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은 경찰서장의 편지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은 경찰서장의 편지

2015.07.28. 오후 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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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은 경찰서장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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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과천경찰서에서 보낸 편지 한 통이 시민을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피해로부터 구했다.

지난 20일 경기 과천시 별양동 한 아파트에 사는 주부 A(53)씨는 자신을 서울 지검관계자라고 밝히며, A씨의 실명을 거론하고 주민번호가 도용되었으니 계좌번호를 불러달라는 내용의 협박 전화를 받았다.

수상함을 느낀 A씨는 얼마 전 경찰서에서 받은 편지를 떠올려 112에 즉시 전화로 신고했고 다행히 보이스피싱 피해를 사전에 피할 수 있었다.

A씨가 받은 편지에는 ‘개인정보가 유출되었으니 안전한 계좌로 돈을 이체하라’, ‘다른 은행직원이나 경찰의 말은 신뢰하지 말라’는 등 수사기관·금융기관·금융감독원을 사칭하는 전화에 특히 주의하라는 당부의 말이 적혀 있었다.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은 경찰서장의 편지

김근준 과천경찰서 수사과장은 "보이스피싱 관련 피해 소식에 신경이 많이 쓰였고, 이를 예방하기 위해 경찰서장 지시로 예방 수칙을 적은 편지를 봉투에 넣어 전직원이 구역을 나눠 일일이 편지함에 꽂아 보내드렸는데 반응이 좋았고 또 이 편지로 인해 피해를 막았다"며 "감사 전화를 한 분들을 보면서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또 지난 10일 과천시 별양동 농협은행에서는 현금 수 천 만원을 송금하기 위해 방문한 고객이 누군가와 전화통화를 길게 하는 것을 수상히 여긴 청원 경찰의 빠른 신고로 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다.

이어 지난 23일에는 경찰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에 속은 B(86)씨가 기업은행 과천동지점 창구에서 현금 2천만 원을 인출하려고 한 했지만, 당시 창구 직원 C(45)씨의 기지로 피해를 막은 사례가 있었다. 즉 창구직원 C씨가 “할머니 현금이 왜 이렇게 많이 필요하신가요”라고 묻자 B씨는 초조한 표정으로 “우리 아들이 돈이 필요하다”라는 말만 반복했고 이를 수상히 여긴 직원의 빠른 신고로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김근준 수사과장은 보이스피싱 방지를 위해 경각심을 일깨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경찰서 차원에서 학교, 경로당, 교회 등을 방문해 보이스피싱 피해 사례와 문제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전문가들은 사이버 신종금융사기에 대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예방으로 스스로 관련 범죄 사례들을 숙지한 뒤 의심이 가면 곧바로 차단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하고 의심이 되면 전화를 바로 끊어버리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보이스피싱 수법을 지능화해서 최근에는 휴대폰에 악성코드를 설치해 은행 앱과 똑같이 생긴 앱에서 카메라를 보안카드에 대도록 유도한 후 찍지 않아도 곧바로 범인들에게 정보가 스캔이 되도록 하는 '큐싱' 사기도 등장했다.

또 스마트폰 보안설정을 강화하거나 출처가 확인되지 않은 문자메시지의 인터넷 주소를 클릭하지 않는 것이 '스미싱' 예방의 한 방법이며 공인인증서나 보안카드 사진 등을 휴대폰이나 컴퓨터에 저장하지 않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거래하는 금융기관에서 사전에 지정한 계좌를 제외한 계좌로는 하루에 최대 100만원 한도 내에서만 송금이 가능하도록 하는 입금계좌 지정제를 이용하는 것도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다.

보이스피싱 범죄는 지난 2006년 38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지만 지난해에는 천억 원에 이를 정도로 피해액이 급격히 커지고 있는 것으로 서울지방경찰청 분석 결과 나타났다.


취재 공영주, 공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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