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자본주의 파탄, 한국만 '독야청청' 이해 안돼..." YTN F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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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자본주의 파탄, 한국만 '독야청청' 이해 안돼..." YTN FM

2008.09.23. 오후 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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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자본주의 파탄, 한국만 '독야청청' 이해 안돼..."- 장하준 캐임브리지대 교수


YTN FM '강성옥의 출발 새아침' (오전 06:00~08:00)

강성옥 앵커 (이하 앵커) : 최악의 금융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결국 미국 정부가 7천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구제 금융안까지 내놨습니다. '자유 시장의 맹주'라는 자존심을 버려야 할 만큼 상황이 다급했다는 이야긴데요. '시장'과 '탈규제'를 외쳐왔던 미국식 금융 자본주의의 좌초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장하준 캐임브리지대 교수와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장하준 캐임브리지대 교수 (이하 장하준) : 네, 안녕하십니까.

앵커 : 금융자본주의의 메카하면 런던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이번 사태로 영국도 상당히 큰 혼란이 있는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 장하준 : 미국만큼은 아니어도 큰 난리가 났죠. 이미 작년에 노던록이라는 모기지가 국유화 됐고요. 최근에는 최대 모기지 업체인 HBOS하고 로이즈 은행을 거의 정부가 반 강제로 전격 합병시켰고 주식 공매도도 금지하고 금융업계 보너스까지 규제하겠다는 등 여기도 난리입니다.

앵커 : 이미 5천 5백억 달러를 쏟아 부은 미국 정부가 결국 7천억 달러의 구제 금융이라는 극약처방까지 들고 나왔습니다. 그렇지만 과연 효과가 있을지, 그러니까 위기가 완전히 진정될 지에 대한 논란이 여전한데 어떻게 보십니까?

☎ 장하준 : 글쎄요. 이런 정도의 위기가 나오면 사실 공적자금 투입밖에 별다른 대안이 없습니다. 예를 들면 일본은 1990년 초에 거품이 터졌을 때 나름대로 시장주의에 빠져서 공적자금 투입 안했다고 잃어버린 10년이 된 겁니다. 문제는 자금이 충분해야 하는데 그게 아니면 돈은 돈대로 날리고 문제도 해결 안됩니다. 지금 문제는 솔직히 부실규모를 아무도 모릅니다. 지금 워낙 금융가에 있는 사람들도 이해 못 하는 복합상품, 파생상품이 많이 나와있고 여기에 자본시장이나 조세도피처들이 많이 생겨서 어느 회사가 얼마나 손해를 봤는지 잘 가늠이 안됩니다. 작년 여름에 맨 처음 서브 프라임 문제가 터졌을 때만 해도 크리스마스 때면 다 해결된다고 했는데요. 부실 규모가 기껏해야 2~3천억일 것이라고 했는데 지금 미국 정부가 투입한 공적 자금만 1조 2천억불이잖아요. 그러니까 이게 점점 커져가는 건데 그래서 이제 7천억불을 넣으면 될 거라고 생각하고 넣지만 그래도 해결이 안되면 문제가 심각해지겠죠.

앵커 : IMF는 부실 규모가 1조 2천억 달러라고 전망했는데 또 다른 월가의 전망은 부실 규모가 2조 달러를 훨씬 넘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는데요.

☎ 장하준 : 사실 지금 아무도 모릅니다. 워낙 숨겨져 있는 것도 많고 복잡해서요.

앵커 : 그래서 또 한 쪽에서는 미국 중앙은행 FRB가 이걸 감당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데요?

☎ 장하준 : 그렇죠. FRB 자본금도 많이 소진됐고 이번에 7천억 달러 공적자금 투입한다고 해서 정부 재정적재에 관한 법도 고치고 그랬는데 한계가 있겠죠. 어느 정도 되면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하지 못할 정도로 부담이 늘 수 있겠죠.

앵커 : 미국은 달러를 마음대로 찍을 수 있기 때문에 국가부도의 위험이 없고, 신용등급도 최상급인 트리플 A를 받고 있는데 이런 신화가 흔들릴 수도 있는 상황아닙니까?

☎ 장하준 : 그렇죠. 지금 재정적자, 무역적자 엄청나고 이번에 이런 일이 벌어지면 미국경제는 더 신뢰가 떨어지니까요. 그리고 예전에는 달러 아니면 갈 데가 없었는데 이제는 유로화가 생겼기 때문에 사실 대안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꼭 그렇게 된다는 건 아니지만 상황이 어려워지면 그런 쪽으로 옮겨갈 수도 있겠죠.

앵커 : 미국 월가의 투자은행 전성시대가 사실상 막을 내렸는데요. 그나마 살아남은 1-2위 투자은행 골드만 삭스와 모건스탠리가 지주회사로 바뀌게 됐더군요. 핵심은 투자은행과 상업은행을 겸할 수 있게 해서 자금난을 벗어나게 하자는 건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장하준 : 글쎄요. 지금 워낙 궁하니까 그런 방법을 쓰는 건데요. 미국은 투자은행, 상업은행이 구별되어 있는데 독일 같은 경우는 하나입니다. 투자은행들은 예금을 못 받는 대신에 예금자의 돈을 가지고 노는 게 아니라 자기들 신용으로 돈을 빌리는 거니까 더 위험성 있는 투자를 많이 할 수 있고 규제가 덜 하거든요. 그러니까 이 회사들이 우리를 더 규제해도 좋으니까 제발 예금자들한테 돈 끌어다 살게 해줘라 해서 이렇게 된 겁니다. 아주 극약처방을 쓴 거죠.

앵커 : 남들의 리스크를 관리해준다며 막대한 이익을 챙겼던 미국의 거대 투자은행과 보험사들이 줄줄이 무너지는 이런 상황이 왜 일어났는지, 근본적인 이유는 뭔가요?

☎ 장하준 : 기본적으로 지나친 규제완화 때문입니다. 투자은행과 보험사들이 다 이런 식으로 장사했던 건 아니거든요. 투자은행은 19세기에는 요즘으로 말하면 벤처 캐피탈 회사 같은 건데요. 전망 있는 회사에 돈을 빌려주고 그 대신 그 회사의 주식을 받아서 나중에 상장되면 그걸로 돈 버는 거였고요. 보험은 생명보험 등 보통 사람들하고 관련된 거 아니면 해운업에서 배가 침몰할 위험이라는 이런 식으로 실물과 관련된 것들이었는데 규제가 완화되면서 투자은행들은 파생상품 팔고, 인수합병 하는 거 도와주면서 단기적 차익을 많이 노리게 됐고 보험사 같은 경우도 금융 거래 보험 이런 거를 많이 했죠. AIG 미국 보험사가 망한 게 생명보험을 잘못 관리 한 게 아니라 금융에 대한 보험 때문에 망한 겁니다. 그런 식으로 점점 위험한 일들을 규제 없이 하게 되면서 결국 이런 문제가 생긴 거죠.

앵커 : 결국 미국식 금융자본주의, 신자유주의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는데요. 이건 사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가 금산분리 완화 문제인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장하준 : 기본적으로 미국식의 금융 자본주의, 특히 투자은행 모델을 중점으로 하는 정책인데요. 사실 그 본거지 자체가 파탄이 났거든요. 금융자본의 본산이라고 하는 미국, 영국에서도 투자은행은 끝났다. 금융 규제가 앞으로 엄청나게 강화돼야 한다는 등, 영국은 은행들 보너스까지 관리하겠다고 나서는 판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나라만 독야청청, 우리는 그래도 금융규제완화하고 신자유주의 금융 모델로 투자은행을 키우고 성장하겠다는 게 이해가 잘 안 갑니다.

앵커 :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HSBC 인수 무산과 관련해 실기했다고 실무자들을 비판했는데요. 서둘러 매각을 승인했어야 한다는 얘기고 또 한편으로 금산분리 완화를 조속히 추진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합니다. 국제적인 본류와 동떨어진 느낌이 드는데 어떻게 보시나요?

☎ 장하준 : 글쎄요. 다 우리나라 잘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하는 얘기들이니까 각자 견해가 다 다르겠죠. 저는 그런 식의 발전모델은 별로 좋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최소한 그런 모델을 추구하는 분들이라고 해도 지금 그 본거지라는 미국과 영국이 완전히 금융시장이 마비돼서 정부가 거의 금융부분을 국유화 하다시피 하는데 그 정도 되면 잠시 멈추고 고민해봐야 되는 거 아닌가요? 저는 워낙 반대 입장입니다만 찬성하는 입장에서도 이 정도되면 조금 생각할 만 한데 우리나라는 안 그런 거 같더라고요.

앵커 : 그렇다면 바람직한 금융 육성 방안에는 뭐가 있을까요?

☎ 장하준 : 금융이 중요하죠. 사실 금융이 발전하지 않았으면 자본주의 발전도 없습니다. 은행 없으면 기업이 돈 빌려서 장사 할 수도 없고 주식시장 없으면 대규모 자금 동원도 할 수 없고요. 그래서 금융 발전이 중요하죠. 그런데 신자유주의식 금융 자본주의 문제는 뭐냐면 금융이 실물과 보완적인 관계에 있는 게 아니라 실물에서 떨어져 있고 그러면서 과잉 발전하다 보니까 그 금융의 논리가 실물의 논리를 완전히 휘어잡는 겁니다. 실물 투자라는 건 최소한 5년 길게는 10년 20년 걸려야 나오는 건데 금융시장이라는 건 요즘처럼 인터넷도 발달해서 몇 초면 거래가 되기 때문에 사람으로 말하면 참을성이 없거든요. 그런 식으로 단기적인 금융 이익을 따라서 다니는 체제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실물과의 관계가 끊어지면서 속된 말로 돈 높고 돈 먹기로 가버린 거죠. 그러니까 실물과 금융의 고리를 다시 만들어주는 여러 가지 작업이 필요할 겁니다.

앵커 : 교수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장하준 : 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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