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신형 진압 방패 '부실 논란'...4천 7백개 리콜

경찰 신형 진압 방패 '부실 논란'...4천 7백개 리콜

2006.09.28. 오전 07:38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멘트]

경찰이 시위대의 안전을 보장하겠다며 수십억 원의 예산을 들여 올 초부터 지급하고 있는 진압용 방패가 내구성과 안전성에서 큰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충격에 약하고 쉽게 파손되다 보니 1차로 지급했던 4천 7백 개 모두가 사실상 리콜 조치돼 수리에 들어갔습니다.

보도에 김재형 기자입니다.

[리포트]

시위 현장에서 전투 경찰이 사용하는 방패입니다.

과격 시위대로부터 경찰을 보호하기 위한 장비이지만 일부에서는 시위대를 공격하는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비난을 받아왔습니다.

전경들이 방패 아랫부분을 날카롭게 만들어 흉기처럼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비난 여론을 의식해 경찰은 올초부터 플라스틱 합성 재질인 새 방패를 지급했습니다.

기존 알루미늄 소재로 된 방패보다 폴리 카보네이트 소재로 만든 신형 방패가 구형에 비해 안전성과 내충격성에서 더 뛰어나다고 경찰은 설명합니다.

하지만 일선 현장의 목소리는 다릅니다.

[녹취:전투경찰]
"충격이 알루미늄 방패는 충격이 우리한테 안전해지는데 신형은 재질도 약하고 그러고 나사같은게 잘 풀리고 뿌러지기가 잘 부러져요. 손잡이가..."

실제로 서울청과 각 지방청이 보고한 시범운용 결과에서도 방패 손잡이를 가장 시급한 보완점으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9kg그램의 추를 1m 높이에서 떨어뜨렸더니 불과 3번 만에 손잡이 부분이 부서졌습니다.

[녹취:전경 녹취]
"59개 받은거 전부 (수리한다고) 가져갔습니다. 보강작업 한다고..."

여기에 외부 기후 변화에 따른 방패의 견고함을 나타내는 내후성은 아예 기준에도 미달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청이 생활시험연구소애 의뢰해 측정한 결과를 보면 신형 방패는 상온과 저온 모두에서 기준치인 65 줄퍼미터(J/m)의 절반 수준에 그쳤습니다.

경찰은 이런 사실을 기획 단계에서 이미 파악하고 있었지만 기술 개발이 어렵다는 이유로 관련 규정을 삭제했습니다.

[녹취:윤원섭, 경찰청 경비과]
"저희가 개발한 소재는 신소재 폴리 카보네이트이기때문에 객관적으로 그런 생각일 들 수 있는데 실제적으로는 충격시험에서는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여기에 방패 위아래 부분이 앞쪽으로 경사져 있어 시위대의 목 등을 가격할 수 있는 점도 이미 경찰 내부에서 보완이 필요한 부분으로 지적됐습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신형 방패의 가격은 구형보다 2배나 비싼 11만 9천 원입니다.

[녹취:정두언, 한나라당 의원]
"특히 안전도 문제에 있어서 경찰하고 시위대 모두에게 더 나빠졌다는 것이 경찰 내부 보고서에도 나와 있습니다. 국회는 이번 국정 감사 기간 중에 이 엉터리 방패 개발 과정에서 의혹을 철저하게 조사할 것 입니다."

한 해 평균 집회 현장에서 다치는 전투 경찰과 시위대는 천여 명을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경찰과 시위대의 안전을 보장한다는 취지로 '평화방패'로 이름 붙여진 신형 방패의 개발에는 지금까지 36억여 원의 예산이 투입됐습니다.

YTN 김재형[jhkim03@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