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조합 부실 운영...퇴직공무원 요직 차지

재활용조합 부실 운영...퇴직공무원 요직 차지

2008.10.22. 오전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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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페트병과 금속캔 등 재활용 사업을 대행하는 일부 조합들이 출장비를 멋대로 쓰거나 과다한 연봉을 지출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방만한 운영의 문제점을 지적해도 그 때 뿐인데, 알고 보니 조합의 핵심 간부들은 환경부와 자원공사 등에서 퇴직한 공무원이었습니다.

이승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회계법인에서 작성한 한국페트병자원순환협회의 경영진단 보고서입니다.

협회 부회장 등 3명은 지난해 4월 대구와 부산으로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나흘 동안 사용된 출장비는 96만 원이지만 출장을 입증할 수 있는 서류는 전혀 없습니다.

이렇게 실제 출장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국내외 출장이 지난해에만 12건에 이릅니다.

1억 원이 넘는 접대성 경비를 썼지만 지출 내역은 제대로 기록되지 않았습니다.

업무와 관련 없는 경영진의 PMP마저 협회 비용으로 구매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부실 경영 의혹으로 검찰 조사가 시작됐지만, 협회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습니다.

[녹취:협회 관계자]
"제가 볼 때는 감독이 좀 부실하지 않았나 결제하는 과정에서 그런 것을 느꼈어요. 내부 관리감독이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재활용조합들의 이같은 운영 실태는 환경부 점검 결과에서 더욱 뚜렷이 드러났습니다.

또 다른 협회는 이미 퇴직한 이사에게 컨설팅 명목으로 연봉 7,700만 원을 지급하다 환경부에 적발됐습니다.

하지만 이런 지적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연봉은 예정대로 지급됐습니다.

[인터뷰:김상기, 한국금속캔자원협회]
"그 분의 노하우를 받아야 될 수 있는 부분을 1년 정도 놓고 하자라고 해서 저희가 그렇게 결정해서 그 내용을 다시 환경부에 보고를 했던 사항입니다."

정부의 관리를 받는 업체들이 이처럼 방만하게 운영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재활용조합의 핵심 간부들은 대부분 환경부와 자원공사의 공무원들로 퇴직하자마자 자리를 옮겼습니다.

7개 재활용조합에서 13명의 퇴직 공무원들이 부회장 등 요직을 차지하며 1억 원이 넘는 연봉을 받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환경부와 자원공사가 친정을 떠난 퇴직 공무원들에게 전관예우를 해주는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습니다.

하지만 환경부는 비영리 민간 업체를 관리감독하는데 한계가 있을 뿐 특혜를 준 것은 없다고 해명합니다.

[인터뷰:김영호, 환경부 자원재활용과]
"아직까지는 법을 어겼다든지 하는 사항은 아니고 시행과정에서 생기는 문제점 위주로 적발이 됐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에 대한 조치를 한 것이지 솜방망이 처벌을 했거나 그런 사항은 아닙니다."

재활용조합의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국회 차원의 입법 논의도 시작됐습니다.

[인터뷰:박대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환경부에 있던 공무원이 옷을 벗고 바로 재활용 협회에 취임하는 이런게 고쳐져야되겠다. 그렇게 됨으로써 근본적인 유착을 막아야 겠다 이런 게 있고요."

재활용 촉진 법률에 따라 설립된 11개 재활용조합의 지난해 평균 예산은 68억 원.

조합의 예산은 제조업체가 분담하고 있어 조합의 부실 경영은 고스란히 소비자의 구매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YTN 이승현[hyu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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