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지 않는 슬픔...서울청장 분향소 철거 해명

마르지 않는 슬픔...서울청장 분향소 철거 해명

2009.06.01. 오전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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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경찰 강제 철거 과정에서 부숴진 대한문 앞 시민 분향소에는 여전히 추모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분향소 철거에 대한 비난이 높아지자 서울 경찰청장은 서울 광장을 봉쇄하는 과정에서 생긴 실수였다고 뒤늦게 해명했습니다.

박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고인의 넋을 위로하는 살풀이 춤사위가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펼쳐집니다.

노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끝난 지 사흘째 되는 날.

불교의식인 삼우제를 대신해 시민들이 마련한 진혼의식입니다.

[인터뷰:김보형, 서울 양평동]
"이를테면 좀 약간의 치유하는 의미도 있고 슬픔이 더 북받쳐 오르는 것도 있고 이중적으로 교차하는 것 같습니다."

노 전 대통령의 장례는 끝났지만 대한문 앞 시민분향소에는 추모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자원봉사자들과 시민 상주 수십 명도 계속 분향소를 지키고 있습니다.

[인터뷰:오선화, 중국인 유학생]
"못 와봤을 때는 미안한 마음이 컸는데, 이렇게 와보니까 위안이 됩니다."

추모객들은 분향소가 49재까지 유지돼 못다한 위로를 이어가고 싶은 마음입니다.

[인터뷰:김수미, 서울 상계동]
"한 나라의 대통령이었기 때문에 49재까지는 이렇게 추모가 이어져도 괜찮을 것 같고요. 못 와본 국민들도 와 볼 수 있잖아요."

지난 토요일 경찰의 강제 철거 과정에서 부숴진 분향소를 보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주최 측은 이렇게 부숴진 분향소를 책임자가 처벌될 때까지 한동안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분향소 철거에 항의해 서울경찰청을 방문했습니다.

전경 버스가 분향소 주변을 둘러싸 아늑하다는 의견도 있다는 말을 해 논란을 일으켰던 서울 경찰청장은 민주당 의원들에게 서울광장 봉쇄과정에서 실수로 분향소가 철거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인터뷰:주상용, 서울경찰청장]
"작전 반경을 벗어난 일부 의경들이 고의가 아닌 실수고 그런 것 같습니다."

경찰은 별다른 충돌이 없으면 추모 집회를 막지 않겠다는 방침이지만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분향소 앞에 전경 차량 10여 대를 배치하고, 서울광장은 계속 봉쇄하고 있습니다.

YTN 박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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