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억제제 필요없는 신장이식 국내 첫 수술

면역억제제 필요없는 신장이식 국내 첫 수술

2012.12.17. 오후 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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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말기 환자에게 새 생명을 주는 장기 이식 수술, 하지만 몸에서 일어나는 거부 반응 때문에 평생 면역을 억제하는 약이 필요했습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면역억제제가 필요 없는 장기 이식 수술이 이뤄졌습니다.

김평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8년 전부터 신장에 염증이 생기는 사구체신염을 앓아온 30대 남성입니다.

올해 들어 눈에 띄게 증세가 나빠지더니 신장이 기능을 아예 상실할 정도가 되자 수술을 결심했습니다.

[인터뷰:류기연, 신장 이식 환자]
"어떤 병원에서는 (수술 효과가) 10~15년 간다고 하고...(수술받아도) 10~15년 뒤에 또 받아야 한다는 뜻이잖아요. 그런 말이 당황스러웠어요. 신장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너무 절망적이라고 생각했고요."

그런데 이 환자가 받은 이식 수술은 하나 더 있었습니다.

신장 기증자인 친누나에게서 골수의 조혈모세포도 함께 이식받은 것입니다.

혈액 세포를 만드는 조혈모세포가 가진 면역 체계를 몸이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인터뷰:김희제,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조혈모이식센터 교수]
"장기 이식을 할 때 면역체계가 환자와 기증자 사이에 다르기 때문에 면역체계를 맞춰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혈모세포가 그런 면역체계를 관장하는 기관입니다."

원래 장기 이식 수술을 받으면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합니다.

몸이 새로 들어온 장기를 이물질로 보고 거부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면역억제제를 장기 복용한 환자 20퍼센트 가량이 암에 걸렸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각종 병에 취약해지는 부작용도 컸습니다.

[인터뷰:양철우,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장]
"조직형이 다른 장기가 몸에 들어오면 면역반응을 일으키게 되죠. (이전 수술은) 급성 거부반응을 막기 위해서 면역억제제가 반드시 필요했습니다."

조혈모세포를 함께 이식하는 수술은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됐습니다.

조혈모 세포가 몸속에 점차 자리 잡아 여섯 달에서 일 년 뒤 환자가 면역억제제를 끊게 되면 이번 수술은 최종 성공하게 됩니다.

YTN 김평정[pyu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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