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학위·부적격 비자 외국인 강사 여전

위조학위·부적격 비자 외국인 강사 여전

2007.07.02. 오전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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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자격 미달인 외국인들이 아직도 학원이나 청소년 수련관 등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원어민 강사에게 주는 비자인 E-2 비자를 받기 위해 위조 학위를 사용하는 일도 여전합니다.

황혜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원어민강사 리크루트 협회에 올라온 부적격 강사 목록, 이른바 '블랙리스트'입니다.

'음주 강의를 한다', '사기를 친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강사의 자질로는 도저히 볼 수 없는 내용들이 담겨 있습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일부 강사들은 여전히 한국 어딘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원어민 강사에게 주어지는 E-2비자를 받은 이들도 있지만 관광비자로 들어와 강의를 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인터뷰:이 모 씨, 영어학원장]
"처음에는 얘가 (비자) 다 있다고 했어요. 일단 있다고 하니까 뭔지 한 번 보자 하는 생각이 들었고…어쨌든 단 하루라도 E-2비자 소지자를 고용해야 하는 원칙에 제 잘못을 인정합니다."

호주에서 온 32살 A 씨는 E-2 비자 없이 학원에서 강의하다 적발됐습니다.

'블랙리스트'에도 이름이 오른 A 씨는 학생들에게 성추행에 가까운 행동을 한다는 비난을 받았지만 2001년부터 최근까지 여러 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습니다.

[인터뷰:A 씨, 외국인 영어 강사]
"왜 E-2 비자를 받지 않았나?"
"내가 언제까지 한국에 머무를 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몇 달 일해본 다음에 학원이 마음에 들면 그 때 E-2 비자를 신청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경찰에 붙잡힌 부적격 원어민 강사는 A 씨를 포함해 모두 4명.

이 가운데 3명은 학위 위조 사이트에서 만든 가짜 학위로 E-2 비자를 발급받아 수년 동안 영어를 가르쳤습니다.

지난 2005년에 사증발급지침이 바뀌기 전까지는 학위증 사본만으로도 E-2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인터뷰:출입국사무소 직원]
"무자격 강사들…학사학위 이상 받지도 않고 고등학교 졸업한 미국인들하고 학사학위 받은 미국인들하고 구별이 안되요. 위조해버리면 그렇게 들어오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부적격 외국인 강사들이 여전히 학원가에 발붙이고 있는 데는 학원측의 잘못도 큽니다.

[인터뷰:영어 학원 관계자]
"확인 안 했죠. 잠깐 쓰는 거기 때문에…하루를 쓰더라도 그거 확인하고 하는 게 좋아요. 변명이라면 변명이랄까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자세히 할 시간이…신경 못 썼어요."

바쁘고 절차가 복잡하다는 핑계로 자격과 자질에 대한 점검 없이 고용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부족한 원어민 강사를 확보하려는 학원측의 무책임한 태도와 단속망을 교묘히 피해가는 부적격 강사들 탓에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전가되고 있습니다.

YTN 황혜경[whitepaper@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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