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살해 뒤 12년 방치 남편 체포

아내 살해 뒤 12년 방치 남편 체포

2011.02.15. 오후 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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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부인을 흉기로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상자에 넣어 12년 동안 방치한 남편이 체포됐습니다.

이사를 가는 문제 때문에 싸우다가 살인까지 저지르게 됐다고 합니다.

김도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삿짐 상자 속에서 시신이 발견된지 사흘만에 남편 이 모 씨가 용의자로 체포됐습니다.

범행 동기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 씨는 작은 목소리로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습니다.

[인터뷰:이 모 씨, 아내 살해 피의자]
"죄송합니다"

이 씨는 12년 전인 1999년 6월, 한밤중에 부부싸움을 벌이다 흉기로 부인을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당황한 나머지 시신은 비닐로 겹겹이 싸 상자에 넣고 다시 비닐과 단열재로 싸서 이삿짐과 함께 보관했습니다.

[인터뷰:이 모 씨, 아내 살해 피의자]
"(왜 집에다 밀봉을 하고 두셨던 거에요?) 겁도 나고 미안하기도 하고 그래서..."

흉기까지 휘두른 싸움의 발단은 이사를 가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였습니다.

사건 당시 이 씨의 하나뿐인 딸은 8살.

12년 동안 상자와 함께 단칸방에서 살았지만 최근 다시 이사를 가려고 상자를 뜯어보기 전까지는 어머니의 시신이 들어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인터뷰:김태식,서울 용산경찰서 강력1팀장]
"이사 오기 전까지는 세 가족이 살았는데, 이사 온 후로는 엄마가 같이 거주 않고, 아버지하고 살면서 전혀 어머니에 대해서는 생각을 않고 계속 살았다고 합니다."

이 씨는 경찰에서 아버지가 상자를 테이프로 밀봉하는 모습을 본 기억이 있다고 진술했습니다.

친구의 회사 일을 도와주며 한 달에 두세 번 정도만 집에 들르던 이 씨는 지인의 집에 머물다가 행적을 추적한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경찰은 이 씨에 대한 조사를 마친뒤 살인과 시신 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입니다.

YTN 김도원[dohwo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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