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위험도, 골목길이 가른다"

"성범죄 위험도, 골목길이 가른다"

2015.03.23. 오후 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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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2012년 발생한 우위엔춘 살인 사건, 기억 하실겁니다.

이 사건이 벌어졌던 수원 팔달구가 전국에서 강간 위험도가 가장 높은 지역으로 나타났습니다.

팔달구를 포함해 대도시의 이른바 '구도심' 지역의 성범죄 위험도가 높았는데요.

그 이유가 뭘까요?

한연희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20대 여성을 성폭행하려다 끔찍하게 살해한 우위엔춘 살인사건!

우위엔춘은 전신주 뒤에 숨어 있다 골목길을 지나던 여성을 납치했습니다.

이후 우위엔춘은 "어둡고 인적이 드문 골목길이라 범행 장소로 삼았다"고 진술했습니다.

우위엔춘 사건이 발생한 수원 팔달구는 아니나 다를까,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측정한 조사에서 강간 위험도가 가장 높은 곳으로 나타났습니다.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길 때문에 사각지대가 많고, 가로등이 있다고 하더라도 빛이 골고루 전달되지 않아 어둡기 때문입니다.

성추행 위험도와 강간 위험도를 합친 '성범죄 위험도'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지역은 서울 중구였고, 대구 중구와 서울 종로구가 그 뒤를 이었는데, 공교롭게도 이들 지역들 역시 수원 팔달구와 비슷한 환경을 가진 대도시의 '구도심' 지역이었습니다.

반면, 좁은 골목길 대신 넓고 곧게 뻗은 길이 많은 서울 도봉구의 경우 서울에서 성범죄 위험도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고, 용인시 수지구와 전남 신안군 등도 성범죄 위험도가 낮은 지역으로 조사됐습니다.

[인터뷰:이경훈, 고려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구도심 같은 경우는 대부분 단독주택이라든가 소규모 다세대, 다가구 주택들로 돼 있다 보니 주체적으로 지역을 관리하려고 하는 그런 힘 같은 것들이 아무래도 부족하죠."

전문가들은 취약 지역의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노후 주택이 많은 곳에 가로등을 달아 길을 밝게 하고 가스배관 덮개와 CCTV를 설치해 범죄 시도 자체를 막을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YTN 한연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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