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호가 형제의 난'...전면전으로

단독 '금호가 형제의 난'...전면전으로

2014.09.03. 오전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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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수 년 동안 이어져온 금호그룹 '형제의 난'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습니다.

이번엔 동생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형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4천억 원대 배임 혐의로 고소하면서 사실상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권준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금호 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한 뒤 유동성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2009년 12월.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는 기업어음, CP를 4천 2백억 원 넘게 발행했고, 금호석유화학과 금호아시아나, 대한통운 등 12개 계열사가 이 기업어음을 모두 사들였습니다.

하지만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가 12월 30일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기업어음의 신용등급은 C등급으로 추락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부실 어음을 계열사에 돌려막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최근 이같은 의혹을 근거로 형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상대로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부실한 기업어음을 계열사에 떠넘겨 막대한 손실을 끼쳤다며 당시 의사 결정권자인 형을 배임 혐의로 형사처벌해달라는 겁니다.

4천억 원대 업무상 배임 혐의가 인정될 경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돼 실형이 선고될 수 있습니다.

고소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조사부에 배당됐습니다.

지난 2006년 대우건설 인수에 대한 의견차로 촉발된 금호가 형제의 난은 이번 고소 사건을 계기로 더욱 극한대립으로 치닫게 됐습니다.

그동안 경영권과 상표권을 둘러싼 각종 소송전을 벌여왔지만 이번엔 동생이 형을 상대로 직접 형사고소를 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이대순, 변호사·투기자본감시센터 대표]
"검찰이 기소하게 되면 법원에서 중형을 선고받을 수 있는 금액입니다. 이런 것을 예상하고 고소했다는 건데, 형제간의 싸움이 심각한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경영난 해소를 위해 CP를 발행한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그룹 내부사정을 잘 알고 있는 박찬구 회장이 고소인으로 나선만큼 검찰 수사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이번 고소는 그동안 금호가 형제 간의 감정 싸움과 경영권 다툼의 연장선이라는 관측입니다.

특히 동생이 형에게 칼을 겨눈 셈이어서 둘 중 하나만 살아남는 끝장 싸움이 될거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YTN 권준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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