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한국 유튜브 실명제 도입 거부 논란" [YTN FM]

"구글, 한국 유튜브 실명제 도입 거부 논란" [YTN FM]

2009.04.13. 오전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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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한국 유튜브 실명제 도입 거부 논란" - 송경재 언론인권센터 위원장

YTN FM '강성옥의 출발 새아침' (오전 06:00~08:00)

강성옥 앵커 ( 이하 앵커 ) : 세계 최대 UCC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가 한국 사이트의 실명제 도입을 거부해서 논란이 되고 있죠. 우리는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작성할 때 반드시 본인 확인을 거쳐야 하는 인터넷실명제를 부분적으로 적용하고 있는데, '유튜브'가 한국에서만 실명제를 도입할 수는 없다 이런 결론을 내린 것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세계적인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서 한국인이 올린 동영상과 댓글은 어찌 보면 접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는데요, 누리꾼들은 벌써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내놓으며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경희대 정치학과 연구교수이자 언론인권센터 위원장인 송경재 박사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위원장님, 안녕하십니까?

☎ 경희대 정치학과 송경재 박사 ( 이하 송경재 ) : 예, 안녕하십니까?

앵커 : 구글 코리아가 지난 주, 한국에서 실명제 도입을 포기하고 동영상이나 댓글을 올릴 수 없도록 조치한다고 발표했는데요, 결국 한국시장을 포기해서라도 표현의 자유를 선택하겠다 이런 취지로 봐야 하나요?

☎ 송경재 : 그렇습니다. 유튜브의 모회사인 구글 공식 사이트에 따르면 방금 말씀하신 표현의 자유에 대한 문제에 대한 신념이 잘 나타나는데요, 간략히 요약한다면, 모든 분야에서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가 우선되면 좋겠다 라는 입장을 이번에 밝힌 것이죠. 사실 유튜브의 모회사인 구글은 사악해지지 말자는 회사 이념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얼마 전에는 중국에 반정부 정부에 대한 사전 검열 요구에 순응해서 전 세계 누리꾼들의 비난으로 호되게 당한 적이 있습니다. 아마 당시의 경험도 이번 결정에 어느 정도 영향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앵커 : 그러면 실제로 유튜브의 한글 사이트 이용자들은 동영상 등 게시물만 볼 수 있고, 직접 올리거나 댓글을 다는 것은 불가능해졌다고 봐야 하나요?

☎ 송경재 : 그렇지는 않습니다. 유튜브가 이번에 결정한 것은, 어떻게 보면 한국 정부의 인터넷 규제망을 피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동영상 등록이나 댓글 기능은, 사용자 국가 설정은 한국 대신에 미국이나 일본 등 다른 국가를 선택하면 등록과 댓글 작성이 가능합니다. 그러니까 실제 이용자들이 유튜브를 계속 사용할 수 있는 것이죠.

앵커 : 구글 측이 실정법은 교묘하게 피하면서 실리는 챙기겠다는 속내를 드러냈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데요, 구글코리아가 공지사항을 통해 조금 전 박사님이 말씀하셨던 국가 설정 코너를 한국이 아닌 다른 국가를 선택하면 자유롭게 동영상과 댓글을 올릴 수 있다고 공지까지 친절하게 했는데요, 이런 비난은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 송경재 : 사실 그런 면도 무시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구글을 비난하기에 앞서서 구글도 역시 사적인 기업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기업이 자선단체일 수는 없을 것 같고요, 일정 수준 영리 활동을 하게 되는데요, 오히려 국가가 인터넷 사업에 대한 규제조치가 너무 강하기 때문에 이런 방법을 찾으려고 했고 차선책이 이번 조치가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앵커 : 그러니까 국가 설정을 다르게 해서 우회를 하면 동영상이나 댓글을 달 수 있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한국인들의 표현 자유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우려는 생기는데요, 가령 예를 들면 그런 것일 텐데요, 일본의 누리꾼들이 유튜브에서 열심히 활동을 하면서 독도 영유권 같은 것을 주장하는 컨텐츠들, 수 백, 수 천 건씩 올리고 있는데, 우리는 앞으로 한국 국적으로는 이에 대응할 수 없게 되는 것이죠?

☎ 송경재 : 그렇죠. 가장 우려되는 측면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한국민들 같은 경우 국적없는 동영상을 게시할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한국과 관련된 정보가 인터넷 네트워크 사회에서 사라진다는 것이 상당한 문제인데요, 유튜브가 세계 사이버 여론 형성에 미치는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그래서 그동안 유튜브에서의 한국과 관련된 다양한 이슈에 대해서 여러 활동을 한 사례가 있는데, 독도 관련 활동이라던가, 중국의 역사 왜곡에 대한 대응 등, 활동이 있었는데, 이번 조치가, 이런 것들을 능동적으로 할 수 없게 됐기 때문에 상당히 아쉬운 측면이 있습니다.

앵커 : 누리꾼들은 이번 사건을 두고 인터넷 강국 대한민국의 망신이다 라는 표현까지 쓰는데요, 아무래도 유튜브가 단순한 동영상 사이트를 넘어 나라별 표현의 자유를 가늠하는 잣대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송경재 : 어느 정도 유튜브 자체가 가지고 있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기준을 이번에 명백히 밝힌 것 같은데요, 그리고 앞으로 유튜브의 이러한 결정은 단순히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인터넷 규제에 대한, 각 국가별 규제에 대한 많은 파장이 있을 것 같습니다. 국내 인터넷 전문가들이 이번 조치에 대해서 찬반 양론이 있는 것 같아요. 인터넷 규제를 무력화 했다는 비판에서부터 표현의 자유를 지켰다는 평가까지 다양한데요, 중요한 것은 현재 우리나라의 대통령의 인터넷 연설이 유튜브에 서비스가 되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연설이나 국정 홍보도 한국이라는 국가 지정을 어떻게 하느냐 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졌는데요, 한 보도에 따르면, 이미 청와대 관계자들은 해외 홍보가 목적이라서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하지만 한나라의 대통령과 정부의 연설이 다른 나라로 지정 되어서 서비스 된다라고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것이겠죠.

앵커 : 실용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유튜브 사이트에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을 올릴 수는 있는데요, 게시자가 한국 국적이 아닌, 쉽게 얘기하면 미국 국적이나 일본 국적을 통해서 올려야 하는 일이 벌어지는데, 어떻게 보면 한나라를 대표하는 최고 지도자가 인터넷에 연설 게시물을 올리는데 그런 방법을 통해서 해야 되느냐 하는 논란이 생길 수 있겠군요?

☎ 송경재 : 그렇죠.

앵커 : 해외 언론들은 구글 코리아측의 이런 일에 대해서 어떤 시각을 보이고 있습니까?

☎ 송경재 : 네 아직 많은 해외 언론에서 다루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지난 3월 30일자 워싱톤 포스트 인터넷 판이 이런 문제들을 우리나라 국내 신문들을 인용해서 벌써 알렸고요, 얼마 전 구글의 공식 블로그에 입장이 공개되면서 구글 공식 블로그 하루 방문자수가 1,000만 명이 넘거든요, 앞으로 해외 네티즌들이나 외신에서도 계속된 연관 보도가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 실명제를 적용한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지만, 사실 인터넷 실명제와는 무관하게 중국이나 북한, 터키 등 많은 나라들이 정치적 이유로 유튜브 사이트를 차단한 바 있죠. 그만큼 유튜브의 영향력이 커지니까 정부 입장에서는 거북스럽고 곤혹스러운 게시물들이 올라올 때 차단을 하는데요, 반대로 유튜브의 영향력이 큰 점을 역으로 본다면, 정부 방침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도 긍정적인 활용 방법이 될 텐데요?

☎ 송경재 : 유튜브 같은 경우는 인터넷 순위를 체크하는 회사에 따르면 하루에 2,300만명이 방문하는 세계 3위의 동영상 사이트 입니다. 그만큼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아주 인기 있는 사이트라고 할 수 있죠. 그러다 보니까 미국에서는 지난 오바마 대통령 선거라던가 각종 시민 사회 문제와 관련해서 유튜브를 통한 새로운 현상이 만들어진다는 의미로 유튜브 효과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지게 됐습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 같은 경우 선거라던가, 백악관 채널을 만들어서 연설을 내보내고 있고요, 교황청 같은 경우에도 교황이 메시지를 전하는데 유튜브를 이용하기 시작했고, 일본이나 영국, 프랑스 정치 지도자들이 손쉽게 동영상을 활용한 정책 홍보 수단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앵커 : 사실 인터넷 실명제는요, 지난 2006년 노무현 정권 때 하루 이용자 30만 명 이상인 대형 사이트에 대해서 시행을 했고요, 이명박 정부 들어서 확대가 됐고, 하루 이용자 10만 명 이상 사이트로 확대가 된 것이죠.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에서는 150개 사이트에서 시행이 되고 있는데, 당초 도입 취지를 보면, 익명성을 이용해서 사이버 세상에서 무분별하게 자행되는 명예 훼손, 사이버 폭력을 막기 위함이로 도입 취지가 되어 있는데, 이것이 3년이 지난 지금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고 보십니까?

☎ 송경재 : 인터넷에서 나타나는 악플러, 명예훼손, 사이버 폭력의 문제들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과연 법과 제도로써 해결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 어려운 점인데요, 그 전에 앞서 마치 사람들이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서 어려서부터 사회성을 교육 받고, 부모님이나 선생님, 선후배, 친구들을 통해서 다양한 규칙을 알게되는 과정이 있거든요. 이것이 바로 인터넷의 사이버 윤리 교육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인터넷이 한국에 도입된 지 한 15년 정도 됐는데, 아직 한번도 제대로 된 윤리 교육이 없다는 것이죠. 다시 말해서 현재 나타나고 있는 인터넷 악영향이 모두 사용자 개인의 잘못이다 라고 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 같고요, 과연 그동안 정부가 법과 규제로만 해결하기에 앞서서 얼마나 이런 문제에 대해서 노력과 교육을 했는지 되 짚어봐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앵커 : 이번 구글의 실명제 거부 사건과 관련해서요, 우리 한국 사회에서 인터넷 실명제에 대한 찬반 양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데요, 어찌됐건 상황 추이를 좀 지켜봐야 이 문제에 대한 국민의 여론의 향뱡이 정리가 될 것이고 그 이후에 인터넷 실명제에 대한 개정이나 고치는 문제를 다시 한번 얘기할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오늘 말씀 잘들었습니다.

☎ 송경재 : 네, 감사합니다.

앵커 : 지금까지 경희대 정치학과 연구교수이자 언론인권센터 위원장인 송경재 박사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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