한자 교육에 대해서 찬성하는 입장이신데 정부의 방침, 교육부의 방침부터 설명을 해 주시죠. 어떻게 병기를 하겠다는 건가요?

[인터뷰]
저희가 2014년 9월 24일이 문, 이과 통합형 교육 과정을 총론에서 이야기했습니다. 거기에서 이야기한 게 뭐냐 하면 초중등학교 한자교육 활성화 방안에 대해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의 이야기에 대해서 좀더 한자를 많이 배웠으면 좋겠다, 그런 이야기와 정초령님의 연구에 의해서 교사, 학부모 약 90% 그리고 김진숙 님의 연구에 의해서 교사는 79% , 학부모는 89.1%가 이런 것을 한자 교육을 활성화했으면 좋겠다, 이런 내용이 있었고요.

그리고 창체시간과 아이들의 특별활동 시간에 이런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런 내용이 있었습니다.

[앵커]
그러면 찬성하는 입장에서 왜 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도 한자 공부를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하시는 겁니까?

[인터뷰]
아이들의 요즘 한자어 능력 어휘력이 많이 떨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이 아이들이 어휘력이 떨어지다 보니까 갖고 있는 철학 또는 옳고 그름에 대한 의식이 많이 약화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것을 강화하기 위해서 우리가 한자어가 꼭 필요하다, 한자라는 단어가 아니라 한자어에 대한 개념을 가르쳐주고 싶다, 이런 내용이 들어가 있습니다.

[앵커]
대표님께서는 한자 병기에 반대하시는데 어떤 이유에서입니까?

[인터뷰]
우리 교육부에서 주장하고 있는 내용이 근거가 될 만한 것이 없습니다. 전혀 없습니다.

연구 조사 없이 그저 우리 학생들의 어휘력이 떨어졌다라고 하는데 어떠한 연구 근거도 없는 상태에서 그런 주장을 하고 있고요. 그 반대로 우리 학생들의 어휘력, 읽기 능력, 문해력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사실은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상대로 국제학업성취도 평가를 3년 마다 한 번씩 하거든요.

그중의 문해력, 읽기 능력 부문에서 우리 학생들이, 중3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데 세계 1, 2위를 계속하고 있어요. 그 얘기는, 만약에 한글 전용 교과서로 공부를 했기 때문에 그리고 예전보다 한자교육을 덜 받기 때문에 아이들이 뭔가 정말 어휘력이 떨어졌다, 국어능력이 떨어졌다라고 하려면 정확하게 그런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제가 보기에는 그런 근거가 없는 거죠.

저 역시 한글 교과서로 공부해서 70년 초반부터 들어가서 중학교부터 한문수업을 해서 한문을 공부했는데 그 정도로 했을 때 저희가 대학가서 공부하는 데 문제가 있었다, 그런 느낌은 안 들거든요. 그래서 지금 오히려 매우 부실해지고 있는 중고등학교에서의 한문 수업을 정상화하기 위한 방안부터 내놔야 하는데 그런 쪽에 대한 연구는 하나도 없이 그저 초등학생들에게 학습 부담을 늘리고 그것 때문에 사교육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그런 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실제로 우리나라 학생들의 어휘력이 다른 선진국 학생보다 떨어진다는 객관적인 증거도 없고 학생들이 한자를 배운다고 어휘력이 는다라는 과정적인 근거가 있느냐, 이런 말씀이신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인터뷰]
그래서 거기에 대한 이론적 연구를 성균관대에 있는 전광진 교수님께서 여러 가지로 내놓았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에 대한 이론이 무엇이 약하냐, 약한 것을 보면 한자어에 대한, 우리가 말하는 한자와 한자어에 대한 개념을 잘못 갖고 있다. 한자라는 것은 우리가 지금 배우는 개념의 이야기고 한자어라는 개념이라는 것은 예를 들면 그런 거죠.

예를 들면 우리가 남산이라고 했을 때 남산이 몇 개냐, 남산이 하나밖에 없다, 이런 아이들이 많습니다, 서울에서는. 남산의 말 뜻을 알면 남산은 남쪽에 있는 산은 다 남산입니다. 그래서 남쪽에 있는 산을 이해하면 좋고요. 중국에서 한국으로 여행오는 사람 중에서 우습게도 제일 많이 보고 싶은 것 중 하나가 뭐냐. 그러면 잠실대교 아래에 있는 잠수교를 보러 옵니다. 잠수교를 왜 보러 오느냐. 잠수교라는 말의 잠수라는 말을 보면 물 속에서 있는, 이런 뜻이거든요. 잠수복, 잠수함, 잠수정, 다 물속에서 사용하는 걸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잠수교는 물속에서 쓰는 게 아니라 우리가 알기는 비가 오면 다니지 못하고, 비가 오면 다니는 곳을 잠수교, 즉 어휘의 혼란을 갖고 있죠. 그러니까 전쟁기념관도 마찬가지죠. 전세계에서 전쟁을 기념하는 나라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지금 중국에 우리 대통령님이 가실 때도 승전일을 위해서 가지 않습니까. 그것은 우리가 어휘의 개념을 가질 때 올바른 어휘가 있어야 철학도 있고 옳고 그름을 하는데, 전쟁을 기념한다고 아이들에게 가르친다면 큰 모순 아니겠어요?

이것을 미국에서 학자들이 워메모리얼, 메모리라는 것은 추모하고 전쟁에 대한 추모관을 갖고 있는 것을 전쟁기념으로 바꿨놨으니 얼마나 우리가 잘못된 언어 정책을 펴고 있느냐, 이런 얘기를 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우리가 이미 1970년에 초등학교 한자교육을 금지를 하지 않았습니까?

[인터뷰]
원래부터 한자교육은 없었어요. 초등학교에서는.

[앵커]
그때 금지라든지 또 한글 전용, 공문서에 쓰는 문자들은 한글전용으로 규정을 하고 있는데 한자를 쓰지 않도록 하는 그런 규칙을 만들 때는 그만큼의 이유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인터뷰]
그렇죠. 그건 제가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우리가 한글만으로도 충분히 의사소통이 된다는 것을 20년 전부터 모든 신문이 다 한글전용으로 바뀌지 않았습니까?

그건 왜냐하면 지금 김수상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던 내용을 우리가 말로 다 이해를 하지 않습니까. 말로 다 이해하는 것을 한글로 적어놨을 때 그걸 이해할 수 없다라는 것은 말이 안 되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그것 때문에 자꾸, 우리가 예를 들어서 치매라는 말을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어르신들 문제가 생겼을 경우들이죠. 그런데 그 글자를 제가 보여드리겠습니다. 이게 치매인데요. 저는 이 글자를 읽을 줄 아는 사람이나 쓸 줄 아는 사람, 한자로. 우리 국민중에 과연 몇 분이나 계실까. 그렇지만 치매라는 말을 모르는 사람은 없거든요.

그걸 한글로 치매라고 적어놓더라도 알 수 있다는 거죠. 그래서 그런 점에서 제가 아까도 얘기드렸던 것은 언어이론에서는 여러 가지 나올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 어휘력이 떨어졌다. 한자를 모르기 때문에 남의 뜻을 알 수 없다는 것에 대해서 실제로 근거 있는 이야기는 나오고 있지 않기 때문에 계속 한글로 소통 이렇게 알 수 있는 것을 굳이 불편하게, 우리가 커피 옆에 괄호 치고 COFFEE 꼭 써놔야 이해할 수 있겠다, 그건 아니지 않습니까?

그래서 오히려 의사 소통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그런 두 가지 문자, 세 가지 문자를 섞어써야 할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에 그렇게 가고 있는 거죠.

[앵커]
물론 한자를 알면 이해하는 데 좋겠지만 없어도 이해하는데 큰 불편이 없는데 굳이 초등학생들한테 한자 교육을 시켜야 되느냐, 이런 주장이신 것 같은데요.

[인터뷰]
치매자 다시 한번 보여주겠습니까? 저걸 읽을 수 있는 분이 몇 분이나 될까요?

제가 한자를 공부해도 저거 읽기가 어렵습니다, 저게, 우리가 일상용어가 있고 학술용어가 있는데 저 치매라는 것이 우리가 한자가 아니라 한자어를 배우자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랬을 때 저 치자가 한자어를 찾아보면 어리석을 치, 매 자가 어리석을 매 자입니다. 어리석고 어리석다. 매우 어리섞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아이들한테 치매가 뭐냐, 매우 어리석구나, 할 수 있는 것을 가지고 치매를 무조건 외우게 시키는 것보다 이해시키는 것이 얼마나 좋겠느냐, 이런 의미로써 한자어를 배웠으면 좋겠다, 이렇게 지금 저희는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앵커]
같은 질문이지만 한자어를 안다면 이해하는데 더 쉽지 않을까요?

[인터뷰]
한자를 안다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렇게 질문하신 거죠? 한자어가 아니라. 지금 치매의 예를 들었지만 어리석고 어리석다, 사실 그렇게 해석할 수 없는 것이죠. 한자어를 아는 것이 약간의 도움이 되는 것은 저도 부정하지 않습니다.

저도 그래서 중, 고등학교에서 한문수업 정상화해야 한다, 이렇게 생각하지만 초등학교 용어들을 가지고 한번 생각을 해 보겠습니다.

제가 지금 가지고 나온 게. 이것은, 아마 보시면 참 어려울 거예요. 이게 역암이라는 바위라는 뜻의 한자인데요. 과학 지질용어 중에서 이런 용어들이 있어요.

이건 중고등학교 기초한자 1800자에도 속하지 않은 단어들입니다. 제가 분석을 해 보니까 과학 용어 가운데서 그럼 1800자를 포함하지 않은 게 35%나 되고 그다음에 고등학교용 900자에 속하는 게 30% 예요.

그러면 65%가 어려운 한자들이라는 거죠. 그런데 그 한자를 알아야만 그 글자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라고 한다면 그 용어들을 어떻게 설명하겠습니까?

역암 같은 단어들이 어떻게 생긴 건지 그리고 그 단층, 사진은 어떤지 애니메이션을 보여주고 실물을 보고 이러면서 그 역암의 뜻을 자기가 머릿속에서 가지게 되는 거지 그 글자의 뜻이 꼭 낱말에서 나온다고 생각하는 것은 제가 보기에는 아이들에게 말뜻을 설명해 주는 방식으로도 저는 좋지 않은 것 같아요.

마치 그렇게 됐을 경우에 글을 읽다가 우리가 연속극 보다 10초마다 한 번씩 광고가 나온다고 생각을 해 보십시오. 맥이 끊기는 거죠. 저는 그런 부정적인 효과를 가지게 될 거라고 보기 때문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한자어의 말뜻에 대해서 사실 문장의 문맥으로도 충분히 이해가 가능하다라는 지적도 있거든요.

[인터뷰]
그것이 일상화가 되는데요. 역암이라는 단어를 일상화하게 나오면 아시겠습니까?

요즘 이야기할 때 외세로부터의 외침이 있다고 할 때 고등학교 아이임에도 불구하고 외침을 누가 외쳤냐고 하지 외국에서 쳐들어왔다, 모릅니다.

그리고 지금 말씀하신 것, 이게 혹시 잡히면 부탁드리겠습니다. 여기 보면 지금 말씀드린 역암이라는 글씨가 여기 보면 나와 있죠. 어디에 나와 있냐 하면 3학년 2학기, 초등학교 3학년 2학기에 나와 있는 게 습곡, 단층, 이암, 사암, 역암,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역암이라는 단어가 1800자에 없죠. 역암이 뭐냐, 이 역 자를 보면 역자가 조약돌 역자입니다. 암 자는 바위 암 자입니다. 아까 우리가 한자 역 자를 외우자는 게 아니고 국어사전 찾듯이 아, 이것은 조각돌로 된 바위구나, 이렇게 알면 되는 거죠. 그래서 아까 이론적 근거가 없다고 했지만 성균관대의 전광진 교수님께서 이렇게 초중등 속뜻 국어사전을 만들었어요. 그러니까 굉장히 노력하고 있어요.

어떻게 하면 우리가 어휘력 향상되고 아이들이 공부되는가, 사전 만든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1, 2년에 되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저희들이 교과서에 나와 있는 것제일 어려운 게 한자가 어디에 많이 쓰이느냐, 그러면 놀랍게도 국어가 아니라 과학에서 제일 많이 쓰입니다. 오히려 이해를 못하는 게 과학이 돼요.

그래서 수포자도 나오게 되고 영포자도 나오게 되고 국포자도 나오기도 하고 이렇게 포기하는 사람이 나오게 되는 이유가 뭐냐, 어휘력 부재에서 나오는 겁니다.

[앵커]
저희가 지금 시청자 문자를 받고 있는데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교사나 학부모들은 한자 교육에 대해서 찬성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어휘력과 한자 공부는 상관이 없다라는 그런 말씀도 하시니까 앞으로도 계속 논란은 이어질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김수상 한자교육 총연합회 지도위원 그리고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 이 두 분과 함께 말씀나눠봤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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