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민 시위 강제해산 과정 5명 사망

철거민 시위 강제해산 과정 5명 사망

2009.01.20. 오전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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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서울 한강로 철거 상가에서 시위를 벌이던 철거민들에 대해 경찰이 오늘 새벽 강제진압을 실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철거민으로 추정되는 4명과 경찰관 등 모두 5명이 숨지고 10여명이 다쳤습니다.

현장에 취재기자 나가있습니다. 강진원 기자!

어떤 과정에서 사망자가 발생했습니까?

[중계 리포트]

경찰과 철거민이 대치하는 과정에서 옥상에 있는 컨테이너에 불이 붙으면서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모두 5명입니다.

철거민으로 추정되는 4명이 숨진데 이어 실종됐던 경찰특공대 소속 김 모 경장도 오전 11시 반쯤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진압에 나섰던 경찰 특공대 4명도 화상을 입어 인근 한강성심병원에 후송됐습니다.

경찰은 현재 양측 부상자가 모두 17명으로 잠정집계했습니다.

불이 날 당시 옥상에는 철거민 20여 명과 특공대 40여 명이 있었기 때문에 추가 인명피해가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질문]

지금 현장 주변 상황은 어떤가요?

[답변]

경찰은 현재 현장 주변을 에워싸고 건물출입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깨진 유리창 사이로는 경찰 감식반의 모습도 보입니다.

건물 앞 도로 위에 나뒹굴고 있는 깨진 유리와 벽돌들이 격렬했던 대치상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진압과정에서 경찰이 쏜 물대포가 바닥으로 흘러내려 도로 곳곳이 얼어붙기도 했습니다.

각 방송사 중계차를 비롯해 몰려든 취재진들도 현장 주변에서 열띤 취재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시민들도 놀란모습으로 현장주변에서 시위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질문]

점거 시위는 언제부터 시작됐고, 또 철거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답변]

서울 용산 4구역 철거민대책위원회 회원 30여 명은 오늘 새벽 5시 반쯤부터 이곳 건물을 점거하며 시위를 벌였습니다.

어제에 이은 밤샘 시위인데요.

이 과정에서 철거민들은 화염병과 벽돌 등을 길가로 던지며 경찰의 진압에 맞섰습니다.

한때 건물 옥상에는 불길이 치솟아 경찰이 물대포를 쏘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철거민들은 서울시가 임시주택과 상가를 만들어 거주권을 보장해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시위를 벌였던 철거민들은 이곳에 세들어 살거나 세를 내 장사를 하던 입주자들인데요.

뚜렷한 철거대책도 없이 지난 2005년부터 추진된 재개발로 생계가 막막해졌다는 게 이유입니다.

[질문]

피해가 컸는데 경찰의 강제진압 과정에 대해서도 설명해주시죠?

[답변]

철거민들이 건물을 점거하고, 화염병 시위를 벌이자 경찰은 18개 중대 천 4백여명과 경찰특공대 49명을 투입했습니다.

오늘 오전 6시 반쯤입니다.

이어 경찰은 기중기를 이용해 경찰 특공대원들이 탄 10톤짜리 컨테이너 박스를 건물 옥상으로 끌어올려 본격적인 진압작전에 들어갔습니다.

대다수 철거민들이 건물 옥상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진압이 시작된지 40여분만인 7시 반쯤 옥상에서 불길이 치솟았습니다.

철거민들이 설치한 5m 높이의 망루에 갑자기 불길이 치솟으면서 옥상 전체로 번졌고, 망루는 1분 도 안돼 그대로 무너져 내렸습니다.

철거민들이 농성을 시작하면서 대량으로 준비한 시너에 불이 옮겨붙었기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시위를 벌였던 철거민 가운데 25명이 경찰에 연행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금까지 서울 한강로 사고현장에서 YTN 강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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