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영화 '기술자들' 흥행 뒤 '을의 눈물'

단독 영화 '기술자들' 흥행 뒤 '을의 눈물'

2015.01.08. 오전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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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개봉한 영화 '기술자들', 스릴 넘치는 범죄 기술과 액션 장면을 자랑하고 있죠.

그런데 이렇게 화려한 스크린 뒤에는 단역 배우들의 남모를 눈물이 있었습니다.

촬영장에서 발생한 사고로 몇 달째 생업을 접고 치료만 받고 있는 단역 배우에게, 영화사는 '법대로 하라'며 팔짱만 끼고 있습니다.

나연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최근 개봉한 범죄 영화 '기술자들'.

인기 스타와 화려한 볼거리를 내세워 개봉 나흘 만에 백만 관객을 모았습니다.

단역 배우 조 모 씨는 지난해 4월 이 영화의 클럽신을 찍다 사고를 당했습니다.

유리로 된 스테이지가 깨지면서 배우 고창석 씨, 그리고 다른 보조출연자들과 함께 1m 아래로 떨어진 겁니다.

[인터뷰:조 모 씨, 단역 배우]
"강화유리라고 하기에는 유리판도 너무 얇았거든요. 그런데 거기 4명이나 올라가서 클럽신이니까 춤추는 장면을 연출했고 위험하든 말든 4명이서 올라가서 촬영을 했고 사전 안전 고지도 전혀 없었고..."

사고 직후 아무도 조 씨를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습니다.

촬영에 방해가 될 수 없어, 조 씨는 상처에 밴드만 몇 개 붙인 채 18시간이나 촬영 스케줄을 소화했습니다.

이후로도 통증을 호소하자, 배역을 소개해준 영화사 관계자는 '웬만하면 병원에 가지 말고 참으라'고 말했습니다

뒤늦게 병원을 찾았을 때는 다리와 허리, 목까지 가누기 힘든 상태였고 전치 24주의 진단을 받아 아홉 달이 지난 지금까지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여태 들어간 병원비만 5백여만 원, 다리에 보조기를 찬 상태로는 연기를 할 수 없어 수입마저 끊겼습니다.

영화사는 초기 병원비 30여만 원을 입금해줬을 뿐 이후로는 조 씨를 피하기에 급급합니다.

[인터뷰:영화사 담당 PD, 단역배우 조 씨와 통화 내용]
"죄송합니다. 더이상 할 말이 없네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끊을게요. 죄송합니다."

게다가 영화사 측은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신청을 해달라는 요구는 거절하더니, 조 씨 혼자 힘으로 산재 인정을 받고 나자 '공단에서 요양 급여를 받지 않느냐'며 아예 뒷짐을 지고 있습니다.

[인터뷰:강문대, 변호사]
"산재가 인정되고 근로복지공단에서 어떤 급여를 받았다 하더라도 근로자가 요구한 총손해를 다 보충해주지 못한다면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나머지 손해액에 대해서 배상할 의무가 법적으로 지워져 있습니다."

영화사를 상대로 여덟 달 동안 외로운 싸움을 벌여온 단역 배우 조 씨, 번번이 '법대로 하라'는 대답만 돌아오자 결국 지난 달,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인터뷰:조 모 씨, 단역 배우]
"저는 그림자? 그림자... 아무 말도 못 하고 그냥 형체만 있는..."

YTN 나연수[ysna@ytn.co.kr]입니다.

기술자들 제작사 "부당한 대처 일관은 사실과 달라"

영화 기술자들 촬영에서 심한 부상을 입은 단역배우의 사고 대응과 조치가 미흡했다는 YTN 보도에 기술자들 제작사는 부당한 대처로 일관한 것처럼 알려진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제작사 관계자는 유리로 만든 무대가 깨져 배우들이 다쳐 한 배우는 즉시 응급실로 옮겼고 나머지 배우 2명에게는 병원행을 권유했지만 괜찮다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얼마 뒤 한 배우가 전치 2주에 30여만 원의 영수증을 건네 택시비를 포함해 치료비 명목으로 38만 원을 지급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얼마 뒤 다시 몸이 안 좋다고 연락이 온 뒤 노무사가 전치 24주를 언급하며 소송 이야기를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계속 억지 주장을 해 대응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허위 사실 유포에도 강경대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기사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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